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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아·절름발이”…‘장애 비하’ 국회의원들에 소송
입력 2021.04.20 (14:30) 취재K

주성희 씨는 SNS를 즐기는 평범한 20대입니다. 후천적 지체장애인이기도 합니다. 온라인상에는 성희 씨를 불편하게 하는 글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장애와 장애인을 비하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정치인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선거 때마다 장애인의 인권 증진과 사회적 통합을 말하고, 장애인을 위한 법을 만들겠다는 '국민의 대표자'들이 앞장서서 왜 저러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외눈박이 공세', '절름발이 정책'…일상화된 장애 비하 발언

지난해 1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시 당 대표는 유튜브 방송에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후천적인 장애인에 비해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서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민주당 1호 영입인사이자 사고로 장애를 얻은 최혜영 교수를 칭찬하다 나온 말인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이 발언을 비판하고자 당시 자유한국당이 내놓은 논평 역시 황당합니다. "삐뚤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장애는 나쁜 것'이란 고정관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장애·장애인 비하 발언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주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비하할 때 장애나 장애인에 빗대 말합니다.

"거짓말만 앞세우는 외눈박이 공세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2021. 3. 23.,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단일후보 수락 연설 중)

"경제부총리가 금융 부분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
(2020. 7. 28.,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회 상임위 토의 중)

"웃기고 앉아 있네, 진짜 XX 같은 게."
(2019. 10. 7.,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자유한국당), 국정감사 중)

이런 발언이 있을 때마다 정치인들은 여론의 질타를 받습니다. 장애인 단체는 인권위에 진정을 내고, 인권위는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합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권고는 권고에 그치고 정치인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은 또, 이어집니다.

'장애인의 날'인 오늘(20일) 장애인 단체들이 국회의원 등을 상대로 차별 구제 청구 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장애 비하 발언에 대한 차별 구제 청구소송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장애인차별금지법' 만든 국회의원들이 그 법으로 처벌받아야

이들은 국회의원들의 장애·장애인 비하 발언은, 특별한 개성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고 장애인에게 모욕감과 무력감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더욱이 사회적 통합과 평등·장애인 인권 증진을 약속하는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장애인 혐오 발언을 쏟아낸 것에 대해, 이제 의원들 스스로 제정한 법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이 이번 차별 구제 청구소송을 통해 요구한 건 아래와 같습니다.

▲ 장애 비하 발언을 한 현직 국회의원 6명과 국회의장은 1인당 1백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
▲ 박병석 국회의장은 국회의원들의 장애인 모욕발언을 중지하기 위해 징계권 행사 등 적극적인 조치를 시행하라
▲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에 장애인 모욕 발언을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하라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이나 장애인 관련자에게 집단 따돌림과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과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차별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자는 피해를 본 사람에게 손해배상 책임도 지게 했습니다. 이번 소송의 근거가 된 내용들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 차별이, 장애인 당사자를 넘어 국가적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계기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난 2007년 3월 6일 본회의를 통과했는데, 당시 참석 국회의원 197명 가운데 196명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장애인단체들이 "스스로 만든 법에 대해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 “미숙아·절름발이”…‘장애 비하’ 국회의원들에 소송
    • 입력 2021-04-20 14:30:28
    취재K

주성희 씨는 SNS를 즐기는 평범한 20대입니다. 후천적 지체장애인이기도 합니다. 온라인상에는 성희 씨를 불편하게 하는 글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장애와 장애인을 비하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정치인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선거 때마다 장애인의 인권 증진과 사회적 통합을 말하고, 장애인을 위한 법을 만들겠다는 '국민의 대표자'들이 앞장서서 왜 저러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외눈박이 공세', '절름발이 정책'…일상화된 장애 비하 발언

지난해 1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시 당 대표는 유튜브 방송에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후천적인 장애인에 비해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서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민주당 1호 영입인사이자 사고로 장애를 얻은 최혜영 교수를 칭찬하다 나온 말인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이 발언을 비판하고자 당시 자유한국당이 내놓은 논평 역시 황당합니다. "삐뚤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장애는 나쁜 것'이란 고정관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장애·장애인 비하 발언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주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비하할 때 장애나 장애인에 빗대 말합니다.

"거짓말만 앞세우는 외눈박이 공세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2021. 3. 23.,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단일후보 수락 연설 중)

"경제부총리가 금융 부분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
(2020. 7. 28.,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회 상임위 토의 중)

"웃기고 앉아 있네, 진짜 XX 같은 게."
(2019. 10. 7.,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자유한국당), 국정감사 중)

이런 발언이 있을 때마다 정치인들은 여론의 질타를 받습니다. 장애인 단체는 인권위에 진정을 내고, 인권위는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합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권고는 권고에 그치고 정치인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은 또, 이어집니다.

'장애인의 날'인 오늘(20일) 장애인 단체들이 국회의원 등을 상대로 차별 구제 청구 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장애 비하 발언에 대한 차별 구제 청구소송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장애인차별금지법' 만든 국회의원들이 그 법으로 처벌받아야

이들은 국회의원들의 장애·장애인 비하 발언은, 특별한 개성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고 장애인에게 모욕감과 무력감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더욱이 사회적 통합과 평등·장애인 인권 증진을 약속하는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장애인 혐오 발언을 쏟아낸 것에 대해, 이제 의원들 스스로 제정한 법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이 이번 차별 구제 청구소송을 통해 요구한 건 아래와 같습니다.

▲ 장애 비하 발언을 한 현직 국회의원 6명과 국회의장은 1인당 1백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
▲ 박병석 국회의장은 국회의원들의 장애인 모욕발언을 중지하기 위해 징계권 행사 등 적극적인 조치를 시행하라
▲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에 장애인 모욕 발언을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하라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이나 장애인 관련자에게 집단 따돌림과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과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차별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자는 피해를 본 사람에게 손해배상 책임도 지게 했습니다. 이번 소송의 근거가 된 내용들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 차별이, 장애인 당사자를 넘어 국가적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계기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난 2007년 3월 6일 본회의를 통과했는데, 당시 참석 국회의원 197명 가운데 196명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장애인단체들이 "스스로 만든 법에 대해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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