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 깍두기, 곤이 재사용 논란…사과하면 끝?

입력 2021.04.20 (16:17) 수정 2021.04.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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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먹던 어묵탕을 육수통에 넣어 재사용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부산의 한 식당 측이 사과하고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해당 식당은 오늘(20일) 국물 재탕 신고 글과 사진이 올라왔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먼저 이번 일로 상심하셨을 많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여러분의 지적으로 저희 식당의 잘못된 부분을 인지하고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저희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고객 여러분의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위생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더욱 안전하고 믿음이 가는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며 개선될 때까지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식당은 어제(19일)부터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이 식당은 수십 년 영업해 온 유명 식당인 데다 위생 문제가 검증된 것으로 알려진 '안심식당'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목소리가 더욱 높았습니다.

앞서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여행 중 한 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음식을 육수통에 넣었다가 빼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전날 밤 여행 중 맛집으로 보여 들어간 식당이 음식 재사용을 넘어 아주 더러운 행동을 한다. 진짜 먹다 딱 내려놓고 나왔다”며 한 어묵탕 식당에서 겪은 일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뒷자리 아저씨들이 먹다가 데워달라고 하니 그 손님이 먹던 걸 그대로 육수통에다 토렴(밥이나 국수 등에 더운 국물을 여러 번 부었다가 따라내어 덥히는 일)해서 가져다 주는걸 봤다”면서 “제 눈을 의심해 '저희 것도 데워 달라'고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육수통에 그대로 국물을 부어 토렴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영상을 촬영했다"며 토렴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부산 중구청은 19일 오후 해당 식당을 찾아가 현장 조사를 벌였고, 온라인 커뮤니티 글 작성자 주장이 사실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구청은 해당 식당에 영업정지 15일 행정처분을 내리고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할 방침입니다.

부산 모 음식점에서 깍두기를 재사용하는 모습(출처: 유튜브)부산 모 음식점에서 깍두기를 재사용하는 모습(출처: 유튜브)

돼지국밥 깍두기, 동태탕 곤이 재사용 논란

지난 3월에는 부산 동구 한 돼지국밥 식당에서도 손님이 먹다가 남긴 깍두기를 재사용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유튜버이자 유명 아프리카TV BJ인 A 씨는 친척이 운영하는 부산 한 돼지국밥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일을 하며 소상공인을 홍보하고, 매출을 기부하겠다는 취지로 생방송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방송은 BJ의 본래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생방송 중이었지만 한 직원이 손님이 남긴 깍두기를 가져와 다른 커다란 깍두기 통에 담았고, 이어 다른 직원이 해당 통에 들어 있던 깍두기를 다른 손님에게 나갈 그릇에 담는 모습이 고스란히 송출됐습니다.

곧이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부산 국밥집 반찬 재탕'등의 제목으로 영상이 확산했고, "코로나 시국에 감염 우려가 된다", "위생 관념이 의심된다"는 등의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A 씨는 자신의 아프리카TV 페이지에 글을 올려 "오늘 음식 재사용 문제에 대해 주최자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고 입장을 밝혔고, 친척인 음식점 운영자도 "(해당 직원이 촬영 당일)처음 일하다 보니 잘 몰라서 그랬다. 김치가 깨끗해서 순간적으로 넣었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당시 부산 동구청은 해당 식당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15일간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리고 형사 고발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17일에도 한 커뮤니티에 '음식물 쓰레기로 장사하는 곳을 알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대중의 공분을 샀습니다.

글쓴이는 지난 3월 11일 밤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동태탕 가게에서 재료인 생선 '곤이’를 재사용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글쓴이는 “남이 먹다가 남겨서 버려야 하는 음식 쓰레기를 먹은 것이 너무 화가 난다"며 글을 적은 이유를 밝혔습니다. “주방이 보이는 쪽에 앉아 무심결에 조리 과정을 지켜보게 됐다”고 설명한 그는 “종업원이 동태탕에 곤이를 추가할 거냐고 물어 추가해 달라고 하고 음식을 기다리던 중 종업원이 2인용 냄비에서 곤이를 덜어내 큰 냄비에 넣고 끓이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글쓴이는 또 다른 테이블 손님이 자리를 뜬 뒤 남기고 간 음식을 다시 냄비에 부어 끓이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글쓴이는 식당이 음식물을 재사용한다고 확신 “재탕하는 거냐”고 항의했고, 그러자 식당 종업원은 “개밥 주려고 끓였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식당 사장은 진해구청에 “식당 종업원이 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진해구청은 “식당 종업원이 한 일이라도 영업주가 처분을 받아야 한다”며 15일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명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끊이지 않는 음식 재사용과 관련해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배오석 변호사는 "관련법에 따르면, 음식을 재사용할 경우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이 내려지고, 또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법을 강화해 위반 시 영업정지 기간을 늘리고 벌금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점 관련자들이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 생각하고 재사용을 하지 않는 의식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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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0 16:17:02
    • 수정2021-04-20 16:32:52
    취재K
손님이 먹던 어묵탕을 육수통에 넣어 재사용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부산의 한 식당 측이 사과하고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해당 식당은 오늘(20일) 국물 재탕 신고 글과 사진이 올라왔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먼저 이번 일로 상심하셨을 많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여러분의 지적으로 저희 식당의 잘못된 부분을 인지하고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저희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고객 여러분의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위생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더욱 안전하고 믿음이 가는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며 개선될 때까지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식당은 어제(19일)부터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이 식당은 수십 년 영업해 온 유명 식당인 데다 위생 문제가 검증된 것으로 알려진 '안심식당'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목소리가 더욱 높았습니다.

앞서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여행 중 한 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음식을 육수통에 넣었다가 빼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전날 밤 여행 중 맛집으로 보여 들어간 식당이 음식 재사용을 넘어 아주 더러운 행동을 한다. 진짜 먹다 딱 내려놓고 나왔다”며 한 어묵탕 식당에서 겪은 일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뒷자리 아저씨들이 먹다가 데워달라고 하니 그 손님이 먹던 걸 그대로 육수통에다 토렴(밥이나 국수 등에 더운 국물을 여러 번 부었다가 따라내어 덥히는 일)해서 가져다 주는걸 봤다”면서 “제 눈을 의심해 '저희 것도 데워 달라'고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육수통에 그대로 국물을 부어 토렴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영상을 촬영했다"며 토렴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부산 중구청은 19일 오후 해당 식당을 찾아가 현장 조사를 벌였고, 온라인 커뮤니티 글 작성자 주장이 사실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구청은 해당 식당에 영업정지 15일 행정처분을 내리고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할 방침입니다.

부산 모 음식점에서 깍두기를 재사용하는 모습(출처: 유튜브)
돼지국밥 깍두기, 동태탕 곤이 재사용 논란

지난 3월에는 부산 동구 한 돼지국밥 식당에서도 손님이 먹다가 남긴 깍두기를 재사용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유튜버이자 유명 아프리카TV BJ인 A 씨는 친척이 운영하는 부산 한 돼지국밥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일을 하며 소상공인을 홍보하고, 매출을 기부하겠다는 취지로 생방송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방송은 BJ의 본래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생방송 중이었지만 한 직원이 손님이 남긴 깍두기를 가져와 다른 커다란 깍두기 통에 담았고, 이어 다른 직원이 해당 통에 들어 있던 깍두기를 다른 손님에게 나갈 그릇에 담는 모습이 고스란히 송출됐습니다.

곧이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부산 국밥집 반찬 재탕'등의 제목으로 영상이 확산했고, "코로나 시국에 감염 우려가 된다", "위생 관념이 의심된다"는 등의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A 씨는 자신의 아프리카TV 페이지에 글을 올려 "오늘 음식 재사용 문제에 대해 주최자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고 입장을 밝혔고, 친척인 음식점 운영자도 "(해당 직원이 촬영 당일)처음 일하다 보니 잘 몰라서 그랬다. 김치가 깨끗해서 순간적으로 넣었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당시 부산 동구청은 해당 식당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15일간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리고 형사 고발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17일에도 한 커뮤니티에 '음식물 쓰레기로 장사하는 곳을 알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대중의 공분을 샀습니다.

글쓴이는 지난 3월 11일 밤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동태탕 가게에서 재료인 생선 '곤이’를 재사용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글쓴이는 “남이 먹다가 남겨서 버려야 하는 음식 쓰레기를 먹은 것이 너무 화가 난다"며 글을 적은 이유를 밝혔습니다. “주방이 보이는 쪽에 앉아 무심결에 조리 과정을 지켜보게 됐다”고 설명한 그는 “종업원이 동태탕에 곤이를 추가할 거냐고 물어 추가해 달라고 하고 음식을 기다리던 중 종업원이 2인용 냄비에서 곤이를 덜어내 큰 냄비에 넣고 끓이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글쓴이는 또 다른 테이블 손님이 자리를 뜬 뒤 남기고 간 음식을 다시 냄비에 부어 끓이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글쓴이는 식당이 음식물을 재사용한다고 확신 “재탕하는 거냐”고 항의했고, 그러자 식당 종업원은 “개밥 주려고 끓였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식당 사장은 진해구청에 “식당 종업원이 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진해구청은 “식당 종업원이 한 일이라도 영업주가 처분을 받아야 한다”며 15일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명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끊이지 않는 음식 재사용과 관련해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배오석 변호사는 "관련법에 따르면, 음식을 재사용할 경우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이 내려지고, 또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법을 강화해 위반 시 영업정지 기간을 늘리고 벌금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점 관련자들이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 생각하고 재사용을 하지 않는 의식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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