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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 바다에 폐수 6만ℓ 배출…돈에 눈먼 업자들
입력 2021.04.21 (06:02) 수정 2021.04.21 (10:30) 취재K
2019년 5월 하추자도 석산 모습2019년 5월 하추자도 석산 모습

천혜의 섬 추자도에 3,000톤 상당의 건설 폐기물을 불법 투기하거나 매립하고, 6만 리터가 넘는 레미콘 폐수를 바다에 배출한 건설업자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KBS가 불법 투기 실태를 보도한 지 2년 만입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심병직 부장판사)은 폐기물관리법과 물환경보전법, 대기환경보전법,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와 60대 건설업자 2명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100만 원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또 이들이 운영하는 업체 3곳에도 각각 1,500만 원의 벌금을 선고했습니다.

2019년 5월 추자도 석산에 레미콘 폐수를 무단 배출하는 모습2019년 5월 추자도 석산에 레미콘 폐수를 무단 배출하는 모습

행정의 묵인…바다에 버리고 땅에 묻고

인구 1,700명이 사는 추자도는 연간 수만 명이 찾는 제주의 대표 명소입니다. 추자도는 두 개의 큰 섬으로 나뉘어 있는데, 아래쪽 하추자도에는 높이 50m의 수직 절벽, 일명 '석산'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석산이 1980년대 추자도에 항을 만들기 위해 파헤쳐졌습니다. 골재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산을 무참히 깎은 겁니다.

이후 이곳에서 업자들이 건설 폐기물을 투기하고, 레미콘을 불법 제조해 폐수를 바다에 무단 배출해 왔던 사실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2019년 5월 취재팀이 전문 잠수부와 추자도 석산 앞바다 일대를 촬영한 결과 석산에 야적되거나 매립됐던 폐콘크리트가 해안 바닥에 가득했고, 바위틈마다 레미콘이 쌓여있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해양생물의 보고인 조간대는 분진과 레미콘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당시 석산의 조간대 시료를 채취해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오염물질의 측정 기준인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일반 바닷물보다 최고 12배 높았고, 부유물질로 인한 오염도 검사에선 일반 바닷물보다 6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단 배출된 폐수와 레미콘에 의해 조간대가 무참히 오염된 겁니다.

현장 취재 당시 만난 추자지역 건설업체 2곳은 불법을 시인했습니다.

레미콘으로 뒤덮인 석산 해안가레미콘으로 뒤덮인 석산 해안가

관련 보도가 나가자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추자도에 특별수사반을 편성해 업체를 압수수색 하는 등 5개월에 걸쳐 수사를 진행했고, 제주시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과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습니다.

2년 만에 법의 심판

업자들은 2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60여 건의 공사를 하며 3천 톤에 가까운 불법 폐기물을 석산에 투기하거나 매립했고, 90여 건의 공사를 진행하며 발생한 레미콘 폐수 6만 리터를 바다에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석산에 불법 매립된 건설 폐기물을 꺼내는 모습석산에 불법 매립된 건설 폐기물을 꺼내는 모습

불법 투기를 시인했던 업자들은 재판 과정에서는 "레미콘 폐수를 공공수역에 누출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석산으로부터 바닷가까지 경사가 있어 폐수가 흘러갈 수 있고, 굳지 않은 레미콘이 해안가 바닥에서 발견된 점, 레미콘 세척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레미콘 폐수를 연안에 흘러들게 하는 방법으로 폐수를 배출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폐기물을 투기하고, 폐수 배출 시설을 운영하며 폐수를 누출해 심각한 환경훼손이 발생할 수 있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추자도라는 지역 특성 때문에 범행이 발생했고, 피고인들이 범행 대부분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석산은 생태계와 경관이 뛰어나 제주특별법에 의해 상대보전 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보도 이후 출입이 전면 통제돼 옛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 추자도 바다에 폐수 6만ℓ 배출…돈에 눈먼 업자들
    • 입력 2021-04-21 06:02:03
    • 수정2021-04-21 10:30:58
    취재K
2019년 5월 하추자도 석산 모습2019년 5월 하추자도 석산 모습

천혜의 섬 추자도에 3,000톤 상당의 건설 폐기물을 불법 투기하거나 매립하고, 6만 리터가 넘는 레미콘 폐수를 바다에 배출한 건설업자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KBS가 불법 투기 실태를 보도한 지 2년 만입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심병직 부장판사)은 폐기물관리법과 물환경보전법, 대기환경보전법,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와 60대 건설업자 2명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100만 원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또 이들이 운영하는 업체 3곳에도 각각 1,500만 원의 벌금을 선고했습니다.

2019년 5월 추자도 석산에 레미콘 폐수를 무단 배출하는 모습2019년 5월 추자도 석산에 레미콘 폐수를 무단 배출하는 모습

행정의 묵인…바다에 버리고 땅에 묻고

인구 1,700명이 사는 추자도는 연간 수만 명이 찾는 제주의 대표 명소입니다. 추자도는 두 개의 큰 섬으로 나뉘어 있는데, 아래쪽 하추자도에는 높이 50m의 수직 절벽, 일명 '석산'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석산이 1980년대 추자도에 항을 만들기 위해 파헤쳐졌습니다. 골재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산을 무참히 깎은 겁니다.

이후 이곳에서 업자들이 건설 폐기물을 투기하고, 레미콘을 불법 제조해 폐수를 바다에 무단 배출해 왔던 사실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2019년 5월 취재팀이 전문 잠수부와 추자도 석산 앞바다 일대를 촬영한 결과 석산에 야적되거나 매립됐던 폐콘크리트가 해안 바닥에 가득했고, 바위틈마다 레미콘이 쌓여있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해양생물의 보고인 조간대는 분진과 레미콘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당시 석산의 조간대 시료를 채취해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오염물질의 측정 기준인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일반 바닷물보다 최고 12배 높았고, 부유물질로 인한 오염도 검사에선 일반 바닷물보다 6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단 배출된 폐수와 레미콘에 의해 조간대가 무참히 오염된 겁니다.

현장 취재 당시 만난 추자지역 건설업체 2곳은 불법을 시인했습니다.

레미콘으로 뒤덮인 석산 해안가레미콘으로 뒤덮인 석산 해안가

관련 보도가 나가자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추자도에 특별수사반을 편성해 업체를 압수수색 하는 등 5개월에 걸쳐 수사를 진행했고, 제주시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과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습니다.

2년 만에 법의 심판

업자들은 2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60여 건의 공사를 하며 3천 톤에 가까운 불법 폐기물을 석산에 투기하거나 매립했고, 90여 건의 공사를 진행하며 발생한 레미콘 폐수 6만 리터를 바다에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석산에 불법 매립된 건설 폐기물을 꺼내는 모습석산에 불법 매립된 건설 폐기물을 꺼내는 모습

불법 투기를 시인했던 업자들은 재판 과정에서는 "레미콘 폐수를 공공수역에 누출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석산으로부터 바닷가까지 경사가 있어 폐수가 흘러갈 수 있고, 굳지 않은 레미콘이 해안가 바닥에서 발견된 점, 레미콘 세척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레미콘 폐수를 연안에 흘러들게 하는 방법으로 폐수를 배출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폐기물을 투기하고, 폐수 배출 시설을 운영하며 폐수를 누출해 심각한 환경훼손이 발생할 수 있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추자도라는 지역 특성 때문에 범행이 발생했고, 피고인들이 범행 대부분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석산은 생태계와 경관이 뛰어나 제주특별법에 의해 상대보전 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보도 이후 출입이 전면 통제돼 옛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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