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확진 파문…“회식, 술자리 금지”

입력 2021.04.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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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부터 인후통 증상이 있었던 A 씨. 단순하게 감기가 걸린 것으로 생각한 A 씨는 모임도 하고, 직장 관련 행사에도 참석했습니다. 앞서 다른 지역에 있는 시댁에 방문해 식구들과 제사까지 지냈습니다.

A 씨가 선별진료소를 찾은 건, 의심 증세를 보인 지 닷새가 흐른 지난 19일이었습니다. 같은 사무실 동료가 코로나19에 확진된 뒤에야 진단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는 '양성'.
닷새 전, 이미 증상이 있었는데도 검사를 하지 않아 선제 대응 기회를 놓친 꼴이 된 겁니다.

A 씨는 충북 옥천군의 '공무원'이었습니다.

■ 자치단체장 사과…행정 공백 우려까지

A 씨가 양성으로 확인되면서, 충북 옥천군청 공무원과 군의원, 민원인 등 8백 명 넘게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 공무원과 접촉한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물론 근무 부서 동료들 20여 명 마저 자가격리돼 행정업무 공백까지 우려되자, 자치단체장은 머리를 숙였습니다.

김재종 충북 옥천군수는 어제(20일), 비대면 브리핑을 열고 “소속 공무원이 확진돼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면서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김재종 충북 옥천군수는 어제(20일), 비대면 브리핑을 열고 “소속 공무원이 확진돼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면서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확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김재종 충북 옥천군수는 어제(20일), 자치단체장으로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다른 지역 방문을 자제하는 등 방역 수칙을 엄격하게 지켜달라고 강조했지만, 소속 공무원이 확진돼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면서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방역 최일선에 있어야 할 공무원의 안일한 처신에 전국 각지에서 비난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아주 미세한 의심 증세라도 간과하지 말고 즉시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아달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 공무원 방역 수칙 위반 뒤 감염… 충북 공직사회, 사실상 '금주령'

충북 옥천군에서 공무원이 확진되자 충청북도는 오늘(21일), 본청과 충북 11개 시·군 전체에 한층 강화된 코로나19 복무관리 지침을 내렸습니다.

부서 내 소규모 회식, 불필요한 모임까지 모두 미루거나 취소하도록 했습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를 피해가기 위한 음식점 테이블 쪼개 앉기, 그리고 음주를 겸한 저녁 식사 자리도 갖지 말도록 지시했습니다. 사적 모임이나 술자리를 갖지 말라는 의미로 사실상 '공직자 금주령'을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밖에 사무공간 밀집도를 완화하기 위해 부서별로 3분의 1은 재택 근무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점심식사도 우르르 한꺼번에 이동하지 않도록 오전 11시 30분부터 3차례로 나눠 먹기로 했습니다. 또 부서마다 방역 책임자를 정해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이는 직원이 없는지 수시로 관리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퇴근해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습니다.

충청북도는 옥천군에서 공무원이 확진되자 오늘(21일), 본청과 충북 11개 시·군 전체에 코로나19 복무지침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충청북도는 옥천군에서 공무원이 확진되자 오늘(21일), 본청과 충북 11개 시·군 전체에 코로나19 복무지침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충청북도는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에서 내려온 지침으로, 도 자체적으로 복무 지침을 강화한 것은 아니다. 기존 지침을 상기하는 차원에서 다시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복무관리지침을 어기고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엄중히 문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늑장 검사' 물의 공무원, 징계 절차 착수

늑장 검사 등 방역 수칙을 어겨 물의를 빚은 충북 옥천군 공무원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가 시작됩니다.
충북 옥천군은 A 씨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지방 공무원 복무 관리 지침과 도민 대상 진단 검사 관련 행정 명령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따져보고 있습니다.

충북 옥천군은 감사팀이 위반 사실을 조사한 뒤 징계 의결을 요구하면 인사위원회를 열 계획입니다.
또 불필요한 부서 간 이동과 좁은 공간 이용을 자제하고, 부서장은 오전과 오후마다 직원들의 건강 이상 유무를 군수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복무관리 강화 방안도 내놨습니다.

4차 대유행 우려에 거듭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 확진자가 나온 충북. 점점 지쳐가는 시민들에게 방역 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말하려면, 공직사회 스스로 먼저 모범을 보이라는 질책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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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확진 파문…“회식, 술자리 금지”
    • 입력 2021-04-21 20:19:40
    취재K

지난 14일부터 인후통 증상이 있었던 A 씨. 단순하게 감기가 걸린 것으로 생각한 A 씨는 모임도 하고, 직장 관련 행사에도 참석했습니다. 앞서 다른 지역에 있는 시댁에 방문해 식구들과 제사까지 지냈습니다.

A 씨가 선별진료소를 찾은 건, 의심 증세를 보인 지 닷새가 흐른 지난 19일이었습니다. 같은 사무실 동료가 코로나19에 확진된 뒤에야 진단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는 '양성'.
닷새 전, 이미 증상이 있었는데도 검사를 하지 않아 선제 대응 기회를 놓친 꼴이 된 겁니다.

A 씨는 충북 옥천군의 '공무원'이었습니다.

■ 자치단체장 사과…행정 공백 우려까지

A 씨가 양성으로 확인되면서, 충북 옥천군청 공무원과 군의원, 민원인 등 8백 명 넘게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 공무원과 접촉한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물론 근무 부서 동료들 20여 명 마저 자가격리돼 행정업무 공백까지 우려되자, 자치단체장은 머리를 숙였습니다.

김재종 충북 옥천군수는 어제(20일), 비대면 브리핑을 열고 “소속 공무원이 확진돼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면서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확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김재종 충북 옥천군수는 어제(20일), 자치단체장으로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다른 지역 방문을 자제하는 등 방역 수칙을 엄격하게 지켜달라고 강조했지만, 소속 공무원이 확진돼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면서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방역 최일선에 있어야 할 공무원의 안일한 처신에 전국 각지에서 비난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아주 미세한 의심 증세라도 간과하지 말고 즉시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아달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 공무원 방역 수칙 위반 뒤 감염… 충북 공직사회, 사실상 '금주령'

충북 옥천군에서 공무원이 확진되자 충청북도는 오늘(21일), 본청과 충북 11개 시·군 전체에 한층 강화된 코로나19 복무관리 지침을 내렸습니다.

부서 내 소규모 회식, 불필요한 모임까지 모두 미루거나 취소하도록 했습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를 피해가기 위한 음식점 테이블 쪼개 앉기, 그리고 음주를 겸한 저녁 식사 자리도 갖지 말도록 지시했습니다. 사적 모임이나 술자리를 갖지 말라는 의미로 사실상 '공직자 금주령'을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밖에 사무공간 밀집도를 완화하기 위해 부서별로 3분의 1은 재택 근무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점심식사도 우르르 한꺼번에 이동하지 않도록 오전 11시 30분부터 3차례로 나눠 먹기로 했습니다. 또 부서마다 방역 책임자를 정해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이는 직원이 없는지 수시로 관리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퇴근해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습니다.

충청북도는 옥천군에서 공무원이 확진되자 오늘(21일), 본청과 충북 11개 시·군 전체에 코로나19 복무지침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충청북도는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에서 내려온 지침으로, 도 자체적으로 복무 지침을 강화한 것은 아니다. 기존 지침을 상기하는 차원에서 다시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복무관리지침을 어기고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엄중히 문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늑장 검사' 물의 공무원, 징계 절차 착수

늑장 검사 등 방역 수칙을 어겨 물의를 빚은 충북 옥천군 공무원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가 시작됩니다.
충북 옥천군은 A 씨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지방 공무원 복무 관리 지침과 도민 대상 진단 검사 관련 행정 명령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따져보고 있습니다.

충북 옥천군은 감사팀이 위반 사실을 조사한 뒤 징계 의결을 요구하면 인사위원회를 열 계획입니다.
또 불필요한 부서 간 이동과 좁은 공간 이용을 자제하고, 부서장은 오전과 오후마다 직원들의 건강 이상 유무를 군수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복무관리 강화 방안도 내놨습니다.

4차 대유행 우려에 거듭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 확진자가 나온 충북. 점점 지쳐가는 시민들에게 방역 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말하려면, 공직사회 스스로 먼저 모범을 보이라는 질책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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