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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후의 뉴스’ 방배동 모자 사건 그 후
입력 2021.04.25 (09:05) 취재K
'2020년 대한민국에서 저런 일이? 어떤 사연일까'

지난해 12월 연일 주요 뉴스로 다뤄졌던 방배동 모자사건을 보고 든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방배동 모자 사건의 아들 38살 최용준 씨를 올해 1월 1일 찾아가 봤습니다.

사회복지시설이나 공적 기관에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최씨는 민간사회복지사이자 동작구청 계약직 주무관으로 일하고 있는 김재영 씨 집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큰 뉴스가 발생했는데 사건의 당사자가 민간의 보살핌 속에 있다고?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180센티미터가 넘는 큰 키에 평범한 외모. 최씨는 길게 얘기하기 전에는 장애가 있는 것을 눈치채기 어려웠습니다. 1분 정도 얘기한 순간 장애가 인지되기 시작했습니다. 30대 중후반의 외모와 달리 대화의 소재는 장난감, 만화 등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발달장애에는 지적장애와 자폐가 포함돼 있고, 이 가운데 최씨에게는 지적장애가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습니다. 최씨는 사건이 알려지며, 처음으로 정신과 진단을 받았고, 그제야 복지카드를 발급받아 '서류상 장애인'이 됐습니다.


복지카드가 나오고 최씨는 본격적인 자립을 위한 준비과정에 돌입했습니다. 그 과정은 늘 민간사회복지사인 김재영 씨가 함께 했습니다.

의료급여를 못 받았기에 가장 먼저 걱정이 된 건 최씨의 건강이었습니다. 특히 딱딱한 음식은 잘 먹을 수 없다고 얘기하기에 치과에 가 봤습니다. 난생 처음 와 본 치과에 용준씨는 너무 겁을 먹었고, 급기야 병원 진료가 중단되기까지 했습니다. 심하게 썩어 빼야 할 치아가 일부 있기는 하지만, 심각하지는 않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노숙까지 하고 치과에 가본적도 없어 구강상태가 심각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였습니다.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장애인구강진료센터 곽은정 교수는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노숙을 하는 상황에서도 지하철 화장실에가서 양치칠을 하셨다는 것은 보호자의 꾸준한 관심과 보호의 결과이다." 그 보호자인 엄마의 삶을 따라가 보기로 합니다.

다시 찾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빌라. 모자가 12년 동안 세들어 살았던 곳입니다.

재개발 지역이라 한낮인데도 을씨년쓰러웠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벽면에 엄마가 남긴 손글씨가 가득했습니다. 가스, 전기, 수도.... 각종 공과금의 액수와 납부 일자 등이 흘림체로 적혀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아들을 지키고 삶을 꾸려나가려 했던 엄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말그대로 '빈곤의 벽'이었습니다.

엄마가 숨지기 전 넉 달치 통장 입출금 내역을 분석해 본 결과, 모자의 고정수입은 주거급여 28만원이 전부였습니다. 여기에 엄마가 소일거리를 해 번 돈이 조금 보태져 한 달 평균 수입 36만 3천원, 지출 36만 2천원이었습니다. 왜 건강보험료 100개월치 5백여만원의 돈을 내지 못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난한 모자는 왜 주거급여, 생계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 등 4가지 기초수급가운데 가장 최소한의 범위인 주거급여만 받았을까?

복지이슈의 가장 해묵은 논쟁 '부양의무제' 때문이었습니다. 용준씨에게는 1993년 헤어진 아버지와 여동생이 있었습니다. 엄마에게는 장성한 딸이, 용준씨에게는 아버지가 부양의무자로 걸렸습니다. 2018년 주거급여에서의 부양의무제는 폐지됐기에 모자는 이 급여만 받고 있었던 겁니다.

동사무소나 구청에 가족관계가 끊어졌다는 가족관계 단절서를 제출하면 됐지만, 동사무소 등을 취재한 결과 엄마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이유는 헤어진 가족들에게 확인절차가 가기 때문에 연락이 간접적으로 닿을 수 있다는 것이 싫다는 거였습니다.

누군가에게 가장 소중했던 사람이 떠나야지만,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거대한 제도가 움직입니다. 방배동 모자사건 이후 생계급여에서의 부양의무제는 조건부 폐지됐습니다. 의료급여에서의 철폐계획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부양의무제 철폐를 수년동안 주장해온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활동가는 말합니다. "한국의 가족은 양분화돼 있다. 경제적으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가족이 있는 반면, 각자의 삶도 꾸려나가기 힘겨워 하는 가족이 있다. 빈곤한 가족들에게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다고 제도로써 짐을 지우는 것은 가혹하다." 핵가족화도 지나쳐 1인가구가 대세가 된 지금, 대가족제도에서의 가족 간 부양의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부양의무제의 퇴행성. 한국복지제도의 탈가족화가 시급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런 취재를 할 때 늘 부딪치는 벽은 '재정압박'의 비판이었습니다. 그래서 복지 예산을 들여다보기로 합니다. 취약계층에게 지원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어떠한가 살펴봤습니다.

2021년 대한민국 복지관련예산은 총 199조원으로 전체 국가예산 가운데 1위입니다. 국방비보다 3.8배 많고 20년전보다 35배나 늘었습니다. 2010년 이후 보편적 복지에 대한 정치적 관심과 사회적 수요가 높아지며 기초연금, 아동수당, 무상급식 등 모든계층을 위한 사회서비스들이 발전한 덕분이었습니다. 사회발전에 따라서 꼭 필요한 재원들이기에 복지예산의 발전과 확충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복지예산의 그릇은 단기간에 빠르게 커졌지만, 복지의 시작점인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전체 인구의 3% 정도인 200만명 정도를 빈곤계층으로 보고 사회가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있는데, 사회양극화는 빠르게 증가되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해 봐도 빈곤층은 최소 5백만 명일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입니다. IT기술 발달로 소득을 파악하는 것은 과거보다 쉬워졌지만, 여전히 본인이 가난을 증명하고 서류를 신청해 통과해야지만 하는 신청주의 복지의 한계. 어쩌면 우리사회는 누군가의 가난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는건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복잡하고 명쾌한 해법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복지선진국 스웨덴을 취재합니다.

1984년생, 지적장애인, 한부모가정. 최용준 씨와 사는 곳만 다른 스웨덴인 올레씨를 취재했습니다. 올레씨는 특수학교를 졸업한 뒤 중견회사 구내식당 식자재 담당 업무 등을 하며 아파트를 얻어 자립했습니다.

올레씨 집에는 매주 찾아오는 친구 요한 씨가 있었습니다. 비슷한 또래의 말동무로 보여 정말 친구인줄 알았는데, 스웨덴 사회보험청이 올레씨의 사회적 고립을 막기위해 고용한 '사회 연락인'이었습니다.

올레씨를 홀로 키운 어머니 앤 이르빈 씨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올레를 혼자 키우며 정말이지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특히 학교생활에서 놀리는 친구들이 있어서 그런 것들을 해결하느라 쉽지 않았죠. 하지만 사회는 확실히 저에게 기회를 줬습니다. 반일제로 일해도 전일제로 일한 것만큼의 보조금을 줬기에, 올레를 특수유치원을 보내며 생활할 수 있었어요." '개인의 불행을 사회적 제도로 보완'해 일상의 삶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 '복지사회의 진정한 의미'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지적장애인 1984년생 최용준 씨. 진정한 자립을 위해 살 곳을 찾아서 여기저기 다닙니다. LH에서 영구임대주택 상담도 받아보고, 주민센터에 방문해 매입임대주택도 신청해보고.... 결론은 당장 들어갈 집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한 주거복지 상담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영구임대주택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제일 제일 취약한 사람들끼리의 피터지는 경쟁이다. 언제 들어갈 지 장담할 수 없지만 보험으로 넣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용준 씨는 1년간만 생활할 수 있는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주택에 KBS 취재 100일째 되는 날인 2021년 4월 12일 입소했습니다. 1년 뒤 살 곳은 아직 구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모든 상황에 대해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이렇게 진단합니다. "서양에서 100년에 걸쳐 차근차근 발전된 제도들을 한꺼번에 톱다운 방식으로 이식한 우리사회이기에 국민이 복지를 경험하고 복지국가가 무엇인가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할 시간이 짧았다.

" 엄마 묘소에서 "용준이가 건강하게 돌아왔다. 잘 살고 있다"고 말한 용준 씨를 생각하면 걱정이 큽니다. 그럼에도 "이제 혼자 살 때가 됐어요. 나도 다 컸으니까. 엄마 지켜봐 주세요"라고 말하는 용준씨의 자립의지에 희망을 가져보려합니다. 용준씨의 홀로서기를 응원합니다.

* 시사기획 창 '홀로서기, 방배동 모자사건 그후'
2021년 4월 25일(일) 밤 9시 40분 KBS 1TV 방송 (내레이션: 이금희)
  • ‘뉴스 후의 뉴스’ 방배동 모자 사건 그 후
    • 입력 2021-04-25 09:05:12
    취재K
'2020년 대한민국에서 저런 일이? 어떤 사연일까'

지난해 12월 연일 주요 뉴스로 다뤄졌던 방배동 모자사건을 보고 든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방배동 모자 사건의 아들 38살 최용준 씨를 올해 1월 1일 찾아가 봤습니다.

사회복지시설이나 공적 기관에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최씨는 민간사회복지사이자 동작구청 계약직 주무관으로 일하고 있는 김재영 씨 집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큰 뉴스가 발생했는데 사건의 당사자가 민간의 보살핌 속에 있다고?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180센티미터가 넘는 큰 키에 평범한 외모. 최씨는 길게 얘기하기 전에는 장애가 있는 것을 눈치채기 어려웠습니다. 1분 정도 얘기한 순간 장애가 인지되기 시작했습니다. 30대 중후반의 외모와 달리 대화의 소재는 장난감, 만화 등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발달장애에는 지적장애와 자폐가 포함돼 있고, 이 가운데 최씨에게는 지적장애가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습니다. 최씨는 사건이 알려지며, 처음으로 정신과 진단을 받았고, 그제야 복지카드를 발급받아 '서류상 장애인'이 됐습니다.


복지카드가 나오고 최씨는 본격적인 자립을 위한 준비과정에 돌입했습니다. 그 과정은 늘 민간사회복지사인 김재영 씨가 함께 했습니다.

의료급여를 못 받았기에 가장 먼저 걱정이 된 건 최씨의 건강이었습니다. 특히 딱딱한 음식은 잘 먹을 수 없다고 얘기하기에 치과에 가 봤습니다. 난생 처음 와 본 치과에 용준씨는 너무 겁을 먹었고, 급기야 병원 진료가 중단되기까지 했습니다. 심하게 썩어 빼야 할 치아가 일부 있기는 하지만, 심각하지는 않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노숙까지 하고 치과에 가본적도 없어 구강상태가 심각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였습니다.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장애인구강진료센터 곽은정 교수는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노숙을 하는 상황에서도 지하철 화장실에가서 양치칠을 하셨다는 것은 보호자의 꾸준한 관심과 보호의 결과이다." 그 보호자인 엄마의 삶을 따라가 보기로 합니다.

다시 찾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빌라. 모자가 12년 동안 세들어 살았던 곳입니다.

재개발 지역이라 한낮인데도 을씨년쓰러웠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벽면에 엄마가 남긴 손글씨가 가득했습니다. 가스, 전기, 수도.... 각종 공과금의 액수와 납부 일자 등이 흘림체로 적혀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아들을 지키고 삶을 꾸려나가려 했던 엄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말그대로 '빈곤의 벽'이었습니다.

엄마가 숨지기 전 넉 달치 통장 입출금 내역을 분석해 본 결과, 모자의 고정수입은 주거급여 28만원이 전부였습니다. 여기에 엄마가 소일거리를 해 번 돈이 조금 보태져 한 달 평균 수입 36만 3천원, 지출 36만 2천원이었습니다. 왜 건강보험료 100개월치 5백여만원의 돈을 내지 못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난한 모자는 왜 주거급여, 생계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 등 4가지 기초수급가운데 가장 최소한의 범위인 주거급여만 받았을까?

복지이슈의 가장 해묵은 논쟁 '부양의무제' 때문이었습니다. 용준씨에게는 1993년 헤어진 아버지와 여동생이 있었습니다. 엄마에게는 장성한 딸이, 용준씨에게는 아버지가 부양의무자로 걸렸습니다. 2018년 주거급여에서의 부양의무제는 폐지됐기에 모자는 이 급여만 받고 있었던 겁니다.

동사무소나 구청에 가족관계가 끊어졌다는 가족관계 단절서를 제출하면 됐지만, 동사무소 등을 취재한 결과 엄마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이유는 헤어진 가족들에게 확인절차가 가기 때문에 연락이 간접적으로 닿을 수 있다는 것이 싫다는 거였습니다.

누군가에게 가장 소중했던 사람이 떠나야지만,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거대한 제도가 움직입니다. 방배동 모자사건 이후 생계급여에서의 부양의무제는 조건부 폐지됐습니다. 의료급여에서의 철폐계획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부양의무제 철폐를 수년동안 주장해온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활동가는 말합니다. "한국의 가족은 양분화돼 있다. 경제적으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가족이 있는 반면, 각자의 삶도 꾸려나가기 힘겨워 하는 가족이 있다. 빈곤한 가족들에게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다고 제도로써 짐을 지우는 것은 가혹하다." 핵가족화도 지나쳐 1인가구가 대세가 된 지금, 대가족제도에서의 가족 간 부양의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부양의무제의 퇴행성. 한국복지제도의 탈가족화가 시급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런 취재를 할 때 늘 부딪치는 벽은 '재정압박'의 비판이었습니다. 그래서 복지 예산을 들여다보기로 합니다. 취약계층에게 지원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어떠한가 살펴봤습니다.

2021년 대한민국 복지관련예산은 총 199조원으로 전체 국가예산 가운데 1위입니다. 국방비보다 3.8배 많고 20년전보다 35배나 늘었습니다. 2010년 이후 보편적 복지에 대한 정치적 관심과 사회적 수요가 높아지며 기초연금, 아동수당, 무상급식 등 모든계층을 위한 사회서비스들이 발전한 덕분이었습니다. 사회발전에 따라서 꼭 필요한 재원들이기에 복지예산의 발전과 확충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복지예산의 그릇은 단기간에 빠르게 커졌지만, 복지의 시작점인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전체 인구의 3% 정도인 200만명 정도를 빈곤계층으로 보고 사회가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있는데, 사회양극화는 빠르게 증가되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해 봐도 빈곤층은 최소 5백만 명일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입니다. IT기술 발달로 소득을 파악하는 것은 과거보다 쉬워졌지만, 여전히 본인이 가난을 증명하고 서류를 신청해 통과해야지만 하는 신청주의 복지의 한계. 어쩌면 우리사회는 누군가의 가난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는건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복잡하고 명쾌한 해법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복지선진국 스웨덴을 취재합니다.

1984년생, 지적장애인, 한부모가정. 최용준 씨와 사는 곳만 다른 스웨덴인 올레씨를 취재했습니다. 올레씨는 특수학교를 졸업한 뒤 중견회사 구내식당 식자재 담당 업무 등을 하며 아파트를 얻어 자립했습니다.

올레씨 집에는 매주 찾아오는 친구 요한 씨가 있었습니다. 비슷한 또래의 말동무로 보여 정말 친구인줄 알았는데, 스웨덴 사회보험청이 올레씨의 사회적 고립을 막기위해 고용한 '사회 연락인'이었습니다.

올레씨를 홀로 키운 어머니 앤 이르빈 씨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올레를 혼자 키우며 정말이지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특히 학교생활에서 놀리는 친구들이 있어서 그런 것들을 해결하느라 쉽지 않았죠. 하지만 사회는 확실히 저에게 기회를 줬습니다. 반일제로 일해도 전일제로 일한 것만큼의 보조금을 줬기에, 올레를 특수유치원을 보내며 생활할 수 있었어요." '개인의 불행을 사회적 제도로 보완'해 일상의 삶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 '복지사회의 진정한 의미'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지적장애인 1984년생 최용준 씨. 진정한 자립을 위해 살 곳을 찾아서 여기저기 다닙니다. LH에서 영구임대주택 상담도 받아보고, 주민센터에 방문해 매입임대주택도 신청해보고.... 결론은 당장 들어갈 집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한 주거복지 상담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영구임대주택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제일 제일 취약한 사람들끼리의 피터지는 경쟁이다. 언제 들어갈 지 장담할 수 없지만 보험으로 넣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용준 씨는 1년간만 생활할 수 있는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주택에 KBS 취재 100일째 되는 날인 2021년 4월 12일 입소했습니다. 1년 뒤 살 곳은 아직 구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모든 상황에 대해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이렇게 진단합니다. "서양에서 100년에 걸쳐 차근차근 발전된 제도들을 한꺼번에 톱다운 방식으로 이식한 우리사회이기에 국민이 복지를 경험하고 복지국가가 무엇인가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할 시간이 짧았다.

" 엄마 묘소에서 "용준이가 건강하게 돌아왔다. 잘 살고 있다"고 말한 용준 씨를 생각하면 걱정이 큽니다. 그럼에도 "이제 혼자 살 때가 됐어요. 나도 다 컸으니까. 엄마 지켜봐 주세요"라고 말하는 용준씨의 자립의지에 희망을 가져보려합니다. 용준씨의 홀로서기를 응원합니다.

* 시사기획 창 '홀로서기, 방배동 모자사건 그후'
2021년 4월 25일(일) 밤 9시 40분 KBS 1TV 방송 (내레이션: 이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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