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홀로서기: 방배동 모자사건 그 후

입력 2021.04.25 (21:41) 수정 2021.04.25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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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배동 모자사건 그후’ 100일의 기록

지난해 12월 세상을 슬프게 했던 '방배동 모자사건'. 지병으로 숨진 60살 엄마의 죽음을 반년이나 알리지 못한 30대 지적장애 아들이 노숙을 하다 우연히 민간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구조되면서 알려진 일이었다. 연일 주요 뉴스로 다뤄지며 비극적 사건의 원인으로 부양의무제 등 구조적 문제가 지목되기도 했다. 사건의 주인공 '방배동 아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취재진은 '방배동 아들 38살 최용준 씨의 자립기 100일'을 동행했다.

■ 빈곤의 벽…해묵은 논쟁 '부양의무제'의 그늘

최용준 씨가 자립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정리해야 했다. 다시 가 본 서울 서초구 방배동 빌라. 엄마가 가난과 싸우며 남긴‘빈곤의 벽'을 마주했다. 가스, 수도, 전기 등 공과금과 관련된 '엄마의 손글씨'가 집안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뇌졸중으로 근로가 힘들었던 엄마는 어떻게든 삶을 꾸려나가려고 한 것이다. 엄마가 남긴 통장의 입출금 내역 넉달치를 분석한 결과, 한 달 평균 수입은 36만 3천 원, 지출은 36만 2천 원이었다. 건강보험료 100개월치 5백여만 원의 돈을 못 낼 수밖에 없었다.

최저생계비 이하로 살고 있는 취약계층에 주어지는 기초생활수급비는 주거급여, 교육급여, 의료급여, 생계급여 총 4개로 나뉜다. 방배동 모자의 한달 수입기준으로 보면 4개 급여 모두 받을 수 있었지만, 모자가 국가로부터 받는 기초생활수급비는 주거급여 28만 원이 전부였다.삶의 질을 좌우하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는 받지 못했다.

■ '복지제도의 탈가족화' 필요…취약계층 복지 더 챙겨야

이유는 부양의무제 때문이었다.이혼한 전 남편과 아버지를 따라간 딸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관계단절서를 동사무소에 내면 생계와 의료급여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상대방에게 가족관계 단절 확인연락이 가는 것이 싫어 엄마는 거부했다. 교육급여는 2015년, 주거급여는 2018년 부양의무제가 폐지됐다.

방배동 모자사건 이후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제는 조건부 폐지됐다. 의료급여에서의 폐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가족제를 기반으로 한 사회에서나 가능했던 가족안에서의 도움을 핵가족화를 넘어 1인가구가 대세가 된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하다고 보는 한국 복지제도의 후퇴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복지제도의 탈가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한 지난 10년 기초연금, 아동수당, 국민연금 등 모든 계층을 위한 보편적 복지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에 비해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는 제자리에 멈춰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복지관련 예산은 199조 원으로 국방비보다 3.8배 많다. 이 가운데 취약계층 예산은 전체 예산의 10%에 불과하다.

■ 복지사각지대 탈출…살 곳이 없다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후 복지카드가 나와 태어나서 처음으로 37년만에‘서류상 장애인’이 된 최용준 씨. 난생처음 받는 치과치료에 기쁘면서도 떨려하고, 지하철 타는 연습도 하며 세상에 홀로 설 준비를 한다. 좋은 일만 연속될 것이란 기대도 잠시, 영구임대주택을 얻기 어렵다는 소식에 낙담한다. 결국 KBS 취재 100일째 되는 날인 지난 4월 12일 용준 씨는 1년간 단기 거주가 가능한 발달장애인 자립주택에 입소했다. 1년 뒤 살 곳은 아직 구하지 못했다. 용준 씨의 자립과정 속에‘복지예산 199조 대한민국의 복지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 복지선진국 스웨덴은?…내레이션 이금희
방배동 모자사건의 아들인 용준씨와 사는 곳만 다르고 나이, 가정환경, 지적장애까지 꼭 닮은 ‘스웨덴 용준이’올레 씨는 어떻게 살아갔는지 취재해, 복지선진국 스웨덴에서 우리사회가 배울 점은 무엇인지도 분석했다.‘용준씨 100일의 자립기는 이금희 아나운서의 음색이 더해져 주목도를 더욱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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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세상을 슬프게 했던 '방배동 모자사건'. 지병으로 숨진 60살 엄마의 죽음을 반년이나 알리지 못한 30대 지적장애 아들이 노숙을 하다 우연히 민간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구조되면서 알려진 일이었다. 연일 주요 뉴스로 다뤄지며 비극적 사건의 원인으로 부양의무제 등 구조적 문제가 지목되기도 했다. 사건의 주인공 '방배동 아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취재진은 '방배동 아들 38살 최용준 씨의 자립기 100일'을 동행했다.

■ 빈곤의 벽…해묵은 논쟁 '부양의무제'의 그늘

최용준 씨가 자립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정리해야 했다. 다시 가 본 서울 서초구 방배동 빌라. 엄마가 가난과 싸우며 남긴‘빈곤의 벽'을 마주했다. 가스, 수도, 전기 등 공과금과 관련된 '엄마의 손글씨'가 집안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뇌졸중으로 근로가 힘들었던 엄마는 어떻게든 삶을 꾸려나가려고 한 것이다. 엄마가 남긴 통장의 입출금 내역 넉달치를 분석한 결과, 한 달 평균 수입은 36만 3천 원, 지출은 36만 2천 원이었다. 건강보험료 100개월치 5백여만 원의 돈을 못 낼 수밖에 없었다.

최저생계비 이하로 살고 있는 취약계층에 주어지는 기초생활수급비는 주거급여, 교육급여, 의료급여, 생계급여 총 4개로 나뉜다. 방배동 모자의 한달 수입기준으로 보면 4개 급여 모두 받을 수 있었지만, 모자가 국가로부터 받는 기초생활수급비는 주거급여 28만 원이 전부였다.삶의 질을 좌우하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는 받지 못했다.

■ '복지제도의 탈가족화' 필요…취약계층 복지 더 챙겨야

이유는 부양의무제 때문이었다.이혼한 전 남편과 아버지를 따라간 딸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관계단절서를 동사무소에 내면 생계와 의료급여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상대방에게 가족관계 단절 확인연락이 가는 것이 싫어 엄마는 거부했다. 교육급여는 2015년, 주거급여는 2018년 부양의무제가 폐지됐다.

방배동 모자사건 이후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제는 조건부 폐지됐다. 의료급여에서의 폐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가족제를 기반으로 한 사회에서나 가능했던 가족안에서의 도움을 핵가족화를 넘어 1인가구가 대세가 된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하다고 보는 한국 복지제도의 후퇴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복지제도의 탈가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한 지난 10년 기초연금, 아동수당, 국민연금 등 모든 계층을 위한 보편적 복지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에 비해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는 제자리에 멈춰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복지관련 예산은 199조 원으로 국방비보다 3.8배 많다. 이 가운데 취약계층 예산은 전체 예산의 10%에 불과하다.

■ 복지사각지대 탈출…살 곳이 없다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후 복지카드가 나와 태어나서 처음으로 37년만에‘서류상 장애인’이 된 최용준 씨. 난생처음 받는 치과치료에 기쁘면서도 떨려하고, 지하철 타는 연습도 하며 세상에 홀로 설 준비를 한다. 좋은 일만 연속될 것이란 기대도 잠시, 영구임대주택을 얻기 어렵다는 소식에 낙담한다. 결국 KBS 취재 100일째 되는 날인 지난 4월 12일 용준 씨는 1년간 단기 거주가 가능한 발달장애인 자립주택에 입소했다. 1년 뒤 살 곳은 아직 구하지 못했다. 용준 씨의 자립과정 속에‘복지예산 199조 대한민국의 복지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 복지선진국 스웨덴은?…내레이션 이금희
방배동 모자사건의 아들인 용준씨와 사는 곳만 다르고 나이, 가정환경, 지적장애까지 꼭 닮은 ‘스웨덴 용준이’올레 씨는 어떻게 살아갔는지 취재해, 복지선진국 스웨덴에서 우리사회가 배울 점은 무엇인지도 분석했다.‘용준씨 100일의 자립기는 이금희 아나운서의 음색이 더해져 주목도를 더욱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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