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中 ‘가짜’ 빈곤탈출…수돗물도 안나오고, 우물에는 ‘올챙이’

입력 2021.04.26 (19:54) 수정 2021.04.2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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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빈곤탈출 결과 특별 보도, 지난 2월  (출처:  중국 CCTV)중국 빈곤탈출 결과 특별 보도, 지난 2월 (출처: 중국 CCTV)

지난해와 올해 중국 방송과 신문에서 가장 많이 본 것은 '脱贫攻坚’,‘贫困摘帽’입니다.
'빈곤에서 벗어나자'라는 말입니다.

세계 제2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중국이 안고 있는 빈곤 계층의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초 중국은 '빈곤탈출'을 달성했다며 대내외에 공표했습니다.


■관영매체에 의해 밝혀진 '가짜' 빈곤탈출

지난 주 중국 관영 매체인 CCTV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CCTV 기자가 이달 중순 국가급 빈곤지역이었다 지난해 2월 빈곤에서 벗어난 중국 산시성 뤼난현(陕西省 洛南县)의 한 마을을 찾았습니다.

중국 산시성 뤼난현 마을  (출처:CCTV)중국 산시성 뤼난현 마을 (출처:CCTV)

중국 중앙정부의 탈빈곤 정책의 핵심은 노동력이 없고, 소득이 없는 가정에게 우바우후(五保户) 즉 집과 음식, 옷,건강,장례식 등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이 마을에는 우바우후 해당하는 4가구가 살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찾아간 집에는 쓰레기와 잡동사니가 쌓여 있었고 원래 살아야 할 사람들 대신 부근 공사현장의 인부들만 이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흙벽으로 지은 집  (출처: 중국 CCTV)흙벽으로 지은 집 (출처: 중국 CCTV)

원래 이곳에 있어야할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사진으로 보듯 집이 흙으로 되어있어 도저히 살 수 없는 데다 더욱이 수돗물 조차 나오지 않아 사람들이 떠난 것입니다.

원래 이곳에 살던 마을 할아버지는 집 대신 친척이 물건을 보관했던 창고에서 살고 있다고 CCTV기자에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사용할 수 없는 수돗물  (출처: 중국CCTV)사용할 수 없는 수돗물 (출처: 중국CCTV)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 관리들이 상부의 빈곤퇴치 검사를 앞두고 서둘러 지원하면서 물도 없고 흙벽인 집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30분 정도 떨어진 곳까지 가서 물을 사오는 실정이라고 CCTV는 보도했습니다.


■우물엔 '올챙이' 가득....빗물 받아서 사용

지난 2019년 빈곤현에서 벗어난 뤄난현 링커전 산싱춘(灵口镇 三星村)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CCTV는 보도했습니다.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집에서 수돗물이 나온적이 없다며 집안에 설치한 수도는 보기만 좋고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산싱춘 사람들이 이용하는 우물 (출처:중국 CCTV)산싱춘 사람들이 이용하는 우물 (출처:중국 CCTV)

또 마을에 직경 2미터도 안되는 작은 우물을 10여 가구 주민들이 사용하는데 CCTV기자가 직접 가보니 올챙이들과 이름을 알 수 없는 생물들이 우물안에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디.

이 마을 주민들은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물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다 지붕에 관을 설치해 우기때 빗물을 저장해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CCTV 취재진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해당 관리들을 찾아 문제 해결책을 찾아보려했지만 기자의 휴대전화를 낚아채며 퇴장을 요청하면서 자신들은 마을 상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CCTV가 보도했습니다.


■ 농촌 '빈곤 퇴치' 주장 의문

홍콩 빈과일보는 CCTV를 인용해 보도하며 뤼난현의 마을 관리들이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해 빈곤구제 작업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위조해 중국 정부의 농촌 빈곤 퇴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2월 중국은 가장 가난한 농촌 주민 9천899만 명이 빈곤에서 해방된 후 중국이 "완승"을 거두었다고 선언했습니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최소한 먹고 자는 것은 문제가 없게 됐다는 것입니다.
수천 년을 괴롭혔던 절대빈곤 문제가 역사적으로 해결되어 인류 빈곤퇴치사의 기적을 썼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매체, 그것도 정부의 의중을 드러낸다는 관영매체의 이번 보도를 통해 "완승"의 뒷면이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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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中 ‘가짜’ 빈곤탈출…수돗물도 안나오고, 우물에는 ‘올챙이’
    • 입력 2021-04-26 19:54:57
    • 수정2021-04-27 08:26:45
    특파원 리포트
중국 빈곤탈출 결과 특별 보도, 지난 2월  (출처:  중국 CCTV)
지난해와 올해 중국 방송과 신문에서 가장 많이 본 것은 '脱贫攻坚’,‘贫困摘帽’입니다.
'빈곤에서 벗어나자'라는 말입니다.

세계 제2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중국이 안고 있는 빈곤 계층의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초 중국은 '빈곤탈출'을 달성했다며 대내외에 공표했습니다.


■관영매체에 의해 밝혀진 '가짜' 빈곤탈출

지난 주 중국 관영 매체인 CCTV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CCTV 기자가 이달 중순 국가급 빈곤지역이었다 지난해 2월 빈곤에서 벗어난 중국 산시성 뤼난현(陕西省 洛南县)의 한 마을을 찾았습니다.

중국 산시성 뤼난현 마을  (출처:CCTV)
중국 중앙정부의 탈빈곤 정책의 핵심은 노동력이 없고, 소득이 없는 가정에게 우바우후(五保户) 즉 집과 음식, 옷,건강,장례식 등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이 마을에는 우바우후 해당하는 4가구가 살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찾아간 집에는 쓰레기와 잡동사니가 쌓여 있었고 원래 살아야 할 사람들 대신 부근 공사현장의 인부들만 이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흙벽으로 지은 집  (출처: 중국 CCTV)
원래 이곳에 있어야할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사진으로 보듯 집이 흙으로 되어있어 도저히 살 수 없는 데다 더욱이 수돗물 조차 나오지 않아 사람들이 떠난 것입니다.

원래 이곳에 살던 마을 할아버지는 집 대신 친척이 물건을 보관했던 창고에서 살고 있다고 CCTV기자에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사용할 수 없는 수돗물  (출처: 중국CCTV)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 관리들이 상부의 빈곤퇴치 검사를 앞두고 서둘러 지원하면서 물도 없고 흙벽인 집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30분 정도 떨어진 곳까지 가서 물을 사오는 실정이라고 CCTV는 보도했습니다.


■우물엔 '올챙이' 가득....빗물 받아서 사용

지난 2019년 빈곤현에서 벗어난 뤄난현 링커전 산싱춘(灵口镇 三星村)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CCTV는 보도했습니다.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집에서 수돗물이 나온적이 없다며 집안에 설치한 수도는 보기만 좋고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산싱춘 사람들이 이용하는 우물 (출처:중국 CCTV)
또 마을에 직경 2미터도 안되는 작은 우물을 10여 가구 주민들이 사용하는데 CCTV기자가 직접 가보니 올챙이들과 이름을 알 수 없는 생물들이 우물안에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디.

이 마을 주민들은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물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다 지붕에 관을 설치해 우기때 빗물을 저장해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CCTV 취재진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해당 관리들을 찾아 문제 해결책을 찾아보려했지만 기자의 휴대전화를 낚아채며 퇴장을 요청하면서 자신들은 마을 상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CCTV가 보도했습니다.


■ 농촌 '빈곤 퇴치' 주장 의문

홍콩 빈과일보는 CCTV를 인용해 보도하며 뤼난현의 마을 관리들이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해 빈곤구제 작업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위조해 중국 정부의 농촌 빈곤 퇴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2월 중국은 가장 가난한 농촌 주민 9천899만 명이 빈곤에서 해방된 후 중국이 "완승"을 거두었다고 선언했습니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최소한 먹고 자는 것은 문제가 없게 됐다는 것입니다.
수천 년을 괴롭혔던 절대빈곤 문제가 역사적으로 해결되어 인류 빈곤퇴치사의 기적을 썼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매체, 그것도 정부의 의중을 드러낸다는 관영매체의 이번 보도를 통해 "완승"의 뒷면이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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