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첫 파산’…“사업 성공률 낮아 투자 주의”

입력 2021.04.28 (19:11) 수정 2021.04.2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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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주택이나 소형 주택을 소유한 주민들이 분담금을 모아 아파트를 짓는 '지역주택조합'.

최근 부산에서 첫 파산 사례가 나왔는데요,

적은 돈으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기대에 부풀었던 조합원들은 아파트는 물론, 투자금도 떼일 처지에 놓였습니다.

지역주택조합의 현실, 공웅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래된 주택이 모여있는 한 동네. 한 집 건너 한 집은 철거됐습니다.

주민이 떠난 빈집에는 쓰레기만 가득 차 있습니다.

[이옥재/마을 주민 : “여름이 되면 냄새나고 이 동네가 다 쓰레기 구덩이거든요. 여름 되면 냄새나서 못 삽니다. 파리도 끓고….”]

이렇게 방치된 지 4년째입니다.

재개발을 진행하다 무산된 뒤 최근에는 지역주택조합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습니다.

부산의 첫 파산 사례입니다.

아파트 건립에 진척이 없는 데다 각종 소송비와 이자를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게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의 설명입니다.

아파트 건립을 기다리던 조합원만 620여 명.

적게는 천만 원, 많게는 8천만 원씩 분담금을 냈는데,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불투명한 회계처리 탓입니다.

[신용석/지역주택조합 조합원 : “운영비라든지 제반 경비 처리한 것을 공개하지 않고 집행부에서 진행한 부분을 (분담금에서) 차감하다 보니 저희가 (얼마나 돌려받는지) 알 수가 없는 내용입니다.”]

낮은 분양가에 청약통장이 없어도 계약금만 내면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고 조합원들을 모으는 지역주택조합.

그러나 실제 아파트를 지어 입주까지 하는 경우는 20~30% 수준입니다.

[이나나/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 “지역주택조합은 과도한 업무추진비가 조합원들에게 요구되고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더 큰 문제는 토지확보의 어려움으로 장기간 시간이 걸려서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가능성이 매우 적고 법의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해서 투자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과도한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거나 계약해지나 탈퇴도 어려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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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주택조합 ‘첫 파산’…“사업 성공률 낮아 투자 주의”
    • 입력 2021-04-28 19:11:55
    • 수정2021-04-28 20:17:18
    뉴스7(부산)
[앵커]

무주택이나 소형 주택을 소유한 주민들이 분담금을 모아 아파트를 짓는 '지역주택조합'.

최근 부산에서 첫 파산 사례가 나왔는데요,

적은 돈으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기대에 부풀었던 조합원들은 아파트는 물론, 투자금도 떼일 처지에 놓였습니다.

지역주택조합의 현실, 공웅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래된 주택이 모여있는 한 동네. 한 집 건너 한 집은 철거됐습니다.

주민이 떠난 빈집에는 쓰레기만 가득 차 있습니다.

[이옥재/마을 주민 : “여름이 되면 냄새나고 이 동네가 다 쓰레기 구덩이거든요. 여름 되면 냄새나서 못 삽니다. 파리도 끓고….”]

이렇게 방치된 지 4년째입니다.

재개발을 진행하다 무산된 뒤 최근에는 지역주택조합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습니다.

부산의 첫 파산 사례입니다.

아파트 건립에 진척이 없는 데다 각종 소송비와 이자를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게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의 설명입니다.

아파트 건립을 기다리던 조합원만 620여 명.

적게는 천만 원, 많게는 8천만 원씩 분담금을 냈는데,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불투명한 회계처리 탓입니다.

[신용석/지역주택조합 조합원 : “운영비라든지 제반 경비 처리한 것을 공개하지 않고 집행부에서 진행한 부분을 (분담금에서) 차감하다 보니 저희가 (얼마나 돌려받는지) 알 수가 없는 내용입니다.”]

낮은 분양가에 청약통장이 없어도 계약금만 내면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고 조합원들을 모으는 지역주택조합.

그러나 실제 아파트를 지어 입주까지 하는 경우는 20~30% 수준입니다.

[이나나/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 “지역주택조합은 과도한 업무추진비가 조합원들에게 요구되고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더 큰 문제는 토지확보의 어려움으로 장기간 시간이 걸려서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가능성이 매우 적고 법의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해서 투자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과도한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거나 계약해지나 탈퇴도 어려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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