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까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실천

입력 2021.04.28 (21:18) 수정 2021.04.2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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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젯밤(27일) 향년 90세로 세상과 작별한 정진석 추기경.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내준다는 평소 소신을 마지막까지 실천했습니다.

“가능하다면 각막을 기증하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정진석 추기경이 서명한 장기기증 서약에 따라 어젯밤 각막 기증이 이뤄졌습니다.

“내 눈을 열어 남들에게 요긴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게 하시고” 또박또박 써낸 젊은 시절의 약속을 그대로 실천한 겁니다.

자신의 것을 다른 이들에게 모두 남기고 떠난 정진석 추기경은 행복하라는 축복의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습니다.

먼저 유동엽 기잡니다.

[리포트]

유리관에 안치된 시신 앞에 놓인 정진석 추기경의 사진.

노환으로 두 달 동안 치료를 받다, 어젯밤 선종한 정 추기경의 첫 추모 미사가 열렸습니다.

[염수정/추기경/천주교 서울대교구장 : "당신의 몸과 마음 전체로 그 고귀한 가르침을 실제로 보여주셨습니다."]

1931년생인 정 추기경은 서른아홉 살이던 1970년, 한국 최연소 주교로 청주교구장에 임명됩니다.

2006년 우리나라 두 번째 추기경으로 임명되던 날 가장 기뻐했던 사람은 선배 고 김수환 추기경이었습니다.

첫 미사에서 기원했던 건 모든 이들의 행복이었습니다

[故 정진석/추기경/2006년/추기경 서임 후 첫 미사 : "모든 계층의 사람에게 신분을 가리지 마시고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도록..."]

같은 해 정 추기경은 장기와 각막 기증을 서약합니다.

앞서 각막을 내놓은 어머니의 대를 이은 기증이자, 평소 강조했던 생명나눔의 실천이었습니다.

[故 정진석/추기경/2009년 인터뷰 : "최고의 사랑의 표현은 바로 자기 몸 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기기증은 최고의 사랑..."]

평양교구장 서리이기도 했던 정 추기경은 남북 합작 성당을 건립하는 등 남북 관계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故 정진석/추기경/2002년 인터뷰 : "남북한의 지도자들, 또 국민들 서로 마음을 열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매일 기도합니다."]

생명을 사랑하고 민족의 화해를 꿈꾸기도 했던 추기경의 삶.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이란 라틴어 문장 '옴니버스 옴니아'를 추기경은 이렇게 해석하고 또 실천했습니다.

[故 정진석/추기경/2002년 인터뷰 :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주겠다. 누구에게나 아낌없이 다 주겠다, 모든 것을..."]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김은주/화면제공: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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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의 마지막까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실천
    • 입력 2021-04-28 21:18:25
    • 수정2021-04-28 22:06:53
    뉴스 9
[앵커]

어젯밤(27일) 향년 90세로 세상과 작별한 정진석 추기경.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내준다는 평소 소신을 마지막까지 실천했습니다.

“가능하다면 각막을 기증하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정진석 추기경이 서명한 장기기증 서약에 따라 어젯밤 각막 기증이 이뤄졌습니다.

“내 눈을 열어 남들에게 요긴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게 하시고” 또박또박 써낸 젊은 시절의 약속을 그대로 실천한 겁니다.

자신의 것을 다른 이들에게 모두 남기고 떠난 정진석 추기경은 행복하라는 축복의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습니다.

먼저 유동엽 기잡니다.

[리포트]

유리관에 안치된 시신 앞에 놓인 정진석 추기경의 사진.

노환으로 두 달 동안 치료를 받다, 어젯밤 선종한 정 추기경의 첫 추모 미사가 열렸습니다.

[염수정/추기경/천주교 서울대교구장 : "당신의 몸과 마음 전체로 그 고귀한 가르침을 실제로 보여주셨습니다."]

1931년생인 정 추기경은 서른아홉 살이던 1970년, 한국 최연소 주교로 청주교구장에 임명됩니다.

2006년 우리나라 두 번째 추기경으로 임명되던 날 가장 기뻐했던 사람은 선배 고 김수환 추기경이었습니다.

첫 미사에서 기원했던 건 모든 이들의 행복이었습니다

[故 정진석/추기경/2006년/추기경 서임 후 첫 미사 : "모든 계층의 사람에게 신분을 가리지 마시고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도록..."]

같은 해 정 추기경은 장기와 각막 기증을 서약합니다.

앞서 각막을 내놓은 어머니의 대를 이은 기증이자, 평소 강조했던 생명나눔의 실천이었습니다.

[故 정진석/추기경/2009년 인터뷰 : "최고의 사랑의 표현은 바로 자기 몸 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기기증은 최고의 사랑..."]

평양교구장 서리이기도 했던 정 추기경은 남북 합작 성당을 건립하는 등 남북 관계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故 정진석/추기경/2002년 인터뷰 : "남북한의 지도자들, 또 국민들 서로 마음을 열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매일 기도합니다."]

생명을 사랑하고 민족의 화해를 꿈꾸기도 했던 추기경의 삶.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이란 라틴어 문장 '옴니버스 옴니아'를 추기경은 이렇게 해석하고 또 실천했습니다.

[故 정진석/추기경/2002년 인터뷰 :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주겠다. 누구에게나 아낌없이 다 주겠다, 모든 것을..."]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김은주/화면제공: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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