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사저 공사에 ‘찬성 vs 반대’ 주민들 ‘평행선’

입력 2021.04.30 (11:42) 수정 2021.04.3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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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이 중단된 대통령 사저 공사현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작업이 중단된 대통령 사저 공사현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사저 건립 원천 무효" vs "대통령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퇴임하고 거주할 예정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일대가 '사저 건립 찬반논란'을 겪고 있습니다. 인근에 사저 '공사 반대' 현수막이 걸린 데 이어 같은 자리에 '환영' 현수막이 잇따라 내걸린 건데요.

대통령 사저 공사가 지역 주민들 사이의 논쟁으로 비화하는 모양샙니다.

■ "계획 설명 없는 사저 건립 결사반대"

논쟁이 시작된 것은 사저 예정지 인근에 반대 현수막이 걸리면서부텁니다. 지난 21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이장단협의회와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청년연합회 등 17개 단체가 평산마을을 포함한 하북면 전역에 40개의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현수막에는 '평화로운 일상이 파괴되는 사저 건립을 중단하라', '사저 건립계획과 사후대책 설명 한 번 없던 사저 건립 결사반대', '주민을 무시하는 것이 공정, 정의, 평등이냐'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일과 12일 두 차례 회의를 하고 사저 건립을 반대하기로 했는데요.

평산마을에 문 대통령 사저가 들어선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처럼 방문객이 급증해 주민들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도,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한 별다른 의견 수렴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민들은 "대통령 사저가 들어서면 주민들이 지금과 같은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민 의견을 듣고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북면 일대에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달려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하북면 일대에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달려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주민들은 함께할 날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사저 건립 공사 반대 현수막이 내걸렸던 자리에 얼마 지나지 않아 사저 건립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현수막은 '달빛환영회 일동'이라는 명의로 28일 오후부터 하북지역 신평버스터미널을 비롯해 평산마을 등에 13개가 걸렸습니다. 현수막에는 '대통령님 살기 좋은 평산마을로 오세요',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앞서 문 대통령 사저 공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평산마을 인근에 먼저 걸리자 문 대통령의 현재 사저가 있는 양산 덕계동 매곡마을에는 주민 일동 명의로 '대통령님 매곡 주민은 기다립니다', '예전처럼 농사짓고 사십시다', '가던 발길 돌리십시오'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먼저 달리기도 했습니다.

마을주민들은 "하북면에서 대통령 사저 건립을 문제 삼아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민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현수막을 달았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내외 사저 주변에 '대통령님 저희가 울타리가 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대통령 내외 사저 주변에 '대통령님 저희가 울타리가 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청와대 "공사 임시 중단…계획은 변경 없어"

양측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하북면 이장협의회 등은 어제(29일) 회의를 갖고 사저 건립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이들은 입장문을 내고 "지역주민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공정성이 배제된 사저 건립을 반대한다"고 밝혔는데요.

대책위는 주민 의견을 경청해 줄 것, 대통령 내외 입주 후 외부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충돌 시 대안 등을 요청했습니다.

앞서 지난 23일 청와대 측은 주민 반발에 사저 공사를 임시 중단한 상태인데요.

청와대 측은 주민들과 소통해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건립 계획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청와대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한 뒤 공사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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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4-30 19: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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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이 중단된 대통령 사저 공사현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사저 건립 원천 무효" vs "대통령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퇴임하고 거주할 예정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일대가 '사저 건립 찬반논란'을 겪고 있습니다. 인근에 사저 '공사 반대' 현수막이 걸린 데 이어 같은 자리에 '환영' 현수막이 잇따라 내걸린 건데요.

대통령 사저 공사가 지역 주민들 사이의 논쟁으로 비화하는 모양샙니다.

■ "계획 설명 없는 사저 건립 결사반대"

논쟁이 시작된 것은 사저 예정지 인근에 반대 현수막이 걸리면서부텁니다. 지난 21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이장단협의회와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청년연합회 등 17개 단체가 평산마을을 포함한 하북면 전역에 40개의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현수막에는 '평화로운 일상이 파괴되는 사저 건립을 중단하라', '사저 건립계획과 사후대책 설명 한 번 없던 사저 건립 결사반대', '주민을 무시하는 것이 공정, 정의, 평등이냐'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일과 12일 두 차례 회의를 하고 사저 건립을 반대하기로 했는데요.

평산마을에 문 대통령 사저가 들어선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처럼 방문객이 급증해 주민들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도,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한 별다른 의견 수렴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민들은 "대통령 사저가 들어서면 주민들이 지금과 같은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민 의견을 듣고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북면 일대에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달려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주민들은 함께할 날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사저 건립 공사 반대 현수막이 내걸렸던 자리에 얼마 지나지 않아 사저 건립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현수막은 '달빛환영회 일동'이라는 명의로 28일 오후부터 하북지역 신평버스터미널을 비롯해 평산마을 등에 13개가 걸렸습니다. 현수막에는 '대통령님 살기 좋은 평산마을로 오세요',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앞서 문 대통령 사저 공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평산마을 인근에 먼저 걸리자 문 대통령의 현재 사저가 있는 양산 덕계동 매곡마을에는 주민 일동 명의로 '대통령님 매곡 주민은 기다립니다', '예전처럼 농사짓고 사십시다', '가던 발길 돌리십시오'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먼저 달리기도 했습니다.

마을주민들은 "하북면에서 대통령 사저 건립을 문제 삼아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민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현수막을 달았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내외 사저 주변에 '대통령님 저희가 울타리가 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청와대 "공사 임시 중단…계획은 변경 없어"

양측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하북면 이장협의회 등은 어제(29일) 회의를 갖고 사저 건립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이들은 입장문을 내고 "지역주민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공정성이 배제된 사저 건립을 반대한다"고 밝혔는데요.

대책위는 주민 의견을 경청해 줄 것, 대통령 내외 입주 후 외부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충돌 시 대안 등을 요청했습니다.

앞서 지난 23일 청와대 측은 주민 반발에 사저 공사를 임시 중단한 상태인데요.

청와대 측은 주민들과 소통해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건립 계획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청와대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한 뒤 공사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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