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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폭탄, 왜 보내세요?” 물어봤습니다
입력 2021.05.01 (08:03) 취재K

'검은 머리 짐승' '쓰레기' '더민주 이름 더럽히지 마라'

더불어민주당 내 강성당원, 이른바 '문파'들로부터 하루 수백 통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는 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직접 공개한 문자들입니다.

앞서 조 의원은 4.7 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으로 '조국 사태'를 거론한 초선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이 쏟아지자 "폭력적인 행위를 좌시하지 말고 뜻있는 젊은 의원들을 보호하라"며 요구했다가 비판 문자를 받았습니다.

조 의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른바 '문파'들을 겨냥해 "문자 행동을 하면 할수록,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 간다"고 호소했습니다.

■ "왜 문자 보내세요?" 직접 물어봤습니다

이른바 '문파'로 불리는 강성 당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문자 메시지를 보내봤다는 지역의 민주당 권리당원과 직접 통화해 들어봤습니다.

Q. 왜 문자를 보내죠?
A. 그렇게라도 해야죠. 바로잡아야 하니까. 사무실 쫓아갈 수도 없고. 문자 폭탄이라도 보내서 국민들 의견 전달할 수밖에 없어요.

Q. 가족 겨냥, 욕설 등 문자 내용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A. 저는 과하다고 생각 안 해요. 다른 (야당) 국회의원들 봐요. 대통령 아들까지 시시비비 거론하잖아요.

전화 연결된 이 권리당원은 조응천 의원에 대해서도 격한 감정을 나타냈습니다.

조 의원이 문자 행동이 계속될수록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고 발언한 것은 "뻔뻔스럽다"고 했습니다. "겁도 없이 당원들 겁박하고 문파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우리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 조 의원 말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180석은 문 대통령 지키라는 뜻"

또 " 우리가 180석 가량을 여당에 밀어줬던 건 오직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주라는 의미로 찍어준 것 "이라며 "오히려 100석가량인 야당은 '배 째라' 식으로 배짱이라도 부리는데 민주당은 대통령을 돕지는 못할망정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권리당원인 이건기 씨 생각은 다소 결이 달랐습니다.

이 씨는 "선출직 의원이라면 어느 정도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 문제를 조 의원이나 문파들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공당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으니까 의원들이 어느 한쪽에 쏠리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며 "친문 일색도, 비주류 일색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 문자 폭탄 피해 고리로 쇄신파 모임?

조응천 의원은 지난달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문파의 문자 행동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박주민, 김종민 의원을 겨냥했는데, 이른바 문파를 이용해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 성적으로 거둔 거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이번 5.2 전당대회에서 김용민 의원이 같은 '성공 방정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조 의원은 "소위 말하는 비주류 혹은 쇄신파가 생겨야 내년 대선에 희망이 생긴다"며 10~20명 규모의 의원 모임을 결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조 의원 측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조 의원이 재보궐 선거가 끝난 뒤 일부 지지자들의 과도한 문자 행동에 공감하는 의원들을 일대일로 만나다가 최근 들어서는 2~3명씩 그룹으로 묶어 만나는 단계"라며 "초선, 재선, 중진까지 구성이 다양하고 두자릿수 이상의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문자 폭탄을 받았다는 한 초선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조 의원이 공개한 건 그나마 수위가 낮은 표현들이고, 일부 문자 가운데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도 포함돼 있다"며 "조 의원 측으로부터 제안이 온다면 모임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중진 의원도 "문파들이 태극기보다 나쁜 건 당의 의사결정 구조에 개입하려 들기 때문이다. 문자 폭탄도 그런 점에서 위험하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 김용민 "적극적 의사표시" 이재정 "민심 위해 뭐했나?"

반면 민주당 내에선 강성 당원들의 '문자 행동'을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한다는 의원들도 있습니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후보인 김용민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시민, 당원, 지지자도 의원들에게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원들이 이른바 좌표를 찍어 의사표현 하는 것 역시 문자 내용에 동의하기에 보내는 건데 그걸 당이 막는 건 21세기 민주주의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정 의원도 조 의원을 겨냥해 "당심과 민심을 이야기하며 당심과 싸우는 그는 정작 민심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지 잘 모르겠다"며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이 의원은 또 조 의원이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았던 박주민, 김종민 의원 등이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일을 두고 '승리 방정식'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선 "당원투표 자체를 문제 삼는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조 의원이 언급한 과대대표 된다는 건 강성 지지층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고위원들은 수많은 당원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논지에도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 전당대회 앞두고 쏘아 올린 문자 폭탄 논란

내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문자 폭탄' 논쟁은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달 3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당 대표 후보 3인은 '문자 폭탄' 논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홍영표 후보는 "당내에서 이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강성이다, 아니다' 이런 구별보다는 당내 소통을 강화해 민주적인 논의 절차를 강화해 해소할 수 있는 문제"라며 "당 대표가 되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송영길 후보는 강성 당원들에 대해 "자기 시간과 돈을 내 당에 관심을 표명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우리 당의 소중한 자원"이라면서도 "상대방이 다르다고 정적을 제거하듯 그렇게 집단행위를 하는 것은 당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원식 후보는 "나도 문자 폭탄은 많이 받는다. 문자 폭탄은 의견이기 때문에 받으면 되는 일"이라면서도 "그 과정에서 욕설이나 지나친 비난, 이러한 것들은 어떤 경우에도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 “문자폭탄, 왜 보내세요?” 물어봤습니다
    • 입력 2021-05-01 08:03:06
    취재K

'검은 머리 짐승' '쓰레기' '더민주 이름 더럽히지 마라'

더불어민주당 내 강성당원, 이른바 '문파'들로부터 하루 수백 통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는 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직접 공개한 문자들입니다.

앞서 조 의원은 4.7 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으로 '조국 사태'를 거론한 초선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이 쏟아지자 "폭력적인 행위를 좌시하지 말고 뜻있는 젊은 의원들을 보호하라"며 요구했다가 비판 문자를 받았습니다.

조 의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른바 '문파'들을 겨냥해 "문자 행동을 하면 할수록,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 간다"고 호소했습니다.

■ "왜 문자 보내세요?" 직접 물어봤습니다

이른바 '문파'로 불리는 강성 당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문자 메시지를 보내봤다는 지역의 민주당 권리당원과 직접 통화해 들어봤습니다.

Q. 왜 문자를 보내죠?
A. 그렇게라도 해야죠. 바로잡아야 하니까. 사무실 쫓아갈 수도 없고. 문자 폭탄이라도 보내서 국민들 의견 전달할 수밖에 없어요.

Q. 가족 겨냥, 욕설 등 문자 내용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A. 저는 과하다고 생각 안 해요. 다른 (야당) 국회의원들 봐요. 대통령 아들까지 시시비비 거론하잖아요.

전화 연결된 이 권리당원은 조응천 의원에 대해서도 격한 감정을 나타냈습니다.

조 의원이 문자 행동이 계속될수록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고 발언한 것은 "뻔뻔스럽다"고 했습니다. "겁도 없이 당원들 겁박하고 문파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우리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 조 의원 말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180석은 문 대통령 지키라는 뜻"

또 " 우리가 180석 가량을 여당에 밀어줬던 건 오직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주라는 의미로 찍어준 것 "이라며 "오히려 100석가량인 야당은 '배 째라' 식으로 배짱이라도 부리는데 민주당은 대통령을 돕지는 못할망정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권리당원인 이건기 씨 생각은 다소 결이 달랐습니다.

이 씨는 "선출직 의원이라면 어느 정도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다만 이 문제를 조 의원이나 문파들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공당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으니까 의원들이 어느 한쪽에 쏠리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며 "친문 일색도, 비주류 일색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 문자 폭탄 피해 고리로 쇄신파 모임?

조응천 의원은 지난달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문파의 문자 행동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박주민, 김종민 의원을 겨냥했는데, 이른바 문파를 이용해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 성적으로 거둔 거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이번 5.2 전당대회에서 김용민 의원이 같은 '성공 방정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조 의원은 "소위 말하는 비주류 혹은 쇄신파가 생겨야 내년 대선에 희망이 생긴다"며 10~20명 규모의 의원 모임을 결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조 의원 측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조 의원이 재보궐 선거가 끝난 뒤 일부 지지자들의 과도한 문자 행동에 공감하는 의원들을 일대일로 만나다가 최근 들어서는 2~3명씩 그룹으로 묶어 만나는 단계"라며 "초선, 재선, 중진까지 구성이 다양하고 두자릿수 이상의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문자 폭탄을 받았다는 한 초선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조 의원이 공개한 건 그나마 수위가 낮은 표현들이고, 일부 문자 가운데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도 포함돼 있다"며 "조 의원 측으로부터 제안이 온다면 모임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중진 의원도 "문파들이 태극기보다 나쁜 건 당의 의사결정 구조에 개입하려 들기 때문이다. 문자 폭탄도 그런 점에서 위험하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 김용민 "적극적 의사표시" 이재정 "민심 위해 뭐했나?"

반면 민주당 내에선 강성 당원들의 '문자 행동'을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한다는 의원들도 있습니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후보인 김용민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시민, 당원, 지지자도 의원들에게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원들이 이른바 좌표를 찍어 의사표현 하는 것 역시 문자 내용에 동의하기에 보내는 건데 그걸 당이 막는 건 21세기 민주주의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정 의원도 조 의원을 겨냥해 "당심과 민심을 이야기하며 당심과 싸우는 그는 정작 민심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지 잘 모르겠다"며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이 의원은 또 조 의원이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았던 박주민, 김종민 의원 등이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일을 두고 '승리 방정식'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선 "당원투표 자체를 문제 삼는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조 의원이 언급한 과대대표 된다는 건 강성 지지층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고위원들은 수많은 당원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논지에도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 전당대회 앞두고 쏘아 올린 문자 폭탄 논란

내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문자 폭탄' 논쟁은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달 3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당 대표 후보 3인은 '문자 폭탄' 논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홍영표 후보는 "당내에서 이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강성이다, 아니다' 이런 구별보다는 당내 소통을 강화해 민주적인 논의 절차를 강화해 해소할 수 있는 문제"라며 "당 대표가 되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송영길 후보는 강성 당원들에 대해 "자기 시간과 돈을 내 당에 관심을 표명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우리 당의 소중한 자원"이라면서도 "상대방이 다르다고 정적을 제거하듯 그렇게 집단행위를 하는 것은 당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원식 후보는 "나도 문자 폭탄은 많이 받는다. 문자 폭탄은 의견이기 때문에 받으면 되는 일"이라면서도 "그 과정에서 욕설이나 지나친 비난, 이러한 것들은 어떤 경우에도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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