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망가지는 중환자 늘어 산소통도 없어” 교민이 전하는 열악한 인도 상황

입력 2021.05.0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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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증하는 코로나 19 사망자에 시신이 밀려드는 인도 노천 화장장 모습폭증하는 코로나 19 사망자에 시신이 밀려드는 인도 노천 화장장 모습

하루 코로나 19 확진자가 38만 명에 달하는 인도. 폭증하는 코로나 19 확진자에 병상도 의약품도 부족한 상황인데요. 하루 3천 6백명이 숨지는 가운데 병실을 구하지 못한 환자들이 병원을 돌아다니다 숨지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자국민들에게 인도를 떠날 것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30일 KBS 1TV <사사건건>에서 강호봉 재인도 한인회장을 연결해 현재 인도 상황을 들어봤습니다.

강호봉 재인도 한인회장은, 현재 인도는 평소의 일상을 잃어버렸다고 말합니다. 시내 곳곳이 봉쇄되고 대부분 재택근무 등을 하면서 집에 머물고 있는데요. 교민 확진자도 계속 늘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 일을 하는 '가장'이 확진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며칠 사이 8, 9살 아이의 확진 소식이 들리는 등 가족들의 확진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 "2019년으로 돌아간 듯 마스크도 안 쓰고 대규모 행사"

코로나 19가 폭증하기 직전 인도는 힌두교 축제와 지방선거 유세 등 대형 행사를 강행했습니다. 이미 지난 2월 인도 정부가 "코로나 19 확산세가 성공적으로 잡혔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강호봉 회장도 2월까지는 확진자 통제가 잘 되고 방역에 성공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3월 들어 봄을 알리는 축제들이 속속 열리면서 인도 사람들이 '방심'했다는 겁니다.

강 회장은 축제 현장에서 "마스크 쓴 사람을 볼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또 축제 당시 상황을 "마치 2019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없었을 때처럼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이 운집해 행사했다는 겁니다. 힌두교 축제는 물에 들어가는 종교의식이 많은데, 물에 들어가는 행사다 보니 대부분 옷을 벗고 끌어안는 등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축제를 즐겼다고 전했습니다.

■"변이 바이러스 의심 중환자 속출…폐 망가지고 있어."

강 회장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는 이전과는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 "작년 같은 경우에는 그냥 감기, 아주 심한 독감식으로 한 2주 앓고 나면 그냥 집에서 약만 먹으면 대부분이 다 치유가 됐는데 이번에는 지금 중환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많은 전문가도 변이 바이러스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강 회장은 폐가 망가지는 중환자가 속출하다 보니 자연스레 산소호흡기 수요가 늘어나고 산소호흡기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산소통이 부족한 인도에서 산소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인도인들산소통이 부족한 인도에서 산소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인도인들

■ 병원에서도 구할 수 없는 산소통…사재기까지

코로나 19 급증으로 병실마저 부족한 인도에서 한국 교민들도 병실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강호봉 회장은 "(인도) 사람들이 워낙 많이 코로나 19에 걸려서 한국 사람이 심하게 아프면 갈 병실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하는데요. 한국인이라고 특별대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열악한 인도 의료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겁니다.

강 회장은 "실제 인도 사람도 병원에 입원하더라도 말 그대로 산소통 자체가 부족해서 병원에서 산소를 공급 못 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인도 사람들이 매점매석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교민들이 치료받는 데는 지금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강 회장은 "한국 사람 중에 병실을 용케 찾아간 사람들이 있는데, 병원에 산소가 없어 교민들이 병원에 산소통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교민 확진자 한국으로 데려갈 방법을 찾아달라"

강호봉 회장은 지금 상황에서 한국으로 귀국할 사람이 많지는 않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교민 대부분이 주재원과 자영업자, 선교사, 학생 등인데 당장 출국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현지 교민들은 귀국할 비행기 편을 마련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확진자가 한국에 가고 싶어 할 때 어떻게 할 것이냐, 그게 저희 제일 주 관심사"라고 말합니다. 인도 현지의 열악한 의료 상황에서 치료조차 받기 힘든 교민 확진자들을 비행기에 태워 한국으로 갈 수 있도록 해 주기를 바라는 건데요.

갈수록 나빠지는 인도 상황, 어려움에 부닥친 교민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https://youtu.be/ERicS1xph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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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 망가지는 중환자 늘어 산소통도 없어” 교민이 전하는 열악한 인도 상황
    • 입력 2021-05-01 08:03:06
    취재K
폭증하는 코로나 19 사망자에 시신이 밀려드는 인도 노천 화장장 모습
하루 코로나 19 확진자가 38만 명에 달하는 인도. 폭증하는 코로나 19 확진자에 병상도 의약품도 부족한 상황인데요. 하루 3천 6백명이 숨지는 가운데 병실을 구하지 못한 환자들이 병원을 돌아다니다 숨지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자국민들에게 인도를 떠날 것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30일 KBS 1TV <사사건건>에서 강호봉 재인도 한인회장을 연결해 현재 인도 상황을 들어봤습니다.

강호봉 재인도 한인회장은, 현재 인도는 평소의 일상을 잃어버렸다고 말합니다. 시내 곳곳이 봉쇄되고 대부분 재택근무 등을 하면서 집에 머물고 있는데요. 교민 확진자도 계속 늘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 일을 하는 '가장'이 확진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며칠 사이 8, 9살 아이의 확진 소식이 들리는 등 가족들의 확진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 "2019년으로 돌아간 듯 마스크도 안 쓰고 대규모 행사"

코로나 19가 폭증하기 직전 인도는 힌두교 축제와 지방선거 유세 등 대형 행사를 강행했습니다. 이미 지난 2월 인도 정부가 "코로나 19 확산세가 성공적으로 잡혔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강호봉 회장도 2월까지는 확진자 통제가 잘 되고 방역에 성공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3월 들어 봄을 알리는 축제들이 속속 열리면서 인도 사람들이 '방심'했다는 겁니다.

강 회장은 축제 현장에서 "마스크 쓴 사람을 볼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또 축제 당시 상황을 "마치 2019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없었을 때처럼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이 운집해 행사했다는 겁니다. 힌두교 축제는 물에 들어가는 종교의식이 많은데, 물에 들어가는 행사다 보니 대부분 옷을 벗고 끌어안는 등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축제를 즐겼다고 전했습니다.

■"변이 바이러스 의심 중환자 속출…폐 망가지고 있어."

강 회장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는 이전과는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 "작년 같은 경우에는 그냥 감기, 아주 심한 독감식으로 한 2주 앓고 나면 그냥 집에서 약만 먹으면 대부분이 다 치유가 됐는데 이번에는 지금 중환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많은 전문가도 변이 바이러스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강 회장은 폐가 망가지는 중환자가 속출하다 보니 자연스레 산소호흡기 수요가 늘어나고 산소호흡기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산소통이 부족한 인도에서 산소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인도인들
■ 병원에서도 구할 수 없는 산소통…사재기까지

코로나 19 급증으로 병실마저 부족한 인도에서 한국 교민들도 병실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강호봉 회장은 "(인도) 사람들이 워낙 많이 코로나 19에 걸려서 한국 사람이 심하게 아프면 갈 병실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하는데요. 한국인이라고 특별대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열악한 인도 의료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겁니다.

강 회장은 "실제 인도 사람도 병원에 입원하더라도 말 그대로 산소통 자체가 부족해서 병원에서 산소를 공급 못 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인도 사람들이 매점매석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교민들이 치료받는 데는 지금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강 회장은 "한국 사람 중에 병실을 용케 찾아간 사람들이 있는데, 병원에 산소가 없어 교민들이 병원에 산소통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교민 확진자 한국으로 데려갈 방법을 찾아달라"

강호봉 회장은 지금 상황에서 한국으로 귀국할 사람이 많지는 않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교민 대부분이 주재원과 자영업자, 선교사, 학생 등인데 당장 출국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현지 교민들은 귀국할 비행기 편을 마련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확진자가 한국에 가고 싶어 할 때 어떻게 할 것이냐, 그게 저희 제일 주 관심사"라고 말합니다. 인도 현지의 열악한 의료 상황에서 치료조차 받기 힘든 교민 확진자들을 비행기에 태워 한국으로 갈 수 있도록 해 주기를 바라는 건데요.

갈수록 나빠지는 인도 상황, 어려움에 부닥친 교민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https://youtu.be/ERicS1xph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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