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기자들 Q] 관계자는 기자와 무슨 관계일까? 익명 뒤에 숨은 언론

입력 2021.05.0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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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원을 숨기는 익명 보도 관행은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한국 언론의 문제점입니다. 내부 고발이나 공익 보도를 위해선 익명이 필요하겠죠. 또 외교나 안보 당국자의 경우도 어느정도 익명 보도의 필요성이 인정됩니다.

그런데, 익명 보도가 그밖의 영역에서도 필요 이상으로 남발되고 있다는 '느낌적 느낌'을 받으셨나요? 그런 기사에 나오는 '관계자'들은 믿을 수 있을까요? 기자가 인용한 관계자는 누구일까요? 혹시 취재원이 어떤 의도성을 가지고 익명 뒤에 숨거나 기자의 의도가 깔려있지는 않을까요?

■익명 취재원 실태…어떤 기사에 주로 등장했나?


'질문하는 기자들 Q' 제작진은 우선 KBS 보도본부 이용자관여팀에 의뢰해 국내 주요 일간지의 익명 취재원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대상은 경향,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일보의 4월1일부터 20일까지 인터넷에 올라온 정치, 경제, 사회 분야 기사였습니다.

국내 언론이 익명 취재원에 크게 의존한다는 건 이번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693건의 기사 가운데 '관계자' 등의 익명 취재원이 등장한 경우는 365건, 비율로는 21.6%였습니다. 과거 다른 조사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입니다.

분석의 핵심은 이러한 익명 취재원이 '어떻게' 쓰였느냐였습니다. 우선 기사당 익명 취재원의 등장 빈도수는 평균 1.4회였습니다. 특히 정치 기사에선 1.6회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최다 익명 취재원 등장도 정치 기사였습니다. 최근 개각 전망을 다룬 한 주요 일간지의 기사에서는 7명의 '관계자'들이 등장했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 고위 관계자, 또 다른 관계자, 여권 관계자, 정부 고위 관계자 등입니다. 실명으로 등장한 취재원은 청와대 대변인 1명이었습니다.

이렇게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들의 발언을 분석했습니다. 85건의 정치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의 발언 가운데 '감성분석'이 가능한 건 10건이었습니다. 10건 모두 '부정' 감성이었는데요. '부정' 감성은 주로 익명의 관계자가 어떤 정치세력을 공격/비판/비난하는 내용으로 분석됐습니다.

익명 취재원은 정치 기사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비난하기 위해 쓰이고 있다는 겁니다.

■정치·검찰 기사에서 익명이 쓰이는 방식은?


Q 제작진은 이어 정부부처 등 공적인 곳에서 익명 취재원이 많이 쓰이고 있는 이유를 현직 기자들에게 심층적으로 물었습니다.(익명이지만, 어렵게 방송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청와대 관련 뉴스에는 왜 유난히 익명 취재원이 많이 등장하는지, 어떤 관행이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익명의 핵심 관계자가 누군지도 등장합니다. 또,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정치 기사·검찰 관련 기사에서 익명 취재원 뒤에 숨겨진 의도와 그 위험성을 분석했습니다. 익명 취재원이 등장하는 북한 관련 오보가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도 다뤘습니다.

이제 언론사의 가이드라인을 분석할 차례입니다. 추측성 기사에서 익명 쓰지 마라. 취재원의 개인 의견을 반영할 때 익명 쓰지 마라. 제3자를 비방하거나 비판할 때 가급적 익명 쓰지 마라.... 이런 취지의 내용들이 쓰여있습니다.

한국 언론은 익명 취재원을 써야 할 지점과 쓰지 말아야 할 지점을 제대로 지키고 있을까요? '질문하는 기자들 Q' 제작진이 기사 데이터 분석과 현직 기자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서 익명 취재와 관련해 시청자들의 궁금한 점을 풀어드립니다.

KBS의 새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질문하는 기자들Q'의 3회는 <익명 뒤에 숨은 언론, 왜 취재원을 숨길까?>와 <유튜브에 뛰어든 기자들이 배운 것>을 주제로 2일(일) 밤 10시 35분에 KBS1TV에서 방영됩니다.

'질문하는 기자들Q' 3회는 김솔희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교수, 홍석우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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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문하는 기자들 Q] 관계자는 기자와 무슨 관계일까? 익명 뒤에 숨은 언론
    • 입력 2021-05-01 10:11:22
    취재K
취재원을 숨기는 익명 보도 관행은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한국 언론의 문제점입니다. 내부 고발이나 공익 보도를 위해선 익명이 필요하겠죠. 또 외교나 안보 당국자의 경우도 어느정도 익명 보도의 필요성이 인정됩니다.

그런데, 익명 보도가 그밖의 영역에서도 필요 이상으로 남발되고 있다는 '느낌적 느낌'을 받으셨나요? 그런 기사에 나오는 '관계자'들은 믿을 수 있을까요? 기자가 인용한 관계자는 누구일까요? 혹시 취재원이 어떤 의도성을 가지고 익명 뒤에 숨거나 기자의 의도가 깔려있지는 않을까요?

■익명 취재원 실태…어떤 기사에 주로 등장했나?


'질문하는 기자들 Q' 제작진은 우선 KBS 보도본부 이용자관여팀에 의뢰해 국내 주요 일간지의 익명 취재원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대상은 경향,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일보의 4월1일부터 20일까지 인터넷에 올라온 정치, 경제, 사회 분야 기사였습니다.

국내 언론이 익명 취재원에 크게 의존한다는 건 이번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693건의 기사 가운데 '관계자' 등의 익명 취재원이 등장한 경우는 365건, 비율로는 21.6%였습니다. 과거 다른 조사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입니다.

분석의 핵심은 이러한 익명 취재원이 '어떻게' 쓰였느냐였습니다. 우선 기사당 익명 취재원의 등장 빈도수는 평균 1.4회였습니다. 특히 정치 기사에선 1.6회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최다 익명 취재원 등장도 정치 기사였습니다. 최근 개각 전망을 다룬 한 주요 일간지의 기사에서는 7명의 '관계자'들이 등장했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 고위 관계자, 또 다른 관계자, 여권 관계자, 정부 고위 관계자 등입니다. 실명으로 등장한 취재원은 청와대 대변인 1명이었습니다.

이렇게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들의 발언을 분석했습니다. 85건의 정치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의 발언 가운데 '감성분석'이 가능한 건 10건이었습니다. 10건 모두 '부정' 감성이었는데요. '부정' 감성은 주로 익명의 관계자가 어떤 정치세력을 공격/비판/비난하는 내용으로 분석됐습니다.

익명 취재원은 정치 기사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비난하기 위해 쓰이고 있다는 겁니다.

■정치·검찰 기사에서 익명이 쓰이는 방식은?


Q 제작진은 이어 정부부처 등 공적인 곳에서 익명 취재원이 많이 쓰이고 있는 이유를 현직 기자들에게 심층적으로 물었습니다.(익명이지만, 어렵게 방송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청와대 관련 뉴스에는 왜 유난히 익명 취재원이 많이 등장하는지, 어떤 관행이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익명의 핵심 관계자가 누군지도 등장합니다. 또,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정치 기사·검찰 관련 기사에서 익명 취재원 뒤에 숨겨진 의도와 그 위험성을 분석했습니다. 익명 취재원이 등장하는 북한 관련 오보가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도 다뤘습니다.

이제 언론사의 가이드라인을 분석할 차례입니다. 추측성 기사에서 익명 쓰지 마라. 취재원의 개인 의견을 반영할 때 익명 쓰지 마라. 제3자를 비방하거나 비판할 때 가급적 익명 쓰지 마라.... 이런 취지의 내용들이 쓰여있습니다.

한국 언론은 익명 취재원을 써야 할 지점과 쓰지 말아야 할 지점을 제대로 지키고 있을까요? '질문하는 기자들 Q' 제작진이 기사 데이터 분석과 현직 기자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서 익명 취재와 관련해 시청자들의 궁금한 점을 풀어드립니다.

KBS의 새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질문하는 기자들Q'의 3회는 <익명 뒤에 숨은 언론, 왜 취재원을 숨길까?>와 <유튜브에 뛰어든 기자들이 배운 것>을 주제로 2일(일) 밤 10시 35분에 KBS1TV에서 방영됩니다.

'질문하는 기자들Q' 3회는 김솔희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교수, 홍석우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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