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이상직 의원이 남긴 말 “정부·지역사회가 이스타항공 살려야” ①

입력 2021.05.01 (10:11) 수정 2021.05.02 (10:2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배임·횡령 혐의로 수감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
전주지방법원 영장 담당 판사 “피의자 행태 감안해 구속”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의 문제 제기부터 구속까지 이 의원 ‘말·말·말’


■ '피의자 이상직의 행태'..도대체 어땠길래?

지난 28일 새벽, 무소속 이상직 의원(전북 전주을)이 구속수감됐습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의 이스타항공 관련 550억 대의 배임·횡령 혐의는 잘 알려진 주요 혐의입니다. 이 밖에 숱한 의혹을 낳았던, 이스타항공 계열사 자금이 자녀의 고급 외제차 리스 비용이나 오피스텔 임차 비용에 사용됐는지도 수사 대상입니다.

전주지방법원이 밝힌 구속영장 발부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식의 시가나 채권가치 평가 등 일부 쟁점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이나
구속영장 심사단계에서 요구되는 혐의사실에 대한 소명은 충분하다.

수사과정에서 나타난 피의자의 행태를 감안할 때 증거 변조나 진술 회유의 가능성이 있고, 피의자가 관련자들에 대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피의자에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

여기서 피의자의 행태를 감안한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이 의원이 그동안 어떤 행태를 보여왔길래 영장 발부 사유에도 포함됐을까요? '행태'란 '행동하는 양상'을 뜻합니다. 이 의원이 그간 공식적으로 남긴 요 발언과 행동에서 어떤 '행태'를 보였는지 그 발자취를 되짚어보겠습니다.

아래 영상으로 먼저 확인해보시죠.

'구속수감' 이상직 의원 주요 발언 모음 [촬영·편집:한문현/그래픽:박소현]

■ ① 이스타항공, 정부와 지역사회가 살려라?


이스타항공 임금 체불 사태와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던 지난해 7월. 제주항공 인수문제가 6개월 넘게 결론이 나지 않아 계약 해제 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말을 아끼며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던 이 의원은 KBS 전주 라디오 프로그램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입을 엽니다.

"지방자치단체와 도민들이 향토 기업인 이스타항공 살리기 운동, 그리고 정부의 지역 항공 LCC 지원이 병행 되어야 합니다."

(지난해 7월 22일, KBS 전주 라디오 '패트롤전북'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직원들의 밀린 임금은 제주항공이 지급하기로 약속한 사항이고 자신이 내놓은 지분으로 체불 임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스타항공에 대해서 이렇다 할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돌연 '정부 지원'이나 '지자체와 전북도민의 향토기업 살리기' 등 떠넘기듯이 사회적 해법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 의원이 지분을 내놓고 책임만 모면하려 한다며, 진정성이 없는 답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② '징계는 피하고'...민주당으로 되돌아오겠다?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이상직 책임론'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이 의원에 대한 징계를 염두에 두고 윤리감찰단 조사를 진행합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탈당을 선택합니다.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민주당 공천을 받은 2012년과 2020년 총선에서 두 차례 당선돼 '전북 전주을' 지역구에서 재선 국회의원이 된 이 의원은 이런 말을 남깁니다.

"되돌아오겠습니다. 국민과 당원 동지들의 눈높이에 걸맞는 정치인이자 공인으로 다시 서겠습니다."

(지난해 9월 20일,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그러나 탈당 선택 시기를 보면, 민주당 차원의 조사가 마무리되고 징계 수위가 결정되기에 앞서 스스로 당적을 버린 셈이 됩니다. 제명 조치당하기에 앞서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 탈당', '회피용 탈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 ③ 조카는 구속됐는데…'사실과 다르다'만 반복

지난해 7월과 9월,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와 야당인 국민의 힘은 각각 이상직 의원을 고발하고 검찰은 수사에 들어갑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던 검찰 수사는 지난 2월 새 국면을 맞습니다. 이 의원의 조카이자 이스타항공 재무담당 간부였던 이 모 씨가 전격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이 이 의원을 언제쯤 본격 수사할지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조카이자 재무담당 간부인 이 모 씨의 첫 공판, 지난 3월 10일 전주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재판에서 이 모 씨의 변호인은 "이 사건 정점에 이상직 의원이 있다. 검찰이 기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구속된 조카의 범행과 삼촌 이상직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며칠 뒤 열린 이 의원의 공직선거법 1심 공판일. 이 의원을 지목한 '정점' 발언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변호인이 말한 게 사실과 다르게 언론에서 이야기가 됐는데. 사실과 다르게 변호사가 말한 게 언론에서 말한 게 확인이 됐고. 재판이나 조사 과정에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확인이 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3월 19일, 전주지법에서 기자들에게)

변호사의 말이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어떻게 사실과 다르냐"는 구체적 질문에는 고개를 돌리고 승용차를 타고 떠나버렸습니다.

<'구속' 이상직 의원…그는 무슨 말을 남겼나? ②편에서 이어집니다>

[연관기사] ‘구속’ 이상직 의원이 남긴 말 “9천9백만 원 밖에 안 해” ②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구속’ 이상직 의원이 남긴 말 “정부·지역사회가 이스타항공 살려야” ①
    • 입력 2021-05-01 10:11:32
    • 수정2021-05-02 10:21:42
    취재K
배임·횡령 혐의로 수감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br />전주지방법원 영장 담당 판사 “피의자 행태 감안해 구속”<br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의 문제 제기부터 구속까지 <strong>이 의원 ‘말·말·말’</strong>

■ '피의자 이상직의 행태'..도대체 어땠길래?

지난 28일 새벽, 무소속 이상직 의원(전북 전주을)이 구속수감됐습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의 이스타항공 관련 550억 대의 배임·횡령 혐의는 잘 알려진 주요 혐의입니다. 이 밖에 숱한 의혹을 낳았던, 이스타항공 계열사 자금이 자녀의 고급 외제차 리스 비용이나 오피스텔 임차 비용에 사용됐는지도 수사 대상입니다.

전주지방법원이 밝힌 구속영장 발부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식의 시가나 채권가치 평가 등 일부 쟁점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이나
구속영장 심사단계에서 요구되는 혐의사실에 대한 소명은 충분하다.

수사과정에서 나타난 피의자의 행태를 감안할 때 증거 변조나 진술 회유의 가능성이 있고, 피의자가 관련자들에 대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피의자에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

여기서 피의자의 행태를 감안한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이 의원이 그동안 어떤 행태를 보여왔길래 영장 발부 사유에도 포함됐을까요? '행태'란 '행동하는 양상'을 뜻합니다. 이 의원이 그간 공식적으로 남긴 요 발언과 행동에서 어떤 '행태'를 보였는지 그 발자취를 되짚어보겠습니다.

아래 영상으로 먼저 확인해보시죠.

'구속수감' 이상직 의원 주요 발언 모음 [촬영·편집:한문현/그래픽:박소현]

■ ① 이스타항공, 정부와 지역사회가 살려라?


이스타항공 임금 체불 사태와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던 지난해 7월. 제주항공 인수문제가 6개월 넘게 결론이 나지 않아 계약 해제 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말을 아끼며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던 이 의원은 KBS 전주 라디오 프로그램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입을 엽니다.

"지방자치단체와 도민들이 향토 기업인 이스타항공 살리기 운동, 그리고 정부의 지역 항공 LCC 지원이 병행 되어야 합니다."

(지난해 7월 22일, KBS 전주 라디오 '패트롤전북'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직원들의 밀린 임금은 제주항공이 지급하기로 약속한 사항이고 자신이 내놓은 지분으로 체불 임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스타항공에 대해서 이렇다 할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돌연 '정부 지원'이나 '지자체와 전북도민의 향토기업 살리기' 등 떠넘기듯이 사회적 해법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 의원이 지분을 내놓고 책임만 모면하려 한다며, 진정성이 없는 답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② '징계는 피하고'...민주당으로 되돌아오겠다?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이상직 책임론'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이 의원에 대한 징계를 염두에 두고 윤리감찰단 조사를 진행합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탈당을 선택합니다.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민주당 공천을 받은 2012년과 2020년 총선에서 두 차례 당선돼 '전북 전주을' 지역구에서 재선 국회의원이 된 이 의원은 이런 말을 남깁니다.

"되돌아오겠습니다. 국민과 당원 동지들의 눈높이에 걸맞는 정치인이자 공인으로 다시 서겠습니다."

(지난해 9월 20일,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그러나 탈당 선택 시기를 보면, 민주당 차원의 조사가 마무리되고 징계 수위가 결정되기에 앞서 스스로 당적을 버린 셈이 됩니다. 제명 조치당하기에 앞서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 탈당', '회피용 탈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 ③ 조카는 구속됐는데…'사실과 다르다'만 반복

지난해 7월과 9월,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와 야당인 국민의 힘은 각각 이상직 의원을 고발하고 검찰은 수사에 들어갑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던 검찰 수사는 지난 2월 새 국면을 맞습니다. 이 의원의 조카이자 이스타항공 재무담당 간부였던 이 모 씨가 전격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이 이 의원을 언제쯤 본격 수사할지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조카이자 재무담당 간부인 이 모 씨의 첫 공판, 지난 3월 10일 전주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재판에서 이 모 씨의 변호인은 "이 사건 정점에 이상직 의원이 있다. 검찰이 기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구속된 조카의 범행과 삼촌 이상직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며칠 뒤 열린 이 의원의 공직선거법 1심 공판일. 이 의원을 지목한 '정점' 발언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변호인이 말한 게 사실과 다르게 언론에서 이야기가 됐는데. 사실과 다르게 변호사가 말한 게 언론에서 말한 게 확인이 됐고. 재판이나 조사 과정에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확인이 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3월 19일, 전주지법에서 기자들에게)

변호사의 말이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어떻게 사실과 다르냐"는 구체적 질문에는 고개를 돌리고 승용차를 타고 떠나버렸습니다.

<'구속' 이상직 의원…그는 무슨 말을 남겼나? ②편에서 이어집니다>

[연관기사] ‘구속’ 이상직 의원이 남긴 말 “9천9백만 원 밖에 안 해” ②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