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헌재 “미래 세대에 환경 부담 줘선 안돼…정책 더 강하게”

입력 2021.05.01 (21:26) 수정 2021.05.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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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 중립을 위해 기후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죠.

독일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내놨는데, 독일 헌법재판소가 이 계획이 충분치 않다며 감축 목표를 강화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다음 세대에 감축 부담을 떠넘기지 말라는 건데요. ​

베를린에서 김귀수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2019년 만들어진 독일의 기후변화대응법.

2050년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의 온실가스 중립국 달성이 목표입니다.

에너지, 교통, 건물, 농업 등 산업 부문별로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이 촘촘히 제시됐습니다.

문제는 이 계획이 2030년까지만 세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2030년까지 1990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55% 줄인다는 계획인데, 그 기간에 독일에 할당된 이산화탄소를 대부분 소비하게 됩니다.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는 이 부분을 위헌이라고 봤습니다.

2031년부터 20년간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선 더 강력한 제한이 가해질 수 밖에 없고, 이는 미래 세대의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는 겁니다.

다음 세대에 감축 부담을 전가하지 말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 시기를 앞당기라는 게 헌재의 명령입니다.

온실가스 감축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하고 국가가 미래 세대를 희생시켜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환경 정책의 속도와 질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파트릭 그라이헨/아고라 에네르기벤데 소장 : "다음 세대의 자유권이 지금 성인의 자유권만큼 가치있다고 선언했습니다. 이것은 혁명적인 결정입니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둔 각 정당들도 새로운 환경 정책 수립에 나섰습니다.

환경단체들은 헌재가 연방정부의 뺨을 소리나게 때렸다며 이번 결정을 반겼습니다.

연방정부는 헌재 결정 직후 더욱 강화된 새 환경정책 검토에 나섰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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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헌재 “미래 세대에 환경 부담 줘선 안돼…정책 더 강하게”
    • 입력 2021-05-01 21:26:20
    • 수정2021-05-01 21: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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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 중립을 위해 기후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죠.

독일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내놨는데, 독일 헌법재판소가 이 계획이 충분치 않다며 감축 목표를 강화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다음 세대에 감축 부담을 떠넘기지 말라는 건데요. ​

베를린에서 김귀수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2019년 만들어진 독일의 기후변화대응법.

2050년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의 온실가스 중립국 달성이 목표입니다.

에너지, 교통, 건물, 농업 등 산업 부문별로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이 촘촘히 제시됐습니다.

문제는 이 계획이 2030년까지만 세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2030년까지 1990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55% 줄인다는 계획인데, 그 기간에 독일에 할당된 이산화탄소를 대부분 소비하게 됩니다.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는 이 부분을 위헌이라고 봤습니다.

2031년부터 20년간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선 더 강력한 제한이 가해질 수 밖에 없고, 이는 미래 세대의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는 겁니다.

다음 세대에 감축 부담을 전가하지 말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 시기를 앞당기라는 게 헌재의 명령입니다.

온실가스 감축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하고 국가가 미래 세대를 희생시켜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환경 정책의 속도와 질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파트릭 그라이헨/아고라 에네르기벤데 소장 : "다음 세대의 자유권이 지금 성인의 자유권만큼 가치있다고 선언했습니다. 이것은 혁명적인 결정입니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둔 각 정당들도 새로운 환경 정책 수립에 나섰습니다.

환경단체들은 헌재가 연방정부의 뺨을 소리나게 때렸다며 이번 결정을 반겼습니다.

연방정부는 헌재 결정 직후 더욱 강화된 새 환경정책 검토에 나섰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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