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백신 접종 현황과 코로나19 상황은?

입력 2021.05.01 (22:16) 수정 2021.05.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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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80만 명을 넘어서 세계에서 5번째로 규모가 큰데요,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V(브이) 등 각기 다른 3가지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유일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모스크바 현지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서 러시아의 백신 접종 현황과 코로나19 상황을 살펴봅니다.

김 특파원?

러시아의 코로나19 상황,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오늘 기준 480여만 명입니다.

미국과 인도, 브라질,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규모입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말 3만 명 가까이 치솟았지만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8~9천 명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누적 사망자는 약 11만 명입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추이에 있어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러시아는 백신 접종을 꽤 일찍 시작한 나라 중 하나죠, 현재 백신 접종은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부터 백신 접종에 들어갔는데 아직까지 접종률이 약 10%에 불과합니다.

비슷한 시기 접종을 시작한 프랑스, 독일, 헝가리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상당히 더딘 수준으로 볼 수 있는데요,

얼마 전엔 푸틴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백신 접종을 거듭 호소하고 나설 정도였습니다.

러시아의 백신 접종 상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안톤/모스크바 시민 : "백신 접종은 사회적 행위입니다. 우리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돌봐야 합니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V와 에피박코로나, 코비박 등 각기 다른 3종류의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동물용 코로나19 백신까지 개발한 유일한 나라입니다.

러시아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던 스푸트니크 V는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 에피박코로나는 합성항원 방식, 코비박은 불활성화 방식의 백신입니다.

스푸트니크 V는 당초 1상 2상 임상시험 뒤 3상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채 승인해 효능과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에 3상 임상시험 결과와 이에 대한 긍정적인 동료평가가 실리면서 평가가 달라지는 추세입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부터 백신 접종에 들어갔는데, 보건당국에 따르면 백신을 1회 이상 접종 받은 인원은 1,190만 명으로 러시아 전체 성인의 약 10%에 해당합니다.

이 가운데 2회 접종을 모두 마친 인원은 750만 명으로 성인의 약 6.5%입니다.

최근 들어 속도를 내고 있긴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나라들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접종 속도가 느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해외에서도 백신을 생산하고 있고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백신 접종률은 물량 등 공급 측면의 문제라기보다는 러시아인들의 신중한 접근 태도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비탈리/모스크바 시민 : "안 맞았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백신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갈리나/모스크바 시민 : "친구가 심하게 아팠습니다. 그것이 내가 백신 접종을 결심했던 이유입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지난달(4월) 연례 대의회 국정연설에 나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달 21일 :"나는 모든 러시아 국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할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이어 모두가 백신을 맞게 되면 가을에 집단 면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자신도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는데,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달 14일 : "이 방에 들어오기 바로 직전에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했음을 알립니다."]

원래 러시아 국민은 무료 접종인데 이젠 돈까지 줘가며 백신 접종 캠페인에 나서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시의 경우 최근 60세 이상 백신 접종자에게 1,000루블, 우리 돈 약 만 5천 원 정도의 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스푸트니크 V에 대한 반응은 러시아 국내와 다른 분위기입니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이미 세계 60여 개국이 스푸트니크 V를 승인했고, 유럽에서도 백신을 맞기 위해 모스크바로 관광을 오기도 합니다.

[우베 카임/독일인 관광객 : "5~10개월 대기가 너무 길어 다른 기회를 찾았습니다. 하나는 세르비아였는데 취소됐고, 러시아는 두 번째였는데 지금까지 성공적입니다."]

[엔노 렌제/독일인 관광객 : "랜싯 기사를 읽었는데 신뢰합니다. 91% 안전하다는데 저는 그걸로 충분합니다."]

반면, 스푸트니크 V 승인을 거부한 나라도 있습니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스푸트니크 V 승인을 지난 1월에 이어 지난달(4월) 또 다시 거부했습니다.

[구스타보 멘데스/브라질 보건당국 관계자/지난달 : "스푸트니크 V의 경우 복제 가능한 아데노바이러스가 있다는 것이 중요한 점입니다."]

유럽연합 국가 중에서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이 유럽의약품청의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스푸트니크 V 긴급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독일 또한 스푸트니크 V 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메르켈/독일 총리/지난달 26일 :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이 백신(스푸트니크 V) 사용을 원하는지, 언제 유럽의약품청이 승인할지입니다. (승인을 위한) 서류가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스푸트니크 V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상황에서의 긴급 절차인 '동반심사'를 진행 중인 유럽의약품청의 승인 여부가 무엇보다 주목됩니다.

모스크바에서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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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의 백신 접종 현황과 코로나19 상황은?
    • 입력 2021-05-01 22:16:36
    • 수정2021-05-04 21:46:40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러시아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80만 명을 넘어서 세계에서 5번째로 규모가 큰데요,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V(브이) 등 각기 다른 3가지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유일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모스크바 현지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서 러시아의 백신 접종 현황과 코로나19 상황을 살펴봅니다.

김 특파원?

러시아의 코로나19 상황,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오늘 기준 480여만 명입니다.

미국과 인도, 브라질,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규모입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말 3만 명 가까이 치솟았지만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8~9천 명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누적 사망자는 약 11만 명입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추이에 있어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러시아는 백신 접종을 꽤 일찍 시작한 나라 중 하나죠, 현재 백신 접종은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부터 백신 접종에 들어갔는데 아직까지 접종률이 약 10%에 불과합니다.

비슷한 시기 접종을 시작한 프랑스, 독일, 헝가리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상당히 더딘 수준으로 볼 수 있는데요,

얼마 전엔 푸틴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백신 접종을 거듭 호소하고 나설 정도였습니다.

러시아의 백신 접종 상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안톤/모스크바 시민 : "백신 접종은 사회적 행위입니다. 우리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돌봐야 합니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V와 에피박코로나, 코비박 등 각기 다른 3종류의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동물용 코로나19 백신까지 개발한 유일한 나라입니다.

러시아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던 스푸트니크 V는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 에피박코로나는 합성항원 방식, 코비박은 불활성화 방식의 백신입니다.

스푸트니크 V는 당초 1상 2상 임상시험 뒤 3상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채 승인해 효능과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에 3상 임상시험 결과와 이에 대한 긍정적인 동료평가가 실리면서 평가가 달라지는 추세입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부터 백신 접종에 들어갔는데, 보건당국에 따르면 백신을 1회 이상 접종 받은 인원은 1,190만 명으로 러시아 전체 성인의 약 10%에 해당합니다.

이 가운데 2회 접종을 모두 마친 인원은 750만 명으로 성인의 약 6.5%입니다.

최근 들어 속도를 내고 있긴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나라들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접종 속도가 느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해외에서도 백신을 생산하고 있고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백신 접종률은 물량 등 공급 측면의 문제라기보다는 러시아인들의 신중한 접근 태도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비탈리/모스크바 시민 : "안 맞았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백신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갈리나/모스크바 시민 : "친구가 심하게 아팠습니다. 그것이 내가 백신 접종을 결심했던 이유입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지난달(4월) 연례 대의회 국정연설에 나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달 21일 :"나는 모든 러시아 국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할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이어 모두가 백신을 맞게 되면 가을에 집단 면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자신도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는데,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달 14일 : "이 방에 들어오기 바로 직전에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했음을 알립니다."]

원래 러시아 국민은 무료 접종인데 이젠 돈까지 줘가며 백신 접종 캠페인에 나서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시의 경우 최근 60세 이상 백신 접종자에게 1,000루블, 우리 돈 약 만 5천 원 정도의 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스푸트니크 V에 대한 반응은 러시아 국내와 다른 분위기입니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이미 세계 60여 개국이 스푸트니크 V를 승인했고, 유럽에서도 백신을 맞기 위해 모스크바로 관광을 오기도 합니다.

[우베 카임/독일인 관광객 : "5~10개월 대기가 너무 길어 다른 기회를 찾았습니다. 하나는 세르비아였는데 취소됐고, 러시아는 두 번째였는데 지금까지 성공적입니다."]

[엔노 렌제/독일인 관광객 : "랜싯 기사를 읽었는데 신뢰합니다. 91% 안전하다는데 저는 그걸로 충분합니다."]

반면, 스푸트니크 V 승인을 거부한 나라도 있습니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스푸트니크 V 승인을 지난 1월에 이어 지난달(4월) 또 다시 거부했습니다.

[구스타보 멘데스/브라질 보건당국 관계자/지난달 : "스푸트니크 V의 경우 복제 가능한 아데노바이러스가 있다는 것이 중요한 점입니다."]

유럽연합 국가 중에서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이 유럽의약품청의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스푸트니크 V 긴급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독일 또한 스푸트니크 V 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메르켈/독일 총리/지난달 26일 :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이 백신(스푸트니크 V) 사용을 원하는지, 언제 유럽의약품청이 승인할지입니다. (승인을 위한) 서류가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스푸트니크 V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상황에서의 긴급 절차인 '동반심사'를 진행 중인 유럽의약품청의 승인 여부가 무엇보다 주목됩니다.

모스크바에서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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