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살리는 쏠쏠한 재미 ‘제로 웨이스트’

입력 2021.05.02 (08:00) 수정 2021.05.0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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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최대 5,3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각국 정부가 현재 세워 놓은 플라스틱 감축 계획이 제대로 지켜졌을 때를 상정한 경우라서 실제로는 더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기자는 지난주 4월 22일 지구의 날을 기점으로 지구와 환경을 살리고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찾기 위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해보기로 마음먹었다.

■ '지구의 날' 기점으로 텀블러 할인받고 보리차 끓여 마셔...

끓인 보리차를 유리병에 담고, 테이크아웃 커피잔 대신 개인 컵을 사용했다.끓인 보리차를 유리병에 담고, 테이크아웃 커피잔 대신 개인 컵을 사용했다.

회사에서 항상 사용하는 개인용 텀블러를 들고 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았다. 그곳에선 지구의 날을 기점으로 하루 동안 개인 컵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커피류 전 메뉴를 무료로 제공했다.

이후로 카페에서 제공하는 텀블러 할인 제도도 여러 번 이용했다. 단돈 200원, 300원 할인이지만 나의 불편함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기분이 들어 기뻤다.

익숙해지고 나니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미처 텀블러를 챙기지 못한 경우에는 제공되는 컵 홀더나 빨대를 정중히 거절해 봤다.

집에 있는 유리병에 보리차를 끓여 담았다. 생수를 사 먹게 되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엄청나게 나오기 때문. 조금의 수고스러움을 감내하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간단하고 친환경적인 실천이었다.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란,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춘 원칙입니다.

ZWIA(Zero Waste International Alliance, 제로 웨이스트 국제동맹)에서는 모든 제품, 포장 및 자재를 태우지 않고, 환경이나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토지, 해양, 공기로 배출하지 않으며 책임 있는 생산, 소비, 재사용 및 회수를 통해 모든 자원을 보존하는 것을 제로 웨이스트로 정의합니다.


■ 안 입는 옷으로 앞치마 만들고, 유리 용기 가져가 음식 담고 포장 용기 사용 줄여

평소 잘 입지 않는 옷을 앞치마로라도 활용하고 싶었다. 기자는 재주가 부족해 재봉틀로 옷을 만드는 취미를 가진 어머니께 도움을 청했다.

평소 잘 입지 않는 셔츠로 앞치마를 만들었다.평소 잘 입지 않는 셔츠로 앞치마를 만들었다.

엄마의 협찬으로 신상 앞치마 보다 더 예쁜 모양으로 탈바꿈한 앞치마는 설거지 할 때마다 뿌듯하게 사용하고 있다. 옷 자체가 짧아 앞치마로 사용할 때 앙증맞은 것이 약간의 흠이긴 했지만, 착용할 때마다 차 오르는 흐뭇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을 많이시켜 일회용품인 플라스틱 용기의 판매량과 쓰레기의 양이 2배이상으로 늘었다고 한다. 기자 또한 식당 이용보다는 포장 음식을 선호하게 됐지만 플라스틱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 구매할 때 마다 신경이 쓰였다.

준비해 간 유리용기에 포장용 음식을 포장해 집으로 가져왔다.준비해 간 유리용기에 포장용 음식을 포장해 집으로 가져왔다.

지난 29일 저녁에는 평소에 반찬을 담는 용도로 사용하는 유리 용기를 들고 집 근처의 포장 음식 전문 매장을 찾았다. 빼곡하게 쌓여있는 포장용 플라스틱 용기에 재료를 담아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부대찌개 3인분을 주문하면서 용기를 내 유리 용기를 내밀었더니 점원분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최근 개인 용기를 가져와서 담아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자연스럽게 재료를 담아줬다. 가져갔던 유리 용기가 생각보다 작았던 탓에 어쩔 수 없이 육수는 비닐 팩에 담아오게 돼, 그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다음에는 큰 냄비를 통째로 매장에 가지고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외식을 하려다 사온 음식을 집에서 조리해 먹게 된지라 생각지 않았던 설거지거리가 생기긴 했지만, 산더미 같이 쌓이는 플라스틱 용기를 들고 나가 분리수거 해야 하는 부담도 그만큼 준 것 같아 또 뿌듯했다.

부대찌개 포장을 해 갖고 나올 때 비닐 포장도 정중히 거절하고 미리 들고 온 종이가방에 담았다. 그건 분해되는데 5백 년에서 1천 년이 걸린다는 비닐 봉지 때문이었다.

비닐 봉지 한 장이 실제로 쓰이는 시간은 15분 정도라고 하는데, 나 한 사람이 15분간 편리 하자고 잘 썩지도 않는 쓰레기를 지구에 남길 필요가 있을까?

재사용 가능한 물건의 사용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를 막을 수 있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작고 소소한 것이라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오염 문제 해결방법이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제로 웨이스트 체험은 은근히 쏠쏠한 재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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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별’ 살리는 쏠쏠한 재미 ‘제로 웨이스트’
    • 입력 2021-05-02 08:00:53
    • 수정2021-05-02 22:05:49
    취재K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최대 5,3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r /><br />이 수치는 각국 정부가 현재 세워 놓은 플라스틱 감축 계획이 제대로 지켜졌을 때를 상정한 경우라서 실제로는 더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br /><br />기자는 지난주 4월 22일 지구의 날을 기점으로 지구와 환경을 살리고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찾기 위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해보기로 마음먹었다.
■ '지구의 날' 기점으로 텀블러 할인받고 보리차 끓여 마셔...

끓인 보리차를 유리병에 담고, 테이크아웃 커피잔 대신 개인 컵을 사용했다.
회사에서 항상 사용하는 개인용 텀블러를 들고 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았다. 그곳에선 지구의 날을 기점으로 하루 동안 개인 컵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커피류 전 메뉴를 무료로 제공했다.

이후로 카페에서 제공하는 텀블러 할인 제도도 여러 번 이용했다. 단돈 200원, 300원 할인이지만 나의 불편함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기분이 들어 기뻤다.

익숙해지고 나니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미처 텀블러를 챙기지 못한 경우에는 제공되는 컵 홀더나 빨대를 정중히 거절해 봤다.

집에 있는 유리병에 보리차를 끓여 담았다. 생수를 사 먹게 되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엄청나게 나오기 때문. 조금의 수고스러움을 감내하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간단하고 친환경적인 실천이었다.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란,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춘 원칙입니다.

ZWIA(Zero Waste International Alliance, 제로 웨이스트 국제동맹)에서는 모든 제품, 포장 및 자재를 태우지 않고, 환경이나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토지, 해양, 공기로 배출하지 않으며 책임 있는 생산, 소비, 재사용 및 회수를 통해 모든 자원을 보존하는 것을 제로 웨이스트로 정의합니다.


■ 안 입는 옷으로 앞치마 만들고, 유리 용기 가져가 음식 담고 포장 용기 사용 줄여

평소 잘 입지 않는 옷을 앞치마로라도 활용하고 싶었다. 기자는 재주가 부족해 재봉틀로 옷을 만드는 취미를 가진 어머니께 도움을 청했다.

평소 잘 입지 않는 셔츠로 앞치마를 만들었다.
엄마의 협찬으로 신상 앞치마 보다 더 예쁜 모양으로 탈바꿈한 앞치마는 설거지 할 때마다 뿌듯하게 사용하고 있다. 옷 자체가 짧아 앞치마로 사용할 때 앙증맞은 것이 약간의 흠이긴 했지만, 착용할 때마다 차 오르는 흐뭇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을 많이시켜 일회용품인 플라스틱 용기의 판매량과 쓰레기의 양이 2배이상으로 늘었다고 한다. 기자 또한 식당 이용보다는 포장 음식을 선호하게 됐지만 플라스틱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 구매할 때 마다 신경이 쓰였다.

준비해 간 유리용기에 포장용 음식을 포장해 집으로 가져왔다.
지난 29일 저녁에는 평소에 반찬을 담는 용도로 사용하는 유리 용기를 들고 집 근처의 포장 음식 전문 매장을 찾았다. 빼곡하게 쌓여있는 포장용 플라스틱 용기에 재료를 담아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부대찌개 3인분을 주문하면서 용기를 내 유리 용기를 내밀었더니 점원분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최근 개인 용기를 가져와서 담아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자연스럽게 재료를 담아줬다. 가져갔던 유리 용기가 생각보다 작았던 탓에 어쩔 수 없이 육수는 비닐 팩에 담아오게 돼, 그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다음에는 큰 냄비를 통째로 매장에 가지고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외식을 하려다 사온 음식을 집에서 조리해 먹게 된지라 생각지 않았던 설거지거리가 생기긴 했지만, 산더미 같이 쌓이는 플라스틱 용기를 들고 나가 분리수거 해야 하는 부담도 그만큼 준 것 같아 또 뿌듯했다.

부대찌개 포장을 해 갖고 나올 때 비닐 포장도 정중히 거절하고 미리 들고 온 종이가방에 담았다. 그건 분해되는데 5백 년에서 1천 년이 걸린다는 비닐 봉지 때문이었다.

비닐 봉지 한 장이 실제로 쓰이는 시간은 15분 정도라고 하는데, 나 한 사람이 15분간 편리 하자고 잘 썩지도 않는 쓰레기를 지구에 남길 필요가 있을까?

재사용 가능한 물건의 사용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를 막을 수 있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작고 소소한 것이라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오염 문제 해결방법이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제로 웨이스트 체험은 은근히 쏠쏠한 재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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