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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발자국은 못 남겼지만…이 사람을 기억하는 이유
입력 2021.05.02 (10:00) 수정 2021.05.02 (22:05) 취재K

1969년 7월 21일 밤 10시 56분 20초. 미국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달에 도착했습니다. 인류가 역사상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뒤 달 표면에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긴 사람은 아폴로 11호 사령관 닐 암스트롱이었습니다.

달에 첫발을 내디딘 암스트롱은 너무도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암스트롱의 뒤를 이어 달에 발자국을 새긴 사람은 아폴로11호에 타고 있던 우주인 버즈 올더린이었습니다. 하지만 올더린은 불운하게도 항상 암스트롱의 이름에 가려지거나 다음으로 거론되며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주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인용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버즈 올더린보다 더 잊혀진 인물이 있습니다. 역시 두 사람과 함께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로 날아갔던 마이클 콜린스입니다. 콜린스는 암스트롱이나 올더린과는 달리 정작 달의 표면을 밟지도 못했습니다. 우주 탐사의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콜린스의 이름을 기억하겠지만 대중의 뇌리에서는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콜린스는 91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좌로부터 닐 암스트롱(1930~2012), 마이클 콜린스(1930~2021), 버즈 올더린(1930~ )좌로부터 닐 암스트롱(1930~2012), 마이클 콜린스(1930~2021), 버즈 올더린(1930~ )

■ 콜린스, 달에 착륙하는 대신 달의 뒷면을 보다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을 향한 세 사람, 그 중 암스트롱과 올더린이 달을 걷고 있던 동안 콜린스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당시 그들의 역할을 보면 암스트롱은 아폴로11호 사령관, 콜린스는 사령선인 콜럼비아 조종사, 올더린은 달 착륙선인 이글 조종사였습니다. 암스트롱과 올더린이 전 세계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사령선 조종사 콜린스는 자신의 임무를 다했습니다.

콜린스는 21시간 넘게 사령선에 머물면서 두 사람이 달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사령선이 자신을 포함한 우주인 셋을 태우고 무사히 달에서 지구로 귀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점검하고 관제센터와 연락하는 일을 수행했습니다.

콜린스는 달에 착륙하는 대신 달 궤도를 돌며 최초로 우주에서 달의 뒷면을 지켜봤습니다. 사령선이 달의 뒷면으로 들어가자 지구와의 교신마저 끊긴 상태에서 “이곳을 아는 존재는 오직 신과 나뿐이다. 온전히 홀로 있는 이 순간이 두렵지도 외롭지도 않다”는 메모도 남겼습니다.


콜린스는 사령선에서 멀리 지구를 배경으로 암스트롱과 올더린을 태운 달 착륙선이 착륙을 위해 달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사진도 남겼는데 우주에 홀로 남은 인류의 고독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유명합니다. 살았건 죽었건 간에 이 사진에 포함돼 있지 않은 유일한 사람은 콜린스 혼자밖에 없습니다.

■ "달 착륙 못 하고 혼자 남겨졌지만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으로부터 꼭 50년이 흐른 2019년 7월 16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기념식을 개최하며 주인공으로 콜린스를 초청했습니다. 콜린스는 50년 전 혼자 달에 착륙하지 못하고 사령선에 남겨져 외롭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자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답합니다.


나아가 콜린스는 달 착륙이라는 아폴로 계획의 정신을 화성 착륙으로 이어가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그의 나이 89세였습니다.

■ 누군가는 꼭 해야 했을 일…'잊혀진 우주인'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콜린스는 유명해지지 못한 우주인으로 불립니다. 달 착륙에 관한 한 마이클 콜린스는 1등도 2등도 아니었습니다. 3등도 되지 못했습니다. 달까지 날아갔지만, 달에 내려보지도 못한 채 지구로 돌아와야 했던 콜린스는 '잊혀진 우주인', '기억하지 않는 세 번째 우주인'이라고 불리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관심이 온통 암스트롱과 올더린 두 사람에게 쏠리는 동안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콜린스가 없었더라면 과연 인류의 달 착륙은 가능했을까요? 세상을 떴다 하더라도 우리가 콜린스라는 이름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 달에 발자국은 못 남겼지만…이 사람을 기억하는 이유
    • 입력 2021-05-02 10:00:55
    • 수정2021-05-02 22:05:39
    취재K

1969년 7월 21일 밤 10시 56분 20초. 미국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달에 도착했습니다. 인류가 역사상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뒤 달 표면에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긴 사람은 아폴로 11호 사령관 닐 암스트롱이었습니다.

달에 첫발을 내디딘 암스트롱은 너무도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암스트롱의 뒤를 이어 달에 발자국을 새긴 사람은 아폴로11호에 타고 있던 우주인 버즈 올더린이었습니다. 하지만 올더린은 불운하게도 항상 암스트롱의 이름에 가려지거나 다음으로 거론되며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주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인용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버즈 올더린보다 더 잊혀진 인물이 있습니다. 역시 두 사람과 함께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로 날아갔던 마이클 콜린스입니다. 콜린스는 암스트롱이나 올더린과는 달리 정작 달의 표면을 밟지도 못했습니다. 우주 탐사의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콜린스의 이름을 기억하겠지만 대중의 뇌리에서는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콜린스는 91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좌로부터 닐 암스트롱(1930~2012), 마이클 콜린스(1930~2021), 버즈 올더린(1930~ )좌로부터 닐 암스트롱(1930~2012), 마이클 콜린스(1930~2021), 버즈 올더린(1930~ )

■ 콜린스, 달에 착륙하는 대신 달의 뒷면을 보다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을 향한 세 사람, 그 중 암스트롱과 올더린이 달을 걷고 있던 동안 콜린스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당시 그들의 역할을 보면 암스트롱은 아폴로11호 사령관, 콜린스는 사령선인 콜럼비아 조종사, 올더린은 달 착륙선인 이글 조종사였습니다. 암스트롱과 올더린이 전 세계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사령선 조종사 콜린스는 자신의 임무를 다했습니다.

콜린스는 21시간 넘게 사령선에 머물면서 두 사람이 달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사령선이 자신을 포함한 우주인 셋을 태우고 무사히 달에서 지구로 귀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점검하고 관제센터와 연락하는 일을 수행했습니다.

콜린스는 달에 착륙하는 대신 달 궤도를 돌며 최초로 우주에서 달의 뒷면을 지켜봤습니다. 사령선이 달의 뒷면으로 들어가자 지구와의 교신마저 끊긴 상태에서 “이곳을 아는 존재는 오직 신과 나뿐이다. 온전히 홀로 있는 이 순간이 두렵지도 외롭지도 않다”는 메모도 남겼습니다.


콜린스는 사령선에서 멀리 지구를 배경으로 암스트롱과 올더린을 태운 달 착륙선이 착륙을 위해 달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사진도 남겼는데 우주에 홀로 남은 인류의 고독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유명합니다. 살았건 죽었건 간에 이 사진에 포함돼 있지 않은 유일한 사람은 콜린스 혼자밖에 없습니다.

■ "달 착륙 못 하고 혼자 남겨졌지만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으로부터 꼭 50년이 흐른 2019년 7월 16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기념식을 개최하며 주인공으로 콜린스를 초청했습니다. 콜린스는 50년 전 혼자 달에 착륙하지 못하고 사령선에 남겨져 외롭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자 조금도 외롭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답합니다.


나아가 콜린스는 달 착륙이라는 아폴로 계획의 정신을 화성 착륙으로 이어가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그의 나이 89세였습니다.

■ 누군가는 꼭 해야 했을 일…'잊혀진 우주인'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콜린스는 유명해지지 못한 우주인으로 불립니다. 달 착륙에 관한 한 마이클 콜린스는 1등도 2등도 아니었습니다. 3등도 되지 못했습니다. 달까지 날아갔지만, 달에 내려보지도 못한 채 지구로 돌아와야 했던 콜린스는 '잊혀진 우주인', '기억하지 않는 세 번째 우주인'이라고 불리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관심이 온통 암스트롱과 올더린 두 사람에게 쏠리는 동안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콜린스가 없었더라면 과연 인류의 달 착륙은 가능했을까요? 세상을 떴다 하더라도 우리가 콜린스라는 이름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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