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방심에 “앗 뜨거!”…‘집콕’ 어린이 화상주의보

입력 2021.05.03 (11:35) 수정 2021.05.0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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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습니다. 기운도 넘칩니다. 가만히 있는 경우가 별로 없죠. 잠시 한눈을 팔면 어디론가 사라져 무언가를 만집니다. 그러다 보니 종종 다치기도 합니다.

집이라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집에서 '안전사고'를 당합니다.

특히 이른바 '집콕'족의 증가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집에서 생활화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어린이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가정 내 여가·레저 활동 등과 관련해 어린이 안전사고 1,278건이 발생했다는 한국소비자원 통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 '홈쿡' 화상 주의…전기밥솥이 주원인

그렇다면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사고 유형은 무엇일까요? 바로 화상입니다. 전체 사고 중 61.3%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피부 및 피하조직 손상(28.3%)입니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원이 소개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1. 지난해 8월, 만 1세 아이가 집에서 전기밥솥의 김이 나오는 입구를 오른쪽 손으로 잡아서 화상

사례 2. 2019년 4월, 만 4세 아이가 집 정수기에서 컵에 온수를 받던 중 물이 넘쳐흘러 손가락에 화상

사례 3. 지난해 4월, 만 9세 아이가 집 주방에서 달궈진 인덕션에 손을 뎀

사례 4. 지난해 10월, 만 1세 아이가 집에서 작동 중인 에어프라이어를 직접 열고 그 안에 손을 넣어 1도 화상

전기밥솥, 정수기, 인덕션, 에어프라이어 등등. 보신 것처럼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조리용품들이 아이들을 위협합니다. 조리 과정에서 뜨거운 김을 내뿜는 '칙칙폭폭' 소리나 냄비가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죠.

실제 주방 전열기구 관련 어린이 안전사고는 최근 3년간 702건이며, 이 중 화상이 92%를 차지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전기밥솥으로 인한 사고가 25.8%로 가장 많았고, 정수기(21.1%), 압력밥솥(20.8%), 인덕션(11.1%)이 뒤를 이었습니다.

때문에 당연한 얘기지만 주방 전열기구는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둬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사용 후에는 전원 플러그를 뽑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고온 제품이 위험하다는 걸 꾸준히 교육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 미용용품 사고도 꾸준…연평균 100여 건 이상

주방용품뿐만 아니라 미용용품 관련 사고도 꾸준히 발생합니다. 최근 3년간 387건으로 해마다 100여 건 넘는 어린이 안전사고가 미용용품 때문에 일어납니다.

가장 흔한 유형은 고데기, 헤어드라이어 등 '이·미용 전열기구'의 열에 의한 화상으로 전체 사고 중 33.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려면 고데기 등으로 머리 스타일을 정돈하고 난 뒤 전원 플러그를 뽑고,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많은 사고 유형은 찢어짐, 즉 열상입니다.

찢어지는 사고 하면 눈썹용 칼이나 손톱깎이 같은 날카로운 도구가 연상되겠지만, 의외로 면봉으로 인한 사고가 많았습니다. 최근 3년간 103건으로 고데기(117건)에 이어 위해 품목 중 2위를 차지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8월 만 1세 아이가 집에서 면봉으로 오른쪽 귓속을 찔러 귀 출혈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면봉같이 크기가 작은 물건은 아이 주변에 두지 않고, 보호자의 행동을 모방할 수 있으니 아이 앞에서는 사용을 삼가는 게 좋습니다.


■ 늘어난 '홈트족'…어린이 안전사고도 30% 증가

부족한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홈트레이닝(홈트)' 도구가 때로는 어린이에게 흉기가 되기도 합니다. 도구가 무겁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크기도 합니다.

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3년간 홈트레이닝 제품 관련 어린이 안전사고는 18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2018년 43건에서 지난해 83건으로 매년 30% 증가 추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른바 '홈트'족이 늘면서 관련 사고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고 유형은 운동기구 또는 운동기구 주변 사물에 의한 '피부 찢어짐'이 65건(34.4%)으로 가장 많았고, 아령이 쓰러지거나 어린이가 운동기구를 타다 넘어져서 생긴 '타박상(27%)'이 뒤를 이었습니다. 골절과 찰과상은 각각 21건이었습니다.

집에서 가정용 사이클을 손으로 돌리며 놀던 중 얼굴을 부딪치거나, 아령이 옆으로 쓰러지면서 발가락을 찧거나, 러닝머신에서 넘어져 옆구리 등을 부딪치는 사고 등이 주요 사례로 보고됐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실내 사이클로 인한 사고가 28.5%로 비중이 가장 컸고, 이어서 덤벨 22.8%, 러닝머신 21.2%, 짐볼 18%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운동기구로 인한 어린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선 부품이 헐겁거나 날카로운 부분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즉시 개선해야 합니다.

또 운동기구는 가급적 평평한 바닥에 설치하고 아령 등 작은 기구는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는 장소에 보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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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 방심에 “앗 뜨거!”…‘집콕’ 어린이 화상주의보
    • 입력 2021-05-03 11:35:18
    • 수정2021-05-03 16:50:01
    취재K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습니다. 기운도 넘칩니다. 가만히 있는 경우가 별로 없죠. 잠시 한눈을 팔면 어디론가 사라져 무언가를 만집니다. 그러다 보니 종종 다치기도 합니다.

집이라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집에서 '안전사고'를 당합니다.

특히 이른바 '집콕'족의 증가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집에서 생활화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어린이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가정 내 여가·레저 활동 등과 관련해 어린이 안전사고 1,278건이 발생했다는 한국소비자원 통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 '홈쿡' 화상 주의…전기밥솥이 주원인

그렇다면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사고 유형은 무엇일까요? 바로 화상입니다. 전체 사고 중 61.3%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피부 및 피하조직 손상(28.3%)입니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원이 소개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1. 지난해 8월, 만 1세 아이가 집에서 전기밥솥의 김이 나오는 입구를 오른쪽 손으로 잡아서 화상

사례 2. 2019년 4월, 만 4세 아이가 집 정수기에서 컵에 온수를 받던 중 물이 넘쳐흘러 손가락에 화상

사례 3. 지난해 4월, 만 9세 아이가 집 주방에서 달궈진 인덕션에 손을 뎀

사례 4. 지난해 10월, 만 1세 아이가 집에서 작동 중인 에어프라이어를 직접 열고 그 안에 손을 넣어 1도 화상

전기밥솥, 정수기, 인덕션, 에어프라이어 등등. 보신 것처럼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조리용품들이 아이들을 위협합니다. 조리 과정에서 뜨거운 김을 내뿜는 '칙칙폭폭' 소리나 냄비가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죠.

실제 주방 전열기구 관련 어린이 안전사고는 최근 3년간 702건이며, 이 중 화상이 92%를 차지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전기밥솥으로 인한 사고가 25.8%로 가장 많았고, 정수기(21.1%), 압력밥솥(20.8%), 인덕션(11.1%)이 뒤를 이었습니다.

때문에 당연한 얘기지만 주방 전열기구는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둬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사용 후에는 전원 플러그를 뽑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고온 제품이 위험하다는 걸 꾸준히 교육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 미용용품 사고도 꾸준…연평균 100여 건 이상

주방용품뿐만 아니라 미용용품 관련 사고도 꾸준히 발생합니다. 최근 3년간 387건으로 해마다 100여 건 넘는 어린이 안전사고가 미용용품 때문에 일어납니다.

가장 흔한 유형은 고데기, 헤어드라이어 등 '이·미용 전열기구'의 열에 의한 화상으로 전체 사고 중 33.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려면 고데기 등으로 머리 스타일을 정돈하고 난 뒤 전원 플러그를 뽑고,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많은 사고 유형은 찢어짐, 즉 열상입니다.

찢어지는 사고 하면 눈썹용 칼이나 손톱깎이 같은 날카로운 도구가 연상되겠지만, 의외로 면봉으로 인한 사고가 많았습니다. 최근 3년간 103건으로 고데기(117건)에 이어 위해 품목 중 2위를 차지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8월 만 1세 아이가 집에서 면봉으로 오른쪽 귓속을 찔러 귀 출혈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면봉같이 크기가 작은 물건은 아이 주변에 두지 않고, 보호자의 행동을 모방할 수 있으니 아이 앞에서는 사용을 삼가는 게 좋습니다.


■ 늘어난 '홈트족'…어린이 안전사고도 30% 증가

부족한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홈트레이닝(홈트)' 도구가 때로는 어린이에게 흉기가 되기도 합니다. 도구가 무겁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크기도 합니다.

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3년간 홈트레이닝 제품 관련 어린이 안전사고는 18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2018년 43건에서 지난해 83건으로 매년 30% 증가 추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른바 '홈트'족이 늘면서 관련 사고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고 유형은 운동기구 또는 운동기구 주변 사물에 의한 '피부 찢어짐'이 65건(34.4%)으로 가장 많았고, 아령이 쓰러지거나 어린이가 운동기구를 타다 넘어져서 생긴 '타박상(27%)'이 뒤를 이었습니다. 골절과 찰과상은 각각 21건이었습니다.

집에서 가정용 사이클을 손으로 돌리며 놀던 중 얼굴을 부딪치거나, 아령이 옆으로 쓰러지면서 발가락을 찧거나, 러닝머신에서 넘어져 옆구리 등을 부딪치는 사고 등이 주요 사례로 보고됐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실내 사이클로 인한 사고가 28.5%로 비중이 가장 컸고, 이어서 덤벨 22.8%, 러닝머신 21.2%, 짐볼 18%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운동기구로 인한 어린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선 부품이 헐겁거나 날카로운 부분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즉시 개선해야 합니다.

또 운동기구는 가급적 평평한 바닥에 설치하고 아령 등 작은 기구는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는 장소에 보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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