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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일본산 없어요”… 설마 수산물 원산지 감추느라?
입력 2021.05.03 (14:35) 수정 2021.05.03 (16:50) 취재K

"이거 일본산이에요?"

요즘 활어를 파는 수산물 시장 상인들이 손님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원산지를 크게 따지지 않던 소비자들도 일본산인지는 꼭 확인한다는데요.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해상에 방류하기로 한 뒤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결국 원산지 표기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거나 일본산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등의 고발이나 신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단속반과 함께 현장을 직접 둘러봤습니다.


■ 수산물 원산지 표기 '기피' … 상인들 "일본산 안 팔아요."

5~60곳의 점포가 들어선 부산의 한 활어 전통시장. 부산시청 단속반이 들어서자 한 상인이 급하게 원산지를 적어 넣습니다. 단속반이 제재하자 상인은 "생선을 매일 매일 새로 들여놓다 보니 원산지 표기를 빠뜨리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상인이 수산물 원산지를 적고 있는 모습상인이 수산물 원산지를 적고 있는 모습

상인들이 손으로 일일이 적다 보니 원산지가 적혀있어도 글씨를 알아보기 어렵고, 지워져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원산지 표시판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붙어있기도 한데요.

이럴 경우 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활어의 원산지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참돔의 경우 일본산은 국내산보다 더 붉은빛을 띄고, 파란 반점도 선명한데요.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차이가 느껴지지만,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구별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결국, 상인들이 써 붙여둔 원산지 표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거죠.

왼쪽부터 국내산 참돔과 일본산 참돔왼쪽부터 국내산 참돔과 일본산 참돔

상인들은 일본산을 일부러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또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일본산 수산물을 아예 들여놓지 않은 점포도 많다고 하는데요. 시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일본산이든 국내산이든 원산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기만 해도 불안함이 덜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 원산지 표기 없는 횟집 수족관…거래 확인도 안 돼

이번에는 식당이 밀집한 거리로 가봤습니다. 횟집마다 가게 앞 수족관에 생선이나 멍게 등 수산물이 진열돼 있었는데요. 관련 법에 따라 수족관에도 원산지를 표기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게로 들어간 단속반이 메뉴판 등을 살펴봤지만, 그 어디에도 원산지는 표시돼 있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묻자 해당 상인은 "최근 가게 실내장식을 새로 하면서 원산지 표시하는 걸 깜빡했다"고 말했습니다.

원산지 표기를 하지 않은 횟집 수족관원산지 표기를 하지 않은 횟집 수족관

인근 횟집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족관에 붙어있는 원산지 표시판을 비워두거나, 수족관에는 국내산 참돔만 있는데 원산지 표기는 일본산과 국내산을 동시에 적어놓은 횟집도 있었습니다. 이럴 경우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산지를 거짓 표시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집니다.

앞선 사례처럼 원산지를 이중으로 표시해 소비자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것과 마찬가지로 처벌받습니다.


■ 거래명세서 갖추지 않은 횟집 많아…원산지 확인 불가

단속은 원산지 표기가 되어있는지만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데요. 거래명세서를 통해 원산지를 맞게 적었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이뤄집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반드시 갖춰야 할 거래명세서가 없는 횟집이 많았습니다. 이럴 경우 원산지가 적혀있어도 실제 원산지와 일치한 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단속반과 함께 다니는 동안 9개 업소가 적발돼 과태료 부과와 현지시정 등의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원산지표시를 하지 않았거나 거래명세서를 구비하지 않아서 였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상인들은 '코로나19에다 일본 오염수 방류 때문에 장사도 잘 안 되는데 너무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인 만큼 좀 봐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하지만 수산물 소비에 대한 불신이 더는 커지지 않으려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요?
  • “일본산 없어요”… 설마 수산물 원산지 감추느라?
    • 입력 2021-05-03 14:35:29
    • 수정2021-05-03 16:50:00
    취재K

"이거 일본산이에요?"

요즘 활어를 파는 수산물 시장 상인들이 손님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원산지를 크게 따지지 않던 소비자들도 일본산인지는 꼭 확인한다는데요.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해상에 방류하기로 한 뒤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결국 원산지 표기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거나 일본산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등의 고발이나 신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단속반과 함께 현장을 직접 둘러봤습니다.


■ 수산물 원산지 표기 '기피' … 상인들 "일본산 안 팔아요."

5~60곳의 점포가 들어선 부산의 한 활어 전통시장. 부산시청 단속반이 들어서자 한 상인이 급하게 원산지를 적어 넣습니다. 단속반이 제재하자 상인은 "생선을 매일 매일 새로 들여놓다 보니 원산지 표기를 빠뜨리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상인이 수산물 원산지를 적고 있는 모습상인이 수산물 원산지를 적고 있는 모습

상인들이 손으로 일일이 적다 보니 원산지가 적혀있어도 글씨를 알아보기 어렵고, 지워져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원산지 표시판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붙어있기도 한데요.

이럴 경우 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활어의 원산지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참돔의 경우 일본산은 국내산보다 더 붉은빛을 띄고, 파란 반점도 선명한데요.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차이가 느껴지지만,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구별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결국, 상인들이 써 붙여둔 원산지 표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거죠.

왼쪽부터 국내산 참돔과 일본산 참돔왼쪽부터 국내산 참돔과 일본산 참돔

상인들은 일본산을 일부러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또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일본산 수산물을 아예 들여놓지 않은 점포도 많다고 하는데요. 시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일본산이든 국내산이든 원산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기만 해도 불안함이 덜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 원산지 표기 없는 횟집 수족관…거래 확인도 안 돼

이번에는 식당이 밀집한 거리로 가봤습니다. 횟집마다 가게 앞 수족관에 생선이나 멍게 등 수산물이 진열돼 있었는데요. 관련 법에 따라 수족관에도 원산지를 표기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게로 들어간 단속반이 메뉴판 등을 살펴봤지만, 그 어디에도 원산지는 표시돼 있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묻자 해당 상인은 "최근 가게 실내장식을 새로 하면서 원산지 표시하는 걸 깜빡했다"고 말했습니다.

원산지 표기를 하지 않은 횟집 수족관원산지 표기를 하지 않은 횟집 수족관

인근 횟집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족관에 붙어있는 원산지 표시판을 비워두거나, 수족관에는 국내산 참돔만 있는데 원산지 표기는 일본산과 국내산을 동시에 적어놓은 횟집도 있었습니다. 이럴 경우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산지를 거짓 표시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집니다.

앞선 사례처럼 원산지를 이중으로 표시해 소비자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것과 마찬가지로 처벌받습니다.


■ 거래명세서 갖추지 않은 횟집 많아…원산지 확인 불가

단속은 원산지 표기가 되어있는지만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데요. 거래명세서를 통해 원산지를 맞게 적었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이뤄집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반드시 갖춰야 할 거래명세서가 없는 횟집이 많았습니다. 이럴 경우 원산지가 적혀있어도 실제 원산지와 일치한 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단속반과 함께 다니는 동안 9개 업소가 적발돼 과태료 부과와 현지시정 등의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원산지표시를 하지 않았거나 거래명세서를 구비하지 않아서 였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상인들은 '코로나19에다 일본 오염수 방류 때문에 장사도 잘 안 되는데 너무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인 만큼 좀 봐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하지만 수산물 소비에 대한 불신이 더는 커지지 않으려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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