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하루 40만 감염’ 인도…교민들 ‘발 동동’

입력 2021.05.03 (18:04) 수정 2021.05.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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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도 내 코로나19 상황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만 명.

변이 바이러스에 전 세계가 경계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교민 귀국을 위한 특별기편을 마련했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인도 상황을 놓고 ‘코로나 지옥으로 추락했다’는 표현까지 썼더라고요?

[기자]

네, 미국이 올 초 한때 30만 명까지 치솟았었죠.

인도가 지금 40만 명.

문제는 인도는 통제 범위 밖이란 점입니다.

인구도 미국의 서너 배이고요,

그래서 앞으로 얼마나 늘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코로나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소, 화장장입니다.

아무런 부대 장치도 없이 시신을 야외에서 장작으로 태우는 방식입니다.

전통 방식이긴 한데, 그런데 이 화장장이 너무 빼곡하게 들어차서 시신을 더 모실 장소가 없습니다.

희생자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벌어진 일입니다.

지금 주차장, 공원 할 것 없이 빈 공터마다 임시 화장장이 들어서고 있는데, 이마저도 번호표를 뽑고 차례를 기다려야 합니다.

시신 태울 장작이 부족하단 얘기도 나옵니다.

하루 평균 사망자가 3천 명이 넘고, 길에서 숨을 거두는 일도 부지기수여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뉴델리 주민/코로나19로 아버지 사망 : “제때 의약품도, 산소도 공급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어요.”]

[앵커]

차마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방금 인터뷰에서 ‘산소가 없다’고 했어요?

[기자]

의료 자원 고갈을 상징하는 게 이 산소통입니다.

코로나가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에 산소만 제때 공급해줘도 환자가 견디기 훨씬 나아지는데, 환자가 너무 많다 보니 중증환자 치료에 꼭 필요한 이 ‘의료용 산소’가 동났습니다.

산소 구하기 위한 밤샘 기다림, 줄서기….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서로 먼저 가져가겠다며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도 쉽게 목격됩니다.

[뉴델리 주민 : “(산소 누구 주려고요?) 할머니요. (얼마나 아프신가요?) 산소를 공급하지 않으면 할머니가 돌아가실 겁니다. 병원에는 산소가 없어요.”]

인도 당국이 산업용 산소까지 의료용으로 돌리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그래서 산소가 암시장에서 거래되는데, 평소 80달러, 우리 돈 9만 원이던 가격은 지금은 10배 넘게 비싸졌다고 합니다.

[앵커]

상황이 왜 이렇게까지 악화한 겁니까?

[기자]

두 달 전만 해도 상황이 이렇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잡았다”면서 마스크 벗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축제나 선거, 특히 지방선거 같은 군중 밀집 대규모 행사를 강행했는데, 이게 불씨가 됐습니다.

안심이 방심을 부르고 방심이 재앙을 불렀습니다.

게다가 전파력이 강한 ‘이중 변이 바이러스’도 공포의 대상입니다.

[라빈드라 굽타/영국 케임브리지대 임상 미생물학 교수 : “인도 변이는 지금까지 연구된 바 없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부 변이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전염력이 적어도 5배 이상 높습니다.”]

[앵커]

최근엔 ‘삼중 변이’도 발견됐다고요?

[기자]

네. 그래서 전문가들은 공식 집계보다 실제 감염자 수가 50배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국가들이 돕겠다고 나서고는 있죠?

[기자]

네. 미국은 백신 준다, 또 우리도 산소통 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인도 변이 차단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가 인도에서 출발하는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고, 호주는 자국민의 입국도 막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미국인에게 인도를 떠나라고 했고, 대사관 직원의 철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도 변이가 확산할 경우 백신 효과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앵커]

인도에 있는 우리 교민들 안전도 걱정입니다.

일부는 특별기로 국내에 입국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방역 당국은 특별 항공편으로 내일, 4일에 173명, 7일에 221명이 귀국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에도 항공편 편성하고 추가 수요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출국 당장 하는 것 쉽지 않습니다.

우리 교민 대부분이 주재원과 자영업자, 선교사, 학생 등 현지에 생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확진되면 못 옵니다.

[강호봉/재인도 한인회장/지난달 30일, 사사건건 인터뷰 : “확진자가 한국에 가고 싶어 할 때 어떻게 할 것이냐, 그게 저희 제일 주 관심사입니다. 지금은 확진자는 비행기를 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 어르신들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현재 인도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약 만 명이고, 누적 확진자는 120여 명입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주에 우선 경증 환자 치료용 산소발생기 14대를 외교행낭을 통해 보냈고요,

구호 물품을 지원하기 위해 인도 정부 측과 협의 중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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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03 18:04:05
    • 수정2021-05-03 18: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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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내 코로나19 상황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만 명.

변이 바이러스에 전 세계가 경계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교민 귀국을 위한 특별기편을 마련했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인도 상황을 놓고 ‘코로나 지옥으로 추락했다’는 표현까지 썼더라고요?

[기자]

네, 미국이 올 초 한때 30만 명까지 치솟았었죠.

인도가 지금 40만 명.

문제는 인도는 통제 범위 밖이란 점입니다.

인구도 미국의 서너 배이고요,

그래서 앞으로 얼마나 늘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코로나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소, 화장장입니다.

아무런 부대 장치도 없이 시신을 야외에서 장작으로 태우는 방식입니다.

전통 방식이긴 한데, 그런데 이 화장장이 너무 빼곡하게 들어차서 시신을 더 모실 장소가 없습니다.

희생자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벌어진 일입니다.

지금 주차장, 공원 할 것 없이 빈 공터마다 임시 화장장이 들어서고 있는데, 이마저도 번호표를 뽑고 차례를 기다려야 합니다.

시신 태울 장작이 부족하단 얘기도 나옵니다.

하루 평균 사망자가 3천 명이 넘고, 길에서 숨을 거두는 일도 부지기수여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뉴델리 주민/코로나19로 아버지 사망 : “제때 의약품도, 산소도 공급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어요.”]

[앵커]

차마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방금 인터뷰에서 ‘산소가 없다’고 했어요?

[기자]

의료 자원 고갈을 상징하는 게 이 산소통입니다.

코로나가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에 산소만 제때 공급해줘도 환자가 견디기 훨씬 나아지는데, 환자가 너무 많다 보니 중증환자 치료에 꼭 필요한 이 ‘의료용 산소’가 동났습니다.

산소 구하기 위한 밤샘 기다림, 줄서기….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서로 먼저 가져가겠다며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도 쉽게 목격됩니다.

[뉴델리 주민 : “(산소 누구 주려고요?) 할머니요. (얼마나 아프신가요?) 산소를 공급하지 않으면 할머니가 돌아가실 겁니다. 병원에는 산소가 없어요.”]

인도 당국이 산업용 산소까지 의료용으로 돌리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그래서 산소가 암시장에서 거래되는데, 평소 80달러, 우리 돈 9만 원이던 가격은 지금은 10배 넘게 비싸졌다고 합니다.

[앵커]

상황이 왜 이렇게까지 악화한 겁니까?

[기자]

두 달 전만 해도 상황이 이렇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잡았다”면서 마스크 벗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축제나 선거, 특히 지방선거 같은 군중 밀집 대규모 행사를 강행했는데, 이게 불씨가 됐습니다.

안심이 방심을 부르고 방심이 재앙을 불렀습니다.

게다가 전파력이 강한 ‘이중 변이 바이러스’도 공포의 대상입니다.

[라빈드라 굽타/영국 케임브리지대 임상 미생물학 교수 : “인도 변이는 지금까지 연구된 바 없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부 변이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전염력이 적어도 5배 이상 높습니다.”]

[앵커]

최근엔 ‘삼중 변이’도 발견됐다고요?

[기자]

네. 그래서 전문가들은 공식 집계보다 실제 감염자 수가 50배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국가들이 돕겠다고 나서고는 있죠?

[기자]

네. 미국은 백신 준다, 또 우리도 산소통 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인도 변이 차단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가 인도에서 출발하는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고, 호주는 자국민의 입국도 막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미국인에게 인도를 떠나라고 했고, 대사관 직원의 철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도 변이가 확산할 경우 백신 효과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앵커]

인도에 있는 우리 교민들 안전도 걱정입니다.

일부는 특별기로 국내에 입국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방역 당국은 특별 항공편으로 내일, 4일에 173명, 7일에 221명이 귀국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에도 항공편 편성하고 추가 수요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출국 당장 하는 것 쉽지 않습니다.

우리 교민 대부분이 주재원과 자영업자, 선교사, 학생 등 현지에 생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확진되면 못 옵니다.

[강호봉/재인도 한인회장/지난달 30일, 사사건건 인터뷰 : “확진자가 한국에 가고 싶어 할 때 어떻게 할 것이냐, 그게 저희 제일 주 관심사입니다. 지금은 확진자는 비행기를 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 어르신들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현재 인도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약 만 명이고, 누적 확진자는 120여 명입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주에 우선 경증 환자 치료용 산소발생기 14대를 외교행낭을 통해 보냈고요,

구호 물품을 지원하기 위해 인도 정부 측과 협의 중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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