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K] 전북 연극사 명맥을 잇다…60년 전통 ‘창작극회’

입력 2021.05.03 (19:29) 수정 2021.05.0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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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동문 사거리 허름한 건물 지하에 자리한 작은 소극장.

[“한 번 해봐, 다시. 다시 들어가 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만 해봐. (자, 이 인간을 보십시오.) 자, 시선을 준다. (이 인간은 3개월 전부터 오직 완두콩만 먹고 살았습니다….)”]

195제곱미터에 객석이 100석 정도 될까.

조명 하나에 의지하여 배우들이 한창 공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100여 명의 단원들이 속해 있는 창작극회 창단 60주년 기념공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민철/전라북도 연극협회장 : “이번에 올릴 작품은 게오르크 뷔히너의 〈보이책〉을 원작으로 합니다. 정초왕 교수께서 번역을 하셨고, 제가 연출하고 각색을 맡아서….”]

창작극회는 1961년에 창단하여 전북은 물론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오래된 극단입니다.

‘연극을 통한 따뜻한 세상 만들기’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역 연극의 성장과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박규현/〈창작극회·창작소극장〉 제14대 대표 : “우리 동네 이야기를, 지금 현재 우리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작품에 녹여내는 작업을 60년 동안 해왔고, 앞으로 계속 지속적으로 이루어 나가는 게 극단의 목표입니다.”]

연극 활동을 한 지 11년차인 배우 이종화 씨.

무대에 서는 것 말고도 틈틈이 여러 일을 하고는 있지만 생계를 유지하기엔 부족함이 많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힘든 가운데서도 포기하지 않고 연극에 대한 꿈을 키워올 수 있는 건 ‘창작극회’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어섭니다.

[이종화/창작극회 단원 : “굉장히 역사도 깊고 그런 극단이어서 여기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도 배우 연기활동을 하면서 큰 자부심이고….”]

극작가로서 걸음마를 뗀 지 얼마 안 되는 27살의 송지희 씨에게도 ‘창작극회’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회의 터전입니다.

[송지희/극작가 : “써서 그냥 단순 텍스트로만 소개되는 게 아니라 그게 배우들 입을 통해서 무대 위에서 구현이 되고, 그게 관객들에게 보여진다는 것. 그게 희곡의 가장 큰 묘미가 아닌가….”]

지난 1990년, 단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설립한 창작소극장.

창작극회가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신입단원을 늘릴 수 있는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김소연/창작극회 단원 : “사실은 공연을 하려면 극장이 있어야 하는데, 극단 안에 극장이 있다는 것 자체가 첫 번째 큰 메리트라고 생각을 하고... 대관하지 않고 여기서 연습을 할 수 있으니까….”]

극단 가입 2년 미만의 신입단원들에게는 마음껏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김동훈/창작극회 단원 : “동기나 저보다 나이 어린 단원들도 처음 온 신입이라고 그런 게 아니라 가족처럼 잘 받아주고….”]

창작소극장은 자체 창작극뿐만 아니라 뮤지컬, 콘서트,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아우르며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문 거리를 지켜왔습니다.

창작극회 초기 설립자인 고 박동화 선생의 뜻을 이어 순수 창작 초연작을 위주로 무대에 올리면서 지역 작가들을 배출하는 데에도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김준/창작극회 단원 : “창작극회라는 단체에 대해서 저는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어서 이 쪽에 와서 제가 배웠던 좋은 것들이 후배들에게 또 전달이 되고, 그게 또 양성이 된다라고 하면….”]

지금에 이르기까지 110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면서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최우수작품상 등 수차례의 수상 실적으로 전북 연극의 위상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며, 오랜 세월 관객들과 소통해온 창작극회・창작소극장.

힘 없고 소외된 약자들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오랜 전통을 이어오면서 전북 연극의 역사가 되고 있습니다.

[박규현/〈창작극회・창작소극장〉 제14대 대표 : “아무도, 저희 선배들도 60년까지 할 거라고는 아마 생각 못하셨을 겁니다. 지나온 60년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60년에 대한, 그 방향성을 어떻게 고민할 것인가….”]

[조민철/전라북도 연극엽회장 : “늘 전주의 중심에서 이 공간을 시민들이 다 알 정도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극단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 일원이어서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창작극회와 소극장을 거쳐간 배우와 작가, 그리고 수많은 관객들이 언제 어느 때 찾아와도 꿋꿋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

지역과 함께 울고 웃으며 또 다시 역사에 길을 내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갈 그 이름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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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K] 전북 연극사 명맥을 잇다…60년 전통 ‘창작극회’
    • 입력 2021-05-03 19:29:40
    • 수정2021-05-03 19:51:39
    뉴스7(전주)
전주 동문 사거리 허름한 건물 지하에 자리한 작은 소극장.

[“한 번 해봐, 다시. 다시 들어가 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만 해봐. (자, 이 인간을 보십시오.) 자, 시선을 준다. (이 인간은 3개월 전부터 오직 완두콩만 먹고 살았습니다….)”]

195제곱미터에 객석이 100석 정도 될까.

조명 하나에 의지하여 배우들이 한창 공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100여 명의 단원들이 속해 있는 창작극회 창단 60주년 기념공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민철/전라북도 연극협회장 : “이번에 올릴 작품은 게오르크 뷔히너의 〈보이책〉을 원작으로 합니다. 정초왕 교수께서 번역을 하셨고, 제가 연출하고 각색을 맡아서….”]

창작극회는 1961년에 창단하여 전북은 물론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오래된 극단입니다.

‘연극을 통한 따뜻한 세상 만들기’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역 연극의 성장과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박규현/〈창작극회·창작소극장〉 제14대 대표 : “우리 동네 이야기를, 지금 현재 우리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작품에 녹여내는 작업을 60년 동안 해왔고, 앞으로 계속 지속적으로 이루어 나가는 게 극단의 목표입니다.”]

연극 활동을 한 지 11년차인 배우 이종화 씨.

무대에 서는 것 말고도 틈틈이 여러 일을 하고는 있지만 생계를 유지하기엔 부족함이 많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힘든 가운데서도 포기하지 않고 연극에 대한 꿈을 키워올 수 있는 건 ‘창작극회’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어섭니다.

[이종화/창작극회 단원 : “굉장히 역사도 깊고 그런 극단이어서 여기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도 배우 연기활동을 하면서 큰 자부심이고….”]

극작가로서 걸음마를 뗀 지 얼마 안 되는 27살의 송지희 씨에게도 ‘창작극회’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회의 터전입니다.

[송지희/극작가 : “써서 그냥 단순 텍스트로만 소개되는 게 아니라 그게 배우들 입을 통해서 무대 위에서 구현이 되고, 그게 관객들에게 보여진다는 것. 그게 희곡의 가장 큰 묘미가 아닌가….”]

지난 1990년, 단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설립한 창작소극장.

창작극회가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신입단원을 늘릴 수 있는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김소연/창작극회 단원 : “사실은 공연을 하려면 극장이 있어야 하는데, 극단 안에 극장이 있다는 것 자체가 첫 번째 큰 메리트라고 생각을 하고... 대관하지 않고 여기서 연습을 할 수 있으니까….”]

극단 가입 2년 미만의 신입단원들에게는 마음껏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김동훈/창작극회 단원 : “동기나 저보다 나이 어린 단원들도 처음 온 신입이라고 그런 게 아니라 가족처럼 잘 받아주고….”]

창작소극장은 자체 창작극뿐만 아니라 뮤지컬, 콘서트,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아우르며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문 거리를 지켜왔습니다.

창작극회 초기 설립자인 고 박동화 선생의 뜻을 이어 순수 창작 초연작을 위주로 무대에 올리면서 지역 작가들을 배출하는 데에도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김준/창작극회 단원 : “창작극회라는 단체에 대해서 저는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어서 이 쪽에 와서 제가 배웠던 좋은 것들이 후배들에게 또 전달이 되고, 그게 또 양성이 된다라고 하면….”]

지금에 이르기까지 110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면서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최우수작품상 등 수차례의 수상 실적으로 전북 연극의 위상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며, 오랜 세월 관객들과 소통해온 창작극회・창작소극장.

힘 없고 소외된 약자들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오랜 전통을 이어오면서 전북 연극의 역사가 되고 있습니다.

[박규현/〈창작극회・창작소극장〉 제14대 대표 : “아무도, 저희 선배들도 60년까지 할 거라고는 아마 생각 못하셨을 겁니다. 지나온 60년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60년에 대한, 그 방향성을 어떻게 고민할 것인가….”]

[조민철/전라북도 연극엽회장 : “늘 전주의 중심에서 이 공간을 시민들이 다 알 정도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극단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 일원이어서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창작극회와 소극장을 거쳐간 배우와 작가, 그리고 수많은 관객들이 언제 어느 때 찾아와도 꿋꿋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

지역과 함께 울고 웃으며 또 다시 역사에 길을 내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갈 그 이름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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