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은 급증, ‘가사분담’은 그대로…코로나19 이후 서울은?

입력 2021.05.04 (06:00) 수정 2021.05.0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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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함께한 2020년, 우리들의 일상 곳곳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비대면·온라인 소통과 사회적 거리를 두기가 삶을 파고들었고, 재택근무도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서울시민들이 느낀 2020년은 어땠을까요? 서울시가 오늘(4일), 서울 시내 2만 가구와 서울 거주 외국인 2천5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 코로나19가 부른 가장 큰 변화 '배달음식'…가족·이웃 간 갈등도 증가

코로나19로 가장 많이 늘어난 건 다름 아닌 '배달음식 이용 횟수'(74.1%)였습니다.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메신저 사용량'(67.9%)과 '온라인 장보기 횟수'(67.4%)가 늘었다고 답한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반대로 '가족 간 갈등'(34.1%)이 늘었다고 답한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웃 간의 갈등'(24.9%)도 함께 늘었습니다.


■ 나들이 줄고 영상시청 늘고…여가활동 '나홀로족' 증가

코로나19 시대, 서울시민들의 달라진 일상은 여가활동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시민들이 주말과 휴일에 즐긴 여가활동 1위는 단연 '영상시청'(45.5%)이었습니다. 전년도 35.9%에 비해 9.6%p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집에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이용한 시민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컴퓨터 게임, 인터넷 검색 등'(19.9%)은 전년 대비 4.8%p가 늘었고, '휴식'(8.7%)과 '독서'(7.4%)도 각각 2.7%p와 2.5%p씩 늘었습니다. 모두 집에서 혼자 즐길 수 있는 여가 활동입니다.

반면, '여행, 야외 나들이'(30.5%)는 전년보다 4.2%p 줄었고, '종교활동('16.1%)도 3.7%p 줄었습니다. '사회봉사활동'(5.9%)과 '문화예술참여활동'(2.9%)도 각각 0.3%p와 0.6%p씩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야외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활동을 즐기는 데 제약이 있었던 탓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여가활동을 '가족(친척 포함)과 함께' 했다는 비율이 42.4%로 가장 많았고, '혼자서' 했다는 비율도 26%로 작년 대비 7.3%p나 늘었습니다. '친구(연인 포함)와 함께' 했다는 응답은 28.1%로 5.1%p 감소했습니다.


■ 코로나19로 '지갑 걱정' 커져…'마음 건강'도 적신호

코로나19 장기화로 서울시민들의 정신적 피로감도 증가했습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일상 속 스트레스 체감률은 44.3%로 전년 대비 4.9%p 늘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재정상태'(45.6%)가 가장 많은 응답률을 기록했는데, 전년도와 비교하면 7.8%p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건강상태'(31.9%)와 '실업'(6%)을 꼽은 시민들도 각각 4.4%p와 3.6%p 늘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가량은 코로나19로 우울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53.7%로 남성보다 많았습니다. 시민들의 '마음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 셈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감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52.4%)이 가장 큰 원인이 됐고, '외출 자제로 인한 갑갑함'(43.4%)이 뒤를 이었습니다. '코로나19 관련 언론보도'(29.5%), '사회적 거리 두기 관련 단절과 소통 감소'(27.5%) 때문에 우울감을 겪었다는 응답도 많았습니다.

'감염병'은 지난해 실업이나 경제위기 등을 제치고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로 꼽혔습니다. 10점 기준으로 7.92점을 기록했습니다. 2019년에는 5.74점으로 가장 낮은 순위였던 것을 보면, 지난해 감염병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과 걱정이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 서울시민 32.6%가 재택근무 경험…'가사노동 분담'은 제자리

코로나19 시대, 직업이 있는 서울시민의 32.6%가 재택근무를 경험했습니다. 30대가 44.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직업별로는 관리 전문직의 경험 비율이 46.9%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화이트칼라는 34.2%, 블루칼라는 21.6%로 꽤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렇게 재택근무가 늘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바로 가사노동 분담 비율입니다.

서울시민 10가구 가운데 5가구 이상(56.4%)이 '아내가 주로 책임지고, 남편이 약간 돕는 정도'라고 답했습니다. '아내와 남편이 공평하게 나눠 하고 있다'는 비율은 15.7%에 불과했는데, 20대 이하에서는 44.5%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젊은 부부일수록 가사노동의 분담이 동등하게 이뤄진 겁니다.


■ 자가 42.1%, 월세 31.3%, 전세 26.2%…"월세 비중 증가"

이번엔 거주 형태를 살펴볼까요. 지난해 서울시민의 42.1%가 자가에서 살았고, 31.3%가 월세로, 26.2%가 전세로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5년 전인 2015년에 비해 월세 비중이 5.3%p나 늘어난 것이 눈에 띕니다. 주택사용면적은 '20~25평 미만'이 18.9%로 가장 높았는데, 희망하는 주택사용면적은 '25~30평 미만'이 22%로 가장 높았습니다.

은퇴 후 적정 생활비로는 '200~250만 원 미만'이 적절하다고 대답한 비율이 27.6%로 여전히 가장 높았지만, 전년도에 비하면 7.5%p나 감소한 수치입니다. 반면 300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한 시민은 24.9%로 7.9%p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앞으로도 서울시민이 생각하는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원목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서 2020년은 시민들의 생활과 생각들이 전반적으로 힘들었던 한 해라는 것이 서울서베이 조사결과에 나타났다"며 "조사 결과를 활용해 시정 반영을 위한 개선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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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음식’은 급증, ‘가사분담’은 그대로…코로나19 이후 서울은?
    • 입력 2021-05-04 06:00:39
    • 수정2021-05-04 06:04:01
    취재K

코로나19와 함께한 2020년, 우리들의 일상 곳곳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비대면·온라인 소통과 사회적 거리를 두기가 삶을 파고들었고, 재택근무도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서울시민들이 느낀 2020년은 어땠을까요? 서울시가 오늘(4일), 서울 시내 2만 가구와 서울 거주 외국인 2천5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 코로나19가 부른 가장 큰 변화 '배달음식'…가족·이웃 간 갈등도 증가

코로나19로 가장 많이 늘어난 건 다름 아닌 '배달음식 이용 횟수'(74.1%)였습니다.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메신저 사용량'(67.9%)과 '온라인 장보기 횟수'(67.4%)가 늘었다고 답한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반대로 '가족 간 갈등'(34.1%)이 늘었다고 답한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웃 간의 갈등'(24.9%)도 함께 늘었습니다.


■ 나들이 줄고 영상시청 늘고…여가활동 '나홀로족' 증가

코로나19 시대, 서울시민들의 달라진 일상은 여가활동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시민들이 주말과 휴일에 즐긴 여가활동 1위는 단연 '영상시청'(45.5%)이었습니다. 전년도 35.9%에 비해 9.6%p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집에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이용한 시민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컴퓨터 게임, 인터넷 검색 등'(19.9%)은 전년 대비 4.8%p가 늘었고, '휴식'(8.7%)과 '독서'(7.4%)도 각각 2.7%p와 2.5%p씩 늘었습니다. 모두 집에서 혼자 즐길 수 있는 여가 활동입니다.

반면, '여행, 야외 나들이'(30.5%)는 전년보다 4.2%p 줄었고, '종교활동('16.1%)도 3.7%p 줄었습니다. '사회봉사활동'(5.9%)과 '문화예술참여활동'(2.9%)도 각각 0.3%p와 0.6%p씩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야외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활동을 즐기는 데 제약이 있었던 탓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여가활동을 '가족(친척 포함)과 함께' 했다는 비율이 42.4%로 가장 많았고, '혼자서' 했다는 비율도 26%로 작년 대비 7.3%p나 늘었습니다. '친구(연인 포함)와 함께' 했다는 응답은 28.1%로 5.1%p 감소했습니다.


■ 코로나19로 '지갑 걱정' 커져…'마음 건강'도 적신호

코로나19 장기화로 서울시민들의 정신적 피로감도 증가했습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일상 속 스트레스 체감률은 44.3%로 전년 대비 4.9%p 늘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재정상태'(45.6%)가 가장 많은 응답률을 기록했는데, 전년도와 비교하면 7.8%p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건강상태'(31.9%)와 '실업'(6%)을 꼽은 시민들도 각각 4.4%p와 3.6%p 늘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가량은 코로나19로 우울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53.7%로 남성보다 많았습니다. 시민들의 '마음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 셈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감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52.4%)이 가장 큰 원인이 됐고, '외출 자제로 인한 갑갑함'(43.4%)이 뒤를 이었습니다. '코로나19 관련 언론보도'(29.5%), '사회적 거리 두기 관련 단절과 소통 감소'(27.5%) 때문에 우울감을 겪었다는 응답도 많았습니다.

'감염병'은 지난해 실업이나 경제위기 등을 제치고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로 꼽혔습니다. 10점 기준으로 7.92점을 기록했습니다. 2019년에는 5.74점으로 가장 낮은 순위였던 것을 보면, 지난해 감염병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과 걱정이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 서울시민 32.6%가 재택근무 경험…'가사노동 분담'은 제자리

코로나19 시대, 직업이 있는 서울시민의 32.6%가 재택근무를 경험했습니다. 30대가 44.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직업별로는 관리 전문직의 경험 비율이 46.9%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화이트칼라는 34.2%, 블루칼라는 21.6%로 꽤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렇게 재택근무가 늘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바로 가사노동 분담 비율입니다.

서울시민 10가구 가운데 5가구 이상(56.4%)이 '아내가 주로 책임지고, 남편이 약간 돕는 정도'라고 답했습니다. '아내와 남편이 공평하게 나눠 하고 있다'는 비율은 15.7%에 불과했는데, 20대 이하에서는 44.5%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젊은 부부일수록 가사노동의 분담이 동등하게 이뤄진 겁니다.


■ 자가 42.1%, 월세 31.3%, 전세 26.2%…"월세 비중 증가"

이번엔 거주 형태를 살펴볼까요. 지난해 서울시민의 42.1%가 자가에서 살았고, 31.3%가 월세로, 26.2%가 전세로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5년 전인 2015년에 비해 월세 비중이 5.3%p나 늘어난 것이 눈에 띕니다. 주택사용면적은 '20~25평 미만'이 18.9%로 가장 높았는데, 희망하는 주택사용면적은 '25~30평 미만'이 22%로 가장 높았습니다.

은퇴 후 적정 생활비로는 '200~250만 원 미만'이 적절하다고 대답한 비율이 27.6%로 여전히 가장 높았지만, 전년도에 비하면 7.5%p나 감소한 수치입니다. 반면 300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한 시민은 24.9%로 7.9%p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앞으로도 서울시민이 생각하는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원목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서 2020년은 시민들의 생활과 생각들이 전반적으로 힘들었던 한 해라는 것이 서울서베이 조사결과에 나타났다"며 "조사 결과를 활용해 시정 반영을 위한 개선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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