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는 전쟁행위 유사”…대체복무 첫 기각

입력 2021.05.04 (06:36) 수정 2021.05.0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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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부터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은 심사를 거쳐 군 복무 대신 대체복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벌써 천 명이 넘게 대체복무가 허용됐는데, 이 심사과정에서 첫 기각 사례가 나왔습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20대 남성 A씨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대체역 편입 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심사 과정에서 A씨가 아동 관련 디지털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2019년 초등학생과 온라인 대화를 하면서 부적절한 요구를 했다는 것이었는데, A씨는 경찰 수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상태였습니다.

병무청 대체역 심사위원회는 90년대 코소보 전쟁 등에서 아동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 성폭력이 군사 전략으로 활용돼 왔다는 점에서 "여성과 아동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 행위는 전쟁 행위와 유사한 폭력성을 드러낸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웃을 사랑하고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A씨의 군 복무 거부 신념과 심각하게 모순된다"며, 지난 3월, A씨의 대체역 편입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지난해 대체역 제도가 도입된 이후 나온 첫 기각 사례입니다.

[유균혜/대체역 심사위원회 사무국장 : "종교인으로서 본인이 전쟁을 연습할 수 없어서 군 복무를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전쟁 행위와 유사한 폭력성을 가지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 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 용인해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한편, 동물 보호 활동가의 대체 복무는 처음으로 인정됐습니다.

[임성민/동물 보호 운동 참여/대체역 편입 인정 :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에게 육체적으로 고통을 주고 생명을 빼앗는 일, 이것은 명백한 폭력이었던 거예요. 이런 점에서 군대는 폭력과 분리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었고…."]

현재까지 대체역 신청자는 2천120명, 이 가운데 천 2백여 명이 허용됐고, 880여 명은 심사 중입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촬영기자:안용습/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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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성범죄는 전쟁행위 유사”…대체복무 첫 기각
    • 입력 2021-05-04 06:36:39
    • 수정2021-05-04 1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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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부터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은 심사를 거쳐 군 복무 대신 대체복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벌써 천 명이 넘게 대체복무가 허용됐는데, 이 심사과정에서 첫 기각 사례가 나왔습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20대 남성 A씨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대체역 편입 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심사 과정에서 A씨가 아동 관련 디지털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2019년 초등학생과 온라인 대화를 하면서 부적절한 요구를 했다는 것이었는데, A씨는 경찰 수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상태였습니다.

병무청 대체역 심사위원회는 90년대 코소보 전쟁 등에서 아동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 성폭력이 군사 전략으로 활용돼 왔다는 점에서 "여성과 아동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 행위는 전쟁 행위와 유사한 폭력성을 드러낸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웃을 사랑하고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A씨의 군 복무 거부 신념과 심각하게 모순된다"며, 지난 3월, A씨의 대체역 편입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지난해 대체역 제도가 도입된 이후 나온 첫 기각 사례입니다.

[유균혜/대체역 심사위원회 사무국장 : "종교인으로서 본인이 전쟁을 연습할 수 없어서 군 복무를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전쟁 행위와 유사한 폭력성을 가지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 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 용인해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한편, 동물 보호 활동가의 대체 복무는 처음으로 인정됐습니다.

[임성민/동물 보호 운동 참여/대체역 편입 인정 :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에게 육체적으로 고통을 주고 생명을 빼앗는 일, 이것은 명백한 폭력이었던 거예요. 이런 점에서 군대는 폭력과 분리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었고…."]

현재까지 대체역 신청자는 2천120명, 이 가운데 천 2백여 명이 허용됐고, 880여 명은 심사 중입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촬영기자:안용습/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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