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아침 인도에서 귀국…향후 일정 ‘안개 속’

입력 2021.05.04 (13:12) 수정 2021.05.0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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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4일 오전 10시 18분, 비 내리는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흰색 비행기가 사뿐히 착륙했습니다. 인도 첸나이 국제공항을 출발해 6시간 반가량 날아온 비스트라 UK6301편입니다.

이 비행기는 지난달 24일 직항편 운항이 금지된 이후 마련된 부정기편입니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주재원 등 우리 교민 172명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인도를 떠나 마침내 귀국했습니다.

■ 귀국 후 2주 격리·3회 검사 후 음성 나와야 외부 활동

탑승 예정자 가운데 3명은 탑승 직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인도의 급박한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교민들은 인도에서 탑승 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고 발열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인천공항에 내린 뒤에는 인근 호텔 등 임시 생활시설 5곳으로 이동해 진단 검사를 곧바로 받고 음성이 확인되면 7일 동안 시설격리 생활을 합니다. 시설 퇴소 전인 6일 차에 한 차례 더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오면 자가격리로 전환합니다. 자가격리가 끝나기 직전인 13일째에 다시 한 번 검사를 받습니다. 여기에서 다시 음성 판정을 받아야 외부 활동이 가능해집니다.

정리하자면 귀국해서 14일간 격리하며 3차례 검사를 거쳐야 하는 겁니다. 방역 당국은 원래 1박 2일 시설격리를 예정했다가 어젯밤 급히 격리 기간을 늘리고 검사 횟수도 늘렸습니다.

인도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고 인도 변이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된 데 따른 조치라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입니다.

■ 5월 7일 아시아나로 210여 명 귀국…이후는?

인도 교민들의 다음 입국 예정은 오는 7일입니다. 교민 210여 명이 인도 벵가룰루에서 부정기편인 아시아나 OZ7705편으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아시아나항공측은 기내 승무원에게 방호복과 마스크, 고글, 장갑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의심 환자가 있으면 후방 3열에 마련된 격리공간으로 안내하고, 비행기 사이사이 차폐막을 설치할 계획이라고도 밝혔습니다.

공기순환시스템의 HEPA 필터도 새 것으로 교체합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기내식을 제공하지는 않을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7일 입국 교민들 역시 오늘 입국한 교민들과 같은 격리와 검사 절차를 거칠 예정입니다.

주인도한국대사관이 안내하고 있는 귀국 비행편주인도한국대사관이 안내하고 있는 귀국 비행편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현재 10여 편의 부정기편이 손님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 비행 일정이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교민들의 귀국 수요는 높지만, 비행기 편성은 그걸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국인 탑승비율 90%, 점유율 60% 이하 등의 기본 조건만 갖추면 최대한 빨리 비행 허가를 내줄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승인이 나도 인도 당국에서 출발 임박해 비행 결정을 내리는 바람에 비행 일정 변동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방역 당국은 추가로 귀국 수요를 파악해 특별 부정기편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인도한국대사관의 경유 귀국 안내주인도한국대사관의 경유 귀국 안내

■ 英 가디언 "인도, 코로나 지옥으로 추락"…호주는 입국 불허까지

인도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공식집계만 40만 명 안팎입니다. 매일 경기도 광주시나 경북 구미시 전체 인구와 맞먹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의료 체계가 붕괴돼 뉴델리 당국은 군대가 병원운영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인도가 "코로나 지옥으로 추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급기야 호주는 인도 교민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최고 5년의 징역형이나 6만 호주달러의 벌금형에 처하기로 했습니다.

지구촌 모두가 '제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인도발 코로나19 확산이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의료체계가 붕괴된 인도, 화장장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의료체계가 붕괴된 인도, 화장장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인도 교민 1만 명 중에 누적 확진자가 지난달 30일 기준 128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오늘 비행기에 추가 확진자 3명이 탑승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보듯이, 교민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강호봉 재인도 한인회장은 지난달 30일 KBS 사사건건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교민들도 병실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당장 귀국편도 중요하지만, 확진자가 한국에 가고 싶어 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난해 중국 우한의 교민들을 귀국시킬 때에 준하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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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04 13:12:02
    • 수정2021-05-06 09:27:24
    취재K
2021년 5월 4일 오전 10시 18분, 비 내리는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흰색 비행기가 사뿐히 착륙했습니다. 인도 첸나이 국제공항을 출발해 6시간 반가량 날아온 비스트라 UK6301편입니다.

이 비행기는 지난달 24일 직항편 운항이 금지된 이후 마련된 부정기편입니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주재원 등 우리 교민 172명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인도를 떠나 마침내 귀국했습니다.

■ 귀국 후 2주 격리·3회 검사 후 음성 나와야 외부 활동

탑승 예정자 가운데 3명은 탑승 직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인도의 급박한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교민들은 인도에서 탑승 전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고 발열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인천공항에 내린 뒤에는 인근 호텔 등 임시 생활시설 5곳으로 이동해 진단 검사를 곧바로 받고 음성이 확인되면 7일 동안 시설격리 생활을 합니다. 시설 퇴소 전인 6일 차에 한 차례 더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오면 자가격리로 전환합니다. 자가격리가 끝나기 직전인 13일째에 다시 한 번 검사를 받습니다. 여기에서 다시 음성 판정을 받아야 외부 활동이 가능해집니다.

정리하자면 귀국해서 14일간 격리하며 3차례 검사를 거쳐야 하는 겁니다. 방역 당국은 원래 1박 2일 시설격리를 예정했다가 어젯밤 급히 격리 기간을 늘리고 검사 횟수도 늘렸습니다.

인도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고 인도 변이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된 데 따른 조치라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입니다.

■ 5월 7일 아시아나로 210여 명 귀국…이후는?

인도 교민들의 다음 입국 예정은 오는 7일입니다. 교민 210여 명이 인도 벵가룰루에서 부정기편인 아시아나 OZ7705편으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아시아나항공측은 기내 승무원에게 방호복과 마스크, 고글, 장갑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의심 환자가 있으면 후방 3열에 마련된 격리공간으로 안내하고, 비행기 사이사이 차폐막을 설치할 계획이라고도 밝혔습니다.

공기순환시스템의 HEPA 필터도 새 것으로 교체합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기내식을 제공하지는 않을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7일 입국 교민들 역시 오늘 입국한 교민들과 같은 격리와 검사 절차를 거칠 예정입니다.

주인도한국대사관이 안내하고 있는 귀국 비행편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현재 10여 편의 부정기편이 손님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 비행 일정이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교민들의 귀국 수요는 높지만, 비행기 편성은 그걸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국인 탑승비율 90%, 점유율 60% 이하 등의 기본 조건만 갖추면 최대한 빨리 비행 허가를 내줄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승인이 나도 인도 당국에서 출발 임박해 비행 결정을 내리는 바람에 비행 일정 변동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방역 당국은 추가로 귀국 수요를 파악해 특별 부정기편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인도한국대사관의 경유 귀국 안내
■ 英 가디언 "인도, 코로나 지옥으로 추락"…호주는 입국 불허까지

인도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공식집계만 40만 명 안팎입니다. 매일 경기도 광주시나 경북 구미시 전체 인구와 맞먹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의료 체계가 붕괴돼 뉴델리 당국은 군대가 병원운영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인도가 "코로나 지옥으로 추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급기야 호주는 인도 교민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최고 5년의 징역형이나 6만 호주달러의 벌금형에 처하기로 했습니다.

지구촌 모두가 '제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인도발 코로나19 확산이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의료체계가 붕괴된 인도, 화장장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인도 교민 1만 명 중에 누적 확진자가 지난달 30일 기준 128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오늘 비행기에 추가 확진자 3명이 탑승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보듯이, 교민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강호봉 재인도 한인회장은 지난달 30일 KBS 사사건건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교민들도 병실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당장 귀국편도 중요하지만, 확진자가 한국에 가고 싶어 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난해 중국 우한의 교민들을 귀국시킬 때에 준하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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