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야 한다”…구급차 넘어지자 달려온 시민 119

입력 2021.05.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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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협력해 구급 환자를 다급히 이송합니다.

양복 차림도 있고, 점퍼 차림도 있습니다. 길가던 구급차량이 사고로 넘어지자, 인근에 있던 시민들이 모여 들어 차량 안에 있던 환자를 구하는 모습입니다.

교통사고로 전도된 구급 차량교통사고로 전도된 구급 차량

■ 환자 이송하던 구급차량, 교통사고로 넘어져

어제(3일) 오전 11시 50분쯤. 경기도 의정부시의 의정부 성모병원 앞 사거리에서 큰 소리와 함께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응급 환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향하던 119구급차를 승용차가 들이받은 겁니다. 사고의 충격으로 이 구급차는 옆으로 넘어갔습니다.

해당 구급차에는, 작업 중 사다리차에서 떨어져 머리 등을 크게 다친 70대 이삿짐센터 직원과 이 환자를 이송하던 41살 한 모 구급대원과 29살 김 모 구급대원 등 3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머리를 다친 이삿짐센터 직원은 한시라도 빨리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고로 전도된 119구급차량 주변에서 시민들이 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사고로 전도된 119구급차량 주변에서 시민들이 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

■ 구급차 들려다 포기, 차량 뒷문 열고 환자 구해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머뭇거리지 않았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구급차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함께 구조에 나섰습니다.

구조에 참여했던 이종천 씨는 "차 안에서 지인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데 구급차가 넘어진 것을 보고 구급차로 달려갔다"고 말했습니다.

사이렌 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구급차 안에) 환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바로 뛰어간 거죠. 순식간에 시민들이 10명 넘게 구조 현장에 모였고, 환자를 구조하게 된 겁니다.

처음에 시민들은 구급차를 아예 들어서 환자와 구급대원을 구하려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구급차는 쉽사리 들리지 않았습니다. 또 구급차 안에 있던 환자가 다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시민들은 구급차의 뒷문을 열고 환자와 119 대원들을 구했습니다.

이 씨는 "구조하다 환자를 봤는데 의식이 없는 상태여서 매우 위급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구급차에서 빠져나온 119구급대원들은 본인들이 다친 상황에서도, 들 것을 꺼내 들었습니다.

들 것을 이용해 구조 활동에 나선 시민들과 구급대원들 것을 이용해 구조 활동에 나선 시민들과 구급대원

■ 들 것으로 200m 달려...의식은 회복했지만 오늘 또 수술

시민과 구급대원들은 의식이 없는 환자를 들 것으로 옮긴 뒤 병원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포함해 약 200m 거리였습니다.

구급차에 타고 있던 구급대원 두 명은 크게 다치진 않았다고 합니다. 또 70대 환자도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의정부 성모병원의 한 직원은 "시민들과 구급대원이 빨리 구조를 해 뇌 수술은 잘됐고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는데요. 현재 이 70대 환자는 다친 폐를 수술하기 위해 다시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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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려야 한다”…구급차 넘어지자 달려온 시민 119
    • 입력 2021-05-04 15:11:53
    취재K

시민들이 협력해 구급 환자를 다급히 이송합니다.

양복 차림도 있고, 점퍼 차림도 있습니다. 길가던 구급차량이 사고로 넘어지자, 인근에 있던 시민들이 모여 들어 차량 안에 있던 환자를 구하는 모습입니다.

교통사고로 전도된 구급 차량
■ 환자 이송하던 구급차량, 교통사고로 넘어져

어제(3일) 오전 11시 50분쯤. 경기도 의정부시의 의정부 성모병원 앞 사거리에서 큰 소리와 함께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응급 환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향하던 119구급차를 승용차가 들이받은 겁니다. 사고의 충격으로 이 구급차는 옆으로 넘어갔습니다.

해당 구급차에는, 작업 중 사다리차에서 떨어져 머리 등을 크게 다친 70대 이삿짐센터 직원과 이 환자를 이송하던 41살 한 모 구급대원과 29살 김 모 구급대원 등 3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머리를 다친 이삿짐센터 직원은 한시라도 빨리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고로 전도된 119구급차량 주변에서 시민들이 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
■ 구급차 들려다 포기, 차량 뒷문 열고 환자 구해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머뭇거리지 않았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구급차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함께 구조에 나섰습니다.

구조에 참여했던 이종천 씨는 "차 안에서 지인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데 구급차가 넘어진 것을 보고 구급차로 달려갔다"고 말했습니다.

사이렌 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구급차 안에) 환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바로 뛰어간 거죠. 순식간에 시민들이 10명 넘게 구조 현장에 모였고, 환자를 구조하게 된 겁니다.

처음에 시민들은 구급차를 아예 들어서 환자와 구급대원을 구하려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구급차는 쉽사리 들리지 않았습니다. 또 구급차 안에 있던 환자가 다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시민들은 구급차의 뒷문을 열고 환자와 119 대원들을 구했습니다.

이 씨는 "구조하다 환자를 봤는데 의식이 없는 상태여서 매우 위급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구급차에서 빠져나온 119구급대원들은 본인들이 다친 상황에서도, 들 것을 꺼내 들었습니다.

들 것을 이용해 구조 활동에 나선 시민들과 구급대원
■ 들 것으로 200m 달려...의식은 회복했지만 오늘 또 수술

시민과 구급대원들은 의식이 없는 환자를 들 것으로 옮긴 뒤 병원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포함해 약 200m 거리였습니다.

구급차에 타고 있던 구급대원 두 명은 크게 다치진 않았다고 합니다. 또 70대 환자도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의정부 성모병원의 한 직원은 "시민들과 구급대원이 빨리 구조를 해 뇌 수술은 잘됐고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는데요. 현재 이 70대 환자는 다친 폐를 수술하기 위해 다시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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