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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대자 사라진 숫자들…지워지는 펜으로 어획량 조작한 중국 어선
입력 2021.05.04 (16:17) 수정 2021.05.04 (16:18) 취재K
어획량 조작 혐의 40대 중국인 선장 입건
불 대면 글자 사라지는 ‘지워지는 펜’ 사용
“허가된 어획량보다 더 잡으려고 조작”

어제(3일) 오후 4시쯤, 전북 군산시 어청도 남서쪽 63㎞ 해상. 해경 대원이 조업 중인 중국 어선에 올라탑니다. 선박을 살피던 해경 대원이 라이터 불을 켜 조업일지에 대자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적혀 있던 글자와 숫자들이 하나둘 사라진 겁니다.

조업일지에 라이터 불을 대자 사라지는 글씨.(군산해경 제공)조업일지에 라이터 불을 대자 사라지는 글씨.(군산해경 제공)

마술을 한 걸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해경은 곧바로 선장과 선원 9명이 탄 60톤급 중국 어선 1척을 나포했습니다. 불구속 입건된 40대 중국인 선장의 혐의는 '경제수역 어업주권법 위반'. 쉽게 말하면, 잡은 물고기의 양을 조작했다는 뜻입니다.

해당 중국 어선은 허가를 받고 지난 3월 우리 해역에 들어왔습니다. 육지를 오가지 않고 며칠씩 바다에 머물며 물고기를 잡고 있으면 운반선이 대신 중국으로 싣고 가는 방식으로 조업했습니다.

그런데 허가를 받더라도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의 양은 정해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어획량을 매일 조업일지에 기록해야 합니다. 관련 절차에 따라 지울 수 없는 유성 필기구를 써야 하고, 수정할 때는 두 줄을 긋고 나서 수정한 날짜와 수정한 사람의 서명도 남겨야 합니다. 조업일지를 조작해 우리 정부가 허가한 양보다 많이 잡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해경 대원이 조업일지를 조작한 중국 어선을 세우고 있다.(군산해경 제공)해경 대원이 조업일지를 조작한 중국 어선을 세우고 있다.(군산해경 제공)

서류만 믿을 수 없으니 점검도 합니다. 해경이 조업일지에 적힌 어획량과 실제 어획량이 일치하는지 중국 어선에 올라타 직접 눈으로 확인합니다. 이때 '지워지는 펜'이 등장합니다.

허가량보다 더 많은 물고기를 잡고도 '지워지는 펜'으로 조업일지에는 실제 잡은 것보다 적은 양을 써놓습니다. 그리고 해경 대원이 오면 열을 가해 글자를 지운 뒤 다른 펜으로 실제 어획량을 적습니다. 해경의 대면 점검을 피하는 중국 어선의 마술 아닌 마술입니다.

해경의 ‘마술펜’ 시연 장면.(군산해경 제공)해경의 ‘마술펜’ 시연 장면.(군산해경 제공)

군산해경은 "해당 중국인 선장이 우리 해역에 들어온 뒤 이런 수법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조업일지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3년 전 확인된 수법으로, 처음 봤을 때는 다들 깜짝 놀랐다"며 , "이제는 점검 과정에서 항상 조업일지에 라이터 불을 대본다"고 말했습니다. 해경은 코로나19로 뜸했던 대면 점검을 강화해 중국 어선의 불법행위에 강력히 대응할 방침입니다.
  • 불 대자 사라진 숫자들…지워지는 펜으로 어획량 조작한 중국 어선
    • 입력 2021-05-04 16:17:57
    • 수정2021-05-04 16:18:21
    취재K
어획량 조작 혐의 40대 중국인 선장 입건<br />불 대면 글자 사라지는 ‘지워지는 펜’ 사용<br />“허가된 어획량보다 더 잡으려고 조작”

어제(3일) 오후 4시쯤, 전북 군산시 어청도 남서쪽 63㎞ 해상. 해경 대원이 조업 중인 중국 어선에 올라탑니다. 선박을 살피던 해경 대원이 라이터 불을 켜 조업일지에 대자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적혀 있던 글자와 숫자들이 하나둘 사라진 겁니다.

조업일지에 라이터 불을 대자 사라지는 글씨.(군산해경 제공)조업일지에 라이터 불을 대자 사라지는 글씨.(군산해경 제공)

마술을 한 걸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해경은 곧바로 선장과 선원 9명이 탄 60톤급 중국 어선 1척을 나포했습니다. 불구속 입건된 40대 중국인 선장의 혐의는 '경제수역 어업주권법 위반'. 쉽게 말하면, 잡은 물고기의 양을 조작했다는 뜻입니다.

해당 중국 어선은 허가를 받고 지난 3월 우리 해역에 들어왔습니다. 육지를 오가지 않고 며칠씩 바다에 머물며 물고기를 잡고 있으면 운반선이 대신 중국으로 싣고 가는 방식으로 조업했습니다.

그런데 허가를 받더라도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의 양은 정해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어획량을 매일 조업일지에 기록해야 합니다. 관련 절차에 따라 지울 수 없는 유성 필기구를 써야 하고, 수정할 때는 두 줄을 긋고 나서 수정한 날짜와 수정한 사람의 서명도 남겨야 합니다. 조업일지를 조작해 우리 정부가 허가한 양보다 많이 잡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해경 대원이 조업일지를 조작한 중국 어선을 세우고 있다.(군산해경 제공)해경 대원이 조업일지를 조작한 중국 어선을 세우고 있다.(군산해경 제공)

서류만 믿을 수 없으니 점검도 합니다. 해경이 조업일지에 적힌 어획량과 실제 어획량이 일치하는지 중국 어선에 올라타 직접 눈으로 확인합니다. 이때 '지워지는 펜'이 등장합니다.

허가량보다 더 많은 물고기를 잡고도 '지워지는 펜'으로 조업일지에는 실제 잡은 것보다 적은 양을 써놓습니다. 그리고 해경 대원이 오면 열을 가해 글자를 지운 뒤 다른 펜으로 실제 어획량을 적습니다. 해경의 대면 점검을 피하는 중국 어선의 마술 아닌 마술입니다.

해경의 ‘마술펜’ 시연 장면.(군산해경 제공)해경의 ‘마술펜’ 시연 장면.(군산해경 제공)

군산해경은 "해당 중국인 선장이 우리 해역에 들어온 뒤 이런 수법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조업일지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3년 전 확인된 수법으로, 처음 봤을 때는 다들 깜짝 놀랐다"며 , "이제는 점검 과정에서 항상 조업일지에 라이터 불을 대본다"고 말했습니다. 해경은 코로나19로 뜸했던 대면 점검을 강화해 중국 어선의 불법행위에 강력히 대응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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