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가게 망할 때까지 아이들 밥 챙긴다”…‘돈쭐’난 사연은?

입력 2021.05.04 (18:12) 수정 2021.05.0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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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5월4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오인태 진짜파스타 대표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504&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밥 한번 편하게 먹자, 그냥 안 받을랍니다. 2년 전, 한 식당 사장님이 결식아동들에겐 돈을 안 받겠다며 SNS에 올린 글입니다. 아이들의 허기와 마음까지 달래 주겠다던 사장님의 약속,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내일 어린이날 앞두고 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님 직접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진짜파스타 오인태입니다.

[앵커]
지금 한창 저녁 시간대라서 주방에서 파스타 만드실 시간일 텐데 나오셔도 괜찮나요?

[답변]
저희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워낙 베테랑이라 맡기고 나올 수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보셨지만 2년 전에 올렸던 글, 화제였어요. 결식아동들에게 무료로 파스타를 다 먹게 해주겠다라는 약속. 잘 지키고 계시죠?

[답변]
네, 아직까지는 잘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서울뿐만 아니고 부산에서도 하고 있고요. 3개 매장에서 하고 있습니다.

[앵커]
혹시 이 소식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 식당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설명을 해 주시죠.

[답변]
저희 같은 경우는 스마트 서울맵이나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선한 영향력 가게 닷컴이라고 있어요. 이 두 군데에서 저희 선한 영향력 가게 위치들 확인할 수 있고요. 제공 품목도 확인이 가능하니까 그거를 홈페이지를 보고 카드를 가지고 매장을 방문하면

[앵커]
무슨 카드요?

[답변]
급식카드를 가지고,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조금 달라서요. 결식아동 급식카드를 가지고 와서 카드를 보여주기만 하면 식사를 비롯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앵커]
급식카드 가지고 사장님 가게에 가기만 하면 파스타를 그냥 무료로 먹을 수 있다는 거예요?

[답변]
저희 같은 경우는 무제한입니다.

[앵커]
아이들 굉장히 좋아하겠어요. 파스타는 거의 호불호가 잘 안 나뉘는 음식이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어떤 메뉴를 제일 좋아해요?

[답변]
아이들 같은 경우나 치킨크림이나 치킨로제가 제일 많이 나가고요.

[앵커]
꿈나무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는데 카드가 사실 취지는 굉장히 좋은데 아이들이 쓰기 굉장히 쭈뼛쭈뼛 좀 꺼려하죠?

[답변]
그렇죠. 아무래도 금액대가 적다 보니까 꿈나무카드 가맹점에서 피크시간대 오지 말라는 얘기를 듣는 친구들이 더러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카드 쓰는 거 자체를 조금 쭈뼛거리거나 부끄러워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사장님 가게에 가면 급식카드 대신 다른 카드를 준다고 들었어요.

[답변]
저희 같은 경우는 카드를 한번 보여주기만 저희가 자체적으로 VIP 카드를 만들어서 아이들한테 발급을 해주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카드인가요?

[답변]
네, 이거 같은 경우는 다른 가게들도 이미지가 필요하면 보내드리는 카드고요. 이거 맞습니다.

[앵커]
맨 처음 왔던 어린이 손님 혹시 기억나세요?

[답변]
기억나죠. 그 친구들 때문에 저희가 선한 영향력 가게라는 것도 시작을 하게 됐으니까요.

[앵커]
어떤 아이들이었는데요?

[답변]
처음에 경기권에서 2, 3시간 정도 걸려서 멀리서 왔어요. 아이들이 큰 아이도 아니었고 초등학교 3, 4학년 되는 친구가 동생들 둘의 손을 잡고 왔는데. 좀 되게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저희가 처음으로 후회를 했던 거 같아요.

[앵커]
경기도에서 왔으면 한 2시간 걸려서 왔겠네요.

[답변]
그 정도는 걸렸죠, 최소.

[앵커]
그래서 그 아이들 때문에, 멀리서 온 게 미안해서 각 지점으로 가게를 넓히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네요.

[답변]
맞습니다. 그 친구들 때문에 저희가 선한 영향력 가게를 시작하게 됐고 모집 홍보를 하게 됐어요.

[앵커]
선한 영향력 가게라는 건 음식점만 있습니까, 다른 업종도 다 있나요?

[답변]
음식점은 한 70% 정도 되고요. 안경점도 있고 펜션, 아이들 취미를 할 수 있는 볼링장이나 아니면 당구장도 있고 그리고 학원들도 되게 많아요. 입시학원도 있고요. 그리고 조금 특이한 거로는 장례지도사분들도 계시고요.

[앵커]
장례지도사요?

[답변]
아이들이 혹시나 큰일을 당했을 때 그분들께서 무료로 인력서비스를 해 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앵커]
다른 사장님들은 영업을 어떻게 하시나 궁금해서 저희가 다른 곳을 한번 갔다 와봤거든요. 직접 보시면서 이야기 나눌게요. 안경점이에요.

[답변]
저희랑 되게 가장 자주 만나는 사장님 중에 한 분입니다.

[앵커]
요즘 아이들이 스마트폰 보면서 눈이 빨리 나빠져서. 이제 안경을 맞추려면 굉장히 목돈이 들어가는 일이라 아이들이 굉장히 부담될 텐데 이분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대하고 있을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이정우/아이오안경원 대표]
10만 원까지 무상으로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너무 저렴하게 가격을 측정하면 추가 금액이 생기다 보니까 일부러 금액을 높게 측정했고요. AS는 제가 망할 때까지는 계속해드립니다.

[앵커]
절대 망하시면 안 될 거 같은데요. 아무래도 여기 오는 학생들, 저마다 다 사연이 다양할 거 아니에요. 저희가 그 사연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직접 여쭤봤습니다, 들어볼게요.

[이정우/아이오안경원 대표]
고등학생이었는데 안경을 한 번도 착용해보지 못한 아이가 있었어요. 위험할 정도로 눈이 많이 안 좋았는데 어머니가 비싸니까 안경을 계속 안 해주셨던 거 같아요. 그때 마음이 좀 아팠어요.

[앵커]
이렇게 함께 동참하시는 자영업자분들, 혹시 코로나 때문에 영업이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신 그런 분들은 없으세요?

[답변]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서 포기하신 분들은 없고요. 거의 보통은 폐업 직전까지 다 가시고요. 아니면 건강상의 문제로 장사를 접으시면서 안 하신 분들은 좀 계십니다.

[앵커]
사장님네 가게 유지는 괜찮나요?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무료로 또 나눔까지 하시니까.

[답변]
사실 쉽지 않죠. 홍대 상권 자체가 요즘에 많이 죽어서 요즘에 조금 힘든데 그래도 어떻게 겨우겨우 잘해나가고 있습니다.

[앵커]
혹시 가게를 홍보하는 것 아니냐, 이런 오해를 받거나 하진 않으세요?

[답변]
처음에 그 얘기 제일 많이 듣죠. 애들 팔아서 장사한다. 그런데 저희 같은 경우는, 이런 말 들으면 조금 그럴 수 있는데 저희는 18년도부터 장사가 꽤 잘 많이 되던. 웨이팅이 늘 있던 가게였어요, 원래.

[앵커]
계기가 있었나요? 갑자기 장사가 잘된?

[답변]
저희가 원래 홍대 가성비 맛집 파스타로 해서 좀 유명했었던 가게입니다.

[앵커]
어쨌든 영업 5년 차면 어지간한 공무원들보다 결식아동들 더 많이 만나보셨을 텐데 아이들이 가게에 한 몇 명 정도 방문을 해요? 하루 평균.

[답변]
그 부분은 저희가 지금 말씀 안 드리는데 처음에 저희가 이 얘기를 했다가, 왜 처음에 아이들이 눈치를 본다고 했었잖아요. 얘기하고 방송 나가고 나서 방문율이 50% 정도 줄더라고요.

[앵커]
왜 그랬을까요?

[답변]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눈치를 많이 봐요. 우리가 저기 가서 피해를 끼치는 거 아니냐라는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그다음부터는 그 얘기는 안 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장님은 아이들 걱정하고 또 아이들은 사장님 걱정하고 서로 배려 대 배려의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아이들이 부모님과도 같이 오기도 하나요?

[답변]
보통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는 어머니나 아버지 한 분 모시고 오는 경우가 제일 많고요. 중학생, 고등학생 되는 친구들은 친구들끼리 같이 오는 경우가 좀 있습니다.

[앵커]
부모님 같이 오면 부모님도 음식을 따로 주문하시면 제공을 해 주시나요? 어떻게 하세요?

[답변]
저희는 주문하라고 말씀드리고 제공해드리는데 대부분 부모님들이 미안해서 아이들 것만 이렇게 주문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앵커]
그럼 어떻게 하세요?

[답변]
저희 나름으로 오더 미스인 척하고 잘못 만들었는데

[앵커]
오더 미스, 주문 실수인 척?

[답변]
네. 죄송한데 혹시 같이 드셔주시면 안 되냐. 이런 식으로 지금 제공해드리고 있어요.

[앵커]
아이들이 나가면서 따뜻한 메시지를 테이블 위에 남겨놓기도 하고 그랬다고 들었어요. 기억에 남는 메시지 있으세요?

[답변]
시골 갔다 온다고, 시골 갔다 오면서 김치 하러 가니까 김치 갖다주겠다고 한 친구들도 있었고. 아이들이 보통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해요. 아니면 편하게 먹고 갔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 제일 많이 남죠.

[앵커]
사실 본인이 배가 고파봤어야 다른 사람의 배고픈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거잖아요. 대표님도 그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나요?

[답변]
20대 때 조금 많이 힘들었어요. 20대 때 서울에 올라와서, 말도 안 되는 돈을 가지고 올라와서 고시원 살면서 청소 알바도 하면서 살았거든요. 그때 삼각김밥이랑 라면을 너무 많이 먹어서 지금은 삼각김밥 냄새만 맡아도 좀 불편하고요. 라면 같은 경우는 특정 브랜드를 못 먹습니다.

[앵커]
한 가지 특이한 게 보통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은 머리가 짧은데 머리를 특별히 기르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답변]
제가 원래 장기 기증자예요. 그래서 저희가 헌혈증 이런 것도 하고 있는데 하다 보니까 백혈병 걸린 친구들이 모발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모발 기증용으로 기르고 있어요, 지금은.

[앵커]
그렇군요. 내일 어린이날인데 어린이날 앞두고 아이들에게 꼭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답변]
있습니다. 너희가 카드를 쓰는 거 자체가 굉장히 잘못된 게 아니고 부끄러워할 것도 아니니까. 진짜 전국에 많은 2,000명이 넘는 삼촌, 이모들이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거든. 진짜 편하게 와서 편하게 너희가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하고. 그리고 항상 우리가 하는 말인데 나갈 때 웃으면서 기분 좋게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

[앵커]
내일 어린이날도 영업하시는 거죠?

[답변]
네,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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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가게 망할 때까지 아이들 밥 챙긴다”…‘돈쭐’난 사연은?
    • 입력 2021-05-04 18:12:21
    • 수정2021-05-04 2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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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5월4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오인태 진짜파스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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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504&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밥 한번 편하게 먹자, 그냥 안 받을랍니다. 2년 전, 한 식당 사장님이 결식아동들에겐 돈을 안 받겠다며 SNS에 올린 글입니다. 아이들의 허기와 마음까지 달래 주겠다던 사장님의 약속,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내일 어린이날 앞두고 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님 직접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진짜파스타 오인태입니다.

[앵커]
지금 한창 저녁 시간대라서 주방에서 파스타 만드실 시간일 텐데 나오셔도 괜찮나요?

[답변]
저희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워낙 베테랑이라 맡기고 나올 수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보셨지만 2년 전에 올렸던 글, 화제였어요. 결식아동들에게 무료로 파스타를 다 먹게 해주겠다라는 약속. 잘 지키고 계시죠?

[답변]
네, 아직까지는 잘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서울뿐만 아니고 부산에서도 하고 있고요. 3개 매장에서 하고 있습니다.

[앵커]
혹시 이 소식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 식당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설명을 해 주시죠.

[답변]
저희 같은 경우는 스마트 서울맵이나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선한 영향력 가게 닷컴이라고 있어요. 이 두 군데에서 저희 선한 영향력 가게 위치들 확인할 수 있고요. 제공 품목도 확인이 가능하니까 그거를 홈페이지를 보고 카드를 가지고 매장을 방문하면

[앵커]
무슨 카드요?

[답변]
급식카드를 가지고,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조금 달라서요. 결식아동 급식카드를 가지고 와서 카드를 보여주기만 하면 식사를 비롯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앵커]
급식카드 가지고 사장님 가게에 가기만 하면 파스타를 그냥 무료로 먹을 수 있다는 거예요?

[답변]
저희 같은 경우는 무제한입니다.

[앵커]
아이들 굉장히 좋아하겠어요. 파스타는 거의 호불호가 잘 안 나뉘는 음식이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어떤 메뉴를 제일 좋아해요?

[답변]
아이들 같은 경우나 치킨크림이나 치킨로제가 제일 많이 나가고요.

[앵커]
꿈나무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는데 카드가 사실 취지는 굉장히 좋은데 아이들이 쓰기 굉장히 쭈뼛쭈뼛 좀 꺼려하죠?

[답변]
그렇죠. 아무래도 금액대가 적다 보니까 꿈나무카드 가맹점에서 피크시간대 오지 말라는 얘기를 듣는 친구들이 더러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카드 쓰는 거 자체를 조금 쭈뼛거리거나 부끄러워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사장님 가게에 가면 급식카드 대신 다른 카드를 준다고 들었어요.

[답변]
저희 같은 경우는 카드를 한번 보여주기만 저희가 자체적으로 VIP 카드를 만들어서 아이들한테 발급을 해주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카드인가요?

[답변]
네, 이거 같은 경우는 다른 가게들도 이미지가 필요하면 보내드리는 카드고요. 이거 맞습니다.

[앵커]
맨 처음 왔던 어린이 손님 혹시 기억나세요?

[답변]
기억나죠. 그 친구들 때문에 저희가 선한 영향력 가게라는 것도 시작을 하게 됐으니까요.

[앵커]
어떤 아이들이었는데요?

[답변]
처음에 경기권에서 2, 3시간 정도 걸려서 멀리서 왔어요. 아이들이 큰 아이도 아니었고 초등학교 3, 4학년 되는 친구가 동생들 둘의 손을 잡고 왔는데. 좀 되게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저희가 처음으로 후회를 했던 거 같아요.

[앵커]
경기도에서 왔으면 한 2시간 걸려서 왔겠네요.

[답변]
그 정도는 걸렸죠, 최소.

[앵커]
그래서 그 아이들 때문에, 멀리서 온 게 미안해서 각 지점으로 가게를 넓히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네요.

[답변]
맞습니다. 그 친구들 때문에 저희가 선한 영향력 가게를 시작하게 됐고 모집 홍보를 하게 됐어요.

[앵커]
선한 영향력 가게라는 건 음식점만 있습니까, 다른 업종도 다 있나요?

[답변]
음식점은 한 70% 정도 되고요. 안경점도 있고 펜션, 아이들 취미를 할 수 있는 볼링장이나 아니면 당구장도 있고 그리고 학원들도 되게 많아요. 입시학원도 있고요. 그리고 조금 특이한 거로는 장례지도사분들도 계시고요.

[앵커]
장례지도사요?

[답변]
아이들이 혹시나 큰일을 당했을 때 그분들께서 무료로 인력서비스를 해 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앵커]
다른 사장님들은 영업을 어떻게 하시나 궁금해서 저희가 다른 곳을 한번 갔다 와봤거든요. 직접 보시면서 이야기 나눌게요. 안경점이에요.

[답변]
저희랑 되게 가장 자주 만나는 사장님 중에 한 분입니다.

[앵커]
요즘 아이들이 스마트폰 보면서 눈이 빨리 나빠져서. 이제 안경을 맞추려면 굉장히 목돈이 들어가는 일이라 아이들이 굉장히 부담될 텐데 이분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대하고 있을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이정우/아이오안경원 대표]
10만 원까지 무상으로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너무 저렴하게 가격을 측정하면 추가 금액이 생기다 보니까 일부러 금액을 높게 측정했고요. AS는 제가 망할 때까지는 계속해드립니다.

[앵커]
절대 망하시면 안 될 거 같은데요. 아무래도 여기 오는 학생들, 저마다 다 사연이 다양할 거 아니에요. 저희가 그 사연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직접 여쭤봤습니다, 들어볼게요.

[이정우/아이오안경원 대표]
고등학생이었는데 안경을 한 번도 착용해보지 못한 아이가 있었어요. 위험할 정도로 눈이 많이 안 좋았는데 어머니가 비싸니까 안경을 계속 안 해주셨던 거 같아요. 그때 마음이 좀 아팠어요.

[앵커]
이렇게 함께 동참하시는 자영업자분들, 혹시 코로나 때문에 영업이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신 그런 분들은 없으세요?

[답변]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서 포기하신 분들은 없고요. 거의 보통은 폐업 직전까지 다 가시고요. 아니면 건강상의 문제로 장사를 접으시면서 안 하신 분들은 좀 계십니다.

[앵커]
사장님네 가게 유지는 괜찮나요?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무료로 또 나눔까지 하시니까.

[답변]
사실 쉽지 않죠. 홍대 상권 자체가 요즘에 많이 죽어서 요즘에 조금 힘든데 그래도 어떻게 겨우겨우 잘해나가고 있습니다.

[앵커]
혹시 가게를 홍보하는 것 아니냐, 이런 오해를 받거나 하진 않으세요?

[답변]
처음에 그 얘기 제일 많이 듣죠. 애들 팔아서 장사한다. 그런데 저희 같은 경우는, 이런 말 들으면 조금 그럴 수 있는데 저희는 18년도부터 장사가 꽤 잘 많이 되던. 웨이팅이 늘 있던 가게였어요, 원래.

[앵커]
계기가 있었나요? 갑자기 장사가 잘된?

[답변]
저희가 원래 홍대 가성비 맛집 파스타로 해서 좀 유명했었던 가게입니다.

[앵커]
어쨌든 영업 5년 차면 어지간한 공무원들보다 결식아동들 더 많이 만나보셨을 텐데 아이들이 가게에 한 몇 명 정도 방문을 해요? 하루 평균.

[답변]
그 부분은 저희가 지금 말씀 안 드리는데 처음에 저희가 이 얘기를 했다가, 왜 처음에 아이들이 눈치를 본다고 했었잖아요. 얘기하고 방송 나가고 나서 방문율이 50% 정도 줄더라고요.

[앵커]
왜 그랬을까요?

[답변]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눈치를 많이 봐요. 우리가 저기 가서 피해를 끼치는 거 아니냐라는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그다음부터는 그 얘기는 안 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장님은 아이들 걱정하고 또 아이들은 사장님 걱정하고 서로 배려 대 배려의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아이들이 부모님과도 같이 오기도 하나요?

[답변]
보통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는 어머니나 아버지 한 분 모시고 오는 경우가 제일 많고요. 중학생, 고등학생 되는 친구들은 친구들끼리 같이 오는 경우가 좀 있습니다.

[앵커]
부모님 같이 오면 부모님도 음식을 따로 주문하시면 제공을 해 주시나요? 어떻게 하세요?

[답변]
저희는 주문하라고 말씀드리고 제공해드리는데 대부분 부모님들이 미안해서 아이들 것만 이렇게 주문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앵커]
그럼 어떻게 하세요?

[답변]
저희 나름으로 오더 미스인 척하고 잘못 만들었는데

[앵커]
오더 미스, 주문 실수인 척?

[답변]
네. 죄송한데 혹시 같이 드셔주시면 안 되냐. 이런 식으로 지금 제공해드리고 있어요.

[앵커]
아이들이 나가면서 따뜻한 메시지를 테이블 위에 남겨놓기도 하고 그랬다고 들었어요. 기억에 남는 메시지 있으세요?

[답변]
시골 갔다 온다고, 시골 갔다 오면서 김치 하러 가니까 김치 갖다주겠다고 한 친구들도 있었고. 아이들이 보통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해요. 아니면 편하게 먹고 갔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 제일 많이 남죠.

[앵커]
사실 본인이 배가 고파봤어야 다른 사람의 배고픈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거잖아요. 대표님도 그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나요?

[답변]
20대 때 조금 많이 힘들었어요. 20대 때 서울에 올라와서, 말도 안 되는 돈을 가지고 올라와서 고시원 살면서 청소 알바도 하면서 살았거든요. 그때 삼각김밥이랑 라면을 너무 많이 먹어서 지금은 삼각김밥 냄새만 맡아도 좀 불편하고요. 라면 같은 경우는 특정 브랜드를 못 먹습니다.

[앵커]
한 가지 특이한 게 보통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은 머리가 짧은데 머리를 특별히 기르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답변]
제가 원래 장기 기증자예요. 그래서 저희가 헌혈증 이런 것도 하고 있는데 하다 보니까 백혈병 걸린 친구들이 모발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모발 기증용으로 기르고 있어요, 지금은.

[앵커]
그렇군요. 내일 어린이날인데 어린이날 앞두고 아이들에게 꼭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답변]
있습니다. 너희가 카드를 쓰는 거 자체가 굉장히 잘못된 게 아니고 부끄러워할 것도 아니니까. 진짜 전국에 많은 2,000명이 넘는 삼촌, 이모들이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거든. 진짜 편하게 와서 편하게 너희가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하고. 그리고 항상 우리가 하는 말인데 나갈 때 웃으면서 기분 좋게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

[앵커]
내일 어린이날도 영업하시는 거죠?

[답변]
네,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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