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더 열악해지는 ‘동물 복지’

입력 2021.05.05 (07:58) 수정 2021.05.0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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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날 가장 인기 있는 나들이 장소는 단연 동물원이었는데요.

코로나19로 동물원 나들이마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찾는 이들이 줄면서 동물원에 사는 일부 동물들의 복지는 더 열악해지고 있는데요.

동물 복지를 넘어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현장,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는 실내 동물원입니다.

'줄무늬몽구스'는 같은 자리를 왔다 갔다 하는 이상행동을 보입니다.

5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있지만 사육사는 단 3명, 수의사는 촉탁직 한 명에 불과합니다.

[박광진/동물원 관람객 : "야생에서 뛰어놀던 애들이 폭도 얼마 안 되는 실내에 바람도 안 불고 햇볕도 안 드는 곳에 있는 거 보면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전시장 입구에는 손 소독제도 없고 발판용 소독제는 말라 있습니다.

환기구에는 시꺼먼 먼지가 덩어리째 쌓여 있습니다.

먹이주기 체험 구멍에서는 코를 찌르는 악취가 새어 나옵니다.

[김준/해당 동물원 대표 : "코로나로 엄청 어렵다 보니까 직원들이 다 퇴사를 했습니다. 동물들만 관리하고 있는 수준으로 전락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경영난은 동물들의 서식 환경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지난해부터 휴원중인 한 동물원에 남겨진 동물들은 전기와 수도가 끊긴 사육장에서, 배설물에 뒤덮여 살고 있었습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물이 없어서 목이 말라서 입에 하얀 거품 비슷하게 묻어 있고, 물통을 머리로 박고 있었어요. 쿵쿵쿵."]

동물원은 휴업이나 폐업을 하려면 동물 관리 계획을 시도지사에 신고해야 하지만, 아예 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출된 계획서와 달리, 남겨진 동물들이 방임되거나 학대되는 사례도 잦습니다.

[강은미/국회의원/지난해 10월 국정감사 : "(폐업한 일부 업체들은) 보유하고 있던 국제적 멸종 위기종의 양도양수 및 폐사 신고를 하지 않아서 동물 행방이 추적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최소한의 인력과 시설 기준도 없이 우후죽순 들어선 동물원은 전국 110여 곳, 환경부는 현행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꾸고, 동물 복지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관련 법 개정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편집:김대희/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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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더 열악해지는 ‘동물 복지’
    • 입력 2021-05-05 07:58:02
    • 수정2021-05-05 14:49:43
    뉴스광장(창원)
[앵커]

어린이날 가장 인기 있는 나들이 장소는 단연 동물원이었는데요.

코로나19로 동물원 나들이마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찾는 이들이 줄면서 동물원에 사는 일부 동물들의 복지는 더 열악해지고 있는데요.

동물 복지를 넘어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현장,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는 실내 동물원입니다.

'줄무늬몽구스'는 같은 자리를 왔다 갔다 하는 이상행동을 보입니다.

5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있지만 사육사는 단 3명, 수의사는 촉탁직 한 명에 불과합니다.

[박광진/동물원 관람객 : "야생에서 뛰어놀던 애들이 폭도 얼마 안 되는 실내에 바람도 안 불고 햇볕도 안 드는 곳에 있는 거 보면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전시장 입구에는 손 소독제도 없고 발판용 소독제는 말라 있습니다.

환기구에는 시꺼먼 먼지가 덩어리째 쌓여 있습니다.

먹이주기 체험 구멍에서는 코를 찌르는 악취가 새어 나옵니다.

[김준/해당 동물원 대표 : "코로나로 엄청 어렵다 보니까 직원들이 다 퇴사를 했습니다. 동물들만 관리하고 있는 수준으로 전락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경영난은 동물들의 서식 환경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지난해부터 휴원중인 한 동물원에 남겨진 동물들은 전기와 수도가 끊긴 사육장에서, 배설물에 뒤덮여 살고 있었습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물이 없어서 목이 말라서 입에 하얀 거품 비슷하게 묻어 있고, 물통을 머리로 박고 있었어요. 쿵쿵쿵."]

동물원은 휴업이나 폐업을 하려면 동물 관리 계획을 시도지사에 신고해야 하지만, 아예 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출된 계획서와 달리, 남겨진 동물들이 방임되거나 학대되는 사례도 잦습니다.

[강은미/국회의원/지난해 10월 국정감사 : "(폐업한 일부 업체들은) 보유하고 있던 국제적 멸종 위기종의 양도양수 및 폐사 신고를 하지 않아서 동물 행방이 추적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최소한의 인력과 시설 기준도 없이 우후죽순 들어선 동물원은 전국 110여 곳, 환경부는 현행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꾸고, 동물 복지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관련 법 개정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편집:김대희/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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