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농협, 대형 판매점 못 짓는 공업용지 사들인 이유는?

입력 2021.05.05 (09:52) 수정 2021.06.2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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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창원성산 지역구 강기윤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속보입니다.

강 의원이 가족 명의 회사의 진해항 터 땅을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를 거쳐 21억 원의 차익을 낳게 한 거래에, 진해농협이 연루된 정황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진해농협은 대형 판매점을 짓겠다며 옛 CJ대한통운 진해사업소 땅을 감정가격보다 비싼 값에 사들였지만, 이 땅은 창원시 조례상 대형 판매점을 지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송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창원성산 지역구 강기윤 국회의원이 가족 명의 회사 소유의 진해항 터를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 김 모씨의 회사를 거쳐 판 물류업체는 CJ대한통운입니다.

CJ대한통운은 강 의원 측의 땅을 사 진해사업소를 이전하면서, 옛 진해사업소 땅 7,407㎡를 진해농협에 매각했습니다.

진해농협 대의원총회 자료에는 이 땅을 김 씨 회사 소개로 매입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진해농협이 CJ대한통운 옛 진해사업소 땅을 산 날짜도 2019년 10월 24일!

김 씨 회사가 강 의원 측 회사의 땅을 CJ대한통운에 판 날입니다.

이상한 점은 1000㎡ 이상의 대형 판매시설을 지을 수 없는 땅을 진해농협이 대형 판매점을 짓겠다며 3.3㎡ 당 738만 원씩, 166억 원에 샀다는 겁니다.

[창원시 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에 자꾸 변경을해 달라고 (진해농협에서) 요청이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저희들은 안 된다고 말씀을 드리고 있고요."]

매입가격도 감정평가액보다 높습니다.

진해농협이 이 땅을 사기 두 달 전, 감정평가를 의뢰한 결과는 3.3㎡당 528만 원, 전체 118억 원!

하지만 진해농협은 이보다 48억 원가량을 더 주고 산 겁니다.

전문가 4명에게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한 감정평가사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거래라고 답했고, 한 회계사는 누가봐도 비정상적인 거래라고 말했습니다.

한 교수는 거래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고, 또 다른 감정평가사는 필요성과 미래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거래를 할만한 금액이라고 답했습니다.

[정상철/창신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일반적인 감정평가액을 우리가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는데, (실거래금액이) 너무 많이 부풀려졌다거나 단기간에 너무 많이 가격이 형성이 됐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보지 않는거죠. 뭔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보는거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진해농협은 감정평가를 의뢰하기 넉 달 전, 농협중앙회에 심의를 신청할 때 이미 매입예상가격을 실제 거래금액인 166억 원에 가까운 168억 원으로 보고했습니다.

[전 ○○농협 조합장/음성변조 : "처음부터 (진해농협이 땅 매도자와) 짜고 계획적으로 한 겁니다. 그 이외에 이해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습니까."]

대형 판매점의 사업성도 논란입니다.

진해농협의 기존 판매점이 3㎞ 인근에 있는 데다 사업비가 투자여력을 초과한 규모여서 농협중앙회도 우려가 컸습니다.

올해까지 이 땅의 절반을 처분하고, 출자금을 21억 원 추가로 조성하는 조건으로 사업 승인이 난 이윱니다.

진해농협 조합원들도 사업 추진의 책임을 따지기 위해 조합원 총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석종근/진해농협 대의원 : "(진해농협이)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하는 것은 (이 거래에) 부정적인 결탁이 있었다고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조합원들이) 합니다."]

이에 대해 진해농협은 새 대형 판매점 건립은 2015년부터 염두에 둔 사업이며, 땅 매입 가격은 매도자가 제시한 금액에 맞췄을 뿐, 거래에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송현준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부민

[반론보도문] 강기윤 의원 관련 부동산 투기의혹 수사 중

KBS가 지난 2월 보도한 강기윤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강 의원의 부동산 거래에 진해농협이 연루되었다는 의혹에 대해 진해농협은 당시 강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도 아니었고 의원이 시세 차익을 본 거래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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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해농협, 대형 판매점 못 짓는 공업용지 사들인 이유는?
    • 입력 2021-05-05 09:52:23
    • 수정2021-06-25 20:39:27
    930뉴스(창원)
[앵커]

창원성산 지역구 강기윤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속보입니다.

강 의원이 가족 명의 회사의 진해항 터 땅을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를 거쳐 21억 원의 차익을 낳게 한 거래에, 진해농협이 연루된 정황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진해농협은 대형 판매점을 짓겠다며 옛 CJ대한통운 진해사업소 땅을 감정가격보다 비싼 값에 사들였지만, 이 땅은 창원시 조례상 대형 판매점을 지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송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창원성산 지역구 강기윤 국회의원이 가족 명의 회사 소유의 진해항 터를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 김 모씨의 회사를 거쳐 판 물류업체는 CJ대한통운입니다.

CJ대한통운은 강 의원 측의 땅을 사 진해사업소를 이전하면서, 옛 진해사업소 땅 7,407㎡를 진해농협에 매각했습니다.

진해농협 대의원총회 자료에는 이 땅을 김 씨 회사 소개로 매입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진해농협이 CJ대한통운 옛 진해사업소 땅을 산 날짜도 2019년 10월 24일!

김 씨 회사가 강 의원 측 회사의 땅을 CJ대한통운에 판 날입니다.

이상한 점은 1000㎡ 이상의 대형 판매시설을 지을 수 없는 땅을 진해농협이 대형 판매점을 짓겠다며 3.3㎡ 당 738만 원씩, 166억 원에 샀다는 겁니다.

[창원시 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에 자꾸 변경을해 달라고 (진해농협에서) 요청이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저희들은 안 된다고 말씀을 드리고 있고요."]

매입가격도 감정평가액보다 높습니다.

진해농협이 이 땅을 사기 두 달 전, 감정평가를 의뢰한 결과는 3.3㎡당 528만 원, 전체 118억 원!

하지만 진해농협은 이보다 48억 원가량을 더 주고 산 겁니다.

전문가 4명에게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한 감정평가사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거래라고 답했고, 한 회계사는 누가봐도 비정상적인 거래라고 말했습니다.

한 교수는 거래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고, 또 다른 감정평가사는 필요성과 미래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거래를 할만한 금액이라고 답했습니다.

[정상철/창신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일반적인 감정평가액을 우리가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는데, (실거래금액이) 너무 많이 부풀려졌다거나 단기간에 너무 많이 가격이 형성이 됐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보지 않는거죠. 뭔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보는거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진해농협은 감정평가를 의뢰하기 넉 달 전, 농협중앙회에 심의를 신청할 때 이미 매입예상가격을 실제 거래금액인 166억 원에 가까운 168억 원으로 보고했습니다.

[전 ○○농협 조합장/음성변조 : "처음부터 (진해농협이 땅 매도자와) 짜고 계획적으로 한 겁니다. 그 이외에 이해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습니까."]

대형 판매점의 사업성도 논란입니다.

진해농협의 기존 판매점이 3㎞ 인근에 있는 데다 사업비가 투자여력을 초과한 규모여서 농협중앙회도 우려가 컸습니다.

올해까지 이 땅의 절반을 처분하고, 출자금을 21억 원 추가로 조성하는 조건으로 사업 승인이 난 이윱니다.

진해농협 조합원들도 사업 추진의 책임을 따지기 위해 조합원 총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석종근/진해농협 대의원 : "(진해농협이)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하는 것은 (이 거래에) 부정적인 결탁이 있었다고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조합원들이) 합니다."]

이에 대해 진해농협은 새 대형 판매점 건립은 2015년부터 염두에 둔 사업이며, 땅 매입 가격은 매도자가 제시한 금액에 맞췄을 뿐, 거래에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송현준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부민

[반론보도문] 강기윤 의원 관련 부동산 투기의혹 수사 중

KBS가 지난 2월 보도한 강기윤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강 의원의 부동산 거래에 진해농협이 연루되었다는 의혹에 대해 진해농협은 당시 강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도 아니었고 의원이 시세 차익을 본 거래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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