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 설득해 일당까지 검거…보이스피싱범 잡은 택시기사

입력 2021.05.05 (21:40) 수정 2021.05.0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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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이스피싱 범인들이 범행 현장에서 붙잡혔는데 한 택시기사 덕분이었습니다.

얘기를 나누던 승객이 보이스피싱 공범이란 걸 알아 챈 택시 기사가, 범인이 자수하도록 설득한 겁니다.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택시기사 나상용 씨는 지난 3일, 장거리 손님을 태웠습니다.

한참 얘기를 하다 보니, 이 승객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지시로 누군가의 돈을 받으러 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처음 보는 사람이에요? 뭔 돈을 받아요?"]

[승객 : "뭐 세금 탈루했나봐. 그거 돈 받으러 가는 거야, 지금."]

수상하다고 생각한 나 씨가, 하나하나 캐묻기 시작합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돈을 왜 그 사람들한테 주는 거예요?"]

[승객 : 세금 탈루…."]

[나상용/택시기사 : "세금 탈루했는데 왜 이 사람들한테 돈을 주냐고. 국세청이라고 뻥치고."]

첫 번째 목적지에서 누군가에게 돈 봉투를 받아 다시 택시에 탄 승객.

이번엔 누군가와 통화를 시작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 "1,175만 원만 건네주시면 되는거에요."]

[승객 : "구로동으로 가면 되는 거예요? 그럼요?"]

[보이스피싱 조직원 : "제가 주소 알려드린 거 있잖아요."]

이때부턴 보이스피싱이라고 확신합니다.

나 씨는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도중 범인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자수하러) 우리 경기도 광주로 가요. 그냥 쟤네들 앞으로 연락 안 받으면 돼요 선생님."]

이 승객도 택시 기사에게 설득당합니다.

나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1,200만 원이에요 이게, 제가 눈치를 채서 구로경찰서에 신고를 해서..."]

약속 장소에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잠복해 있고...

승객이 돈가방을 넘기는 순간 경찰이 현장을 덮칩니다.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곳에서 보이스피싱 수금책을 붙잡았습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그분(전달책)이 저한테 고맙다고 했다니깐요. 제가 그 이야기를 했잖아요. 이건 아니다 범죄다 자기는 범죄인 줄은 몰랐다고..."]

경찰은 보이스피싱범 2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검토 중입니다.

피해자가 파악되는 대로 돈을 돌려주고, 나 씨를 표창할 계획입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돈을 다시 찾는다는거 억울한 사람이 없을거라는거 경찰관 아저씨들이 대처를 잘해서 체포하니깐 기분이 좋았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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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수 설득해 일당까지 검거…보이스피싱범 잡은 택시기사
    • 입력 2021-05-05 21:40:46
    • 수정2021-05-05 22:04:13
    뉴스 9
[앵커]

보이스피싱 범인들이 범행 현장에서 붙잡혔는데 한 택시기사 덕분이었습니다.

얘기를 나누던 승객이 보이스피싱 공범이란 걸 알아 챈 택시 기사가, 범인이 자수하도록 설득한 겁니다.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택시기사 나상용 씨는 지난 3일, 장거리 손님을 태웠습니다.

한참 얘기를 하다 보니, 이 승객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지시로 누군가의 돈을 받으러 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처음 보는 사람이에요? 뭔 돈을 받아요?"]

[승객 : "뭐 세금 탈루했나봐. 그거 돈 받으러 가는 거야, 지금."]

수상하다고 생각한 나 씨가, 하나하나 캐묻기 시작합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돈을 왜 그 사람들한테 주는 거예요?"]

[승객 : 세금 탈루…."]

[나상용/택시기사 : "세금 탈루했는데 왜 이 사람들한테 돈을 주냐고. 국세청이라고 뻥치고."]

첫 번째 목적지에서 누군가에게 돈 봉투를 받아 다시 택시에 탄 승객.

이번엔 누군가와 통화를 시작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 "1,175만 원만 건네주시면 되는거에요."]

[승객 : "구로동으로 가면 되는 거예요? 그럼요?"]

[보이스피싱 조직원 : "제가 주소 알려드린 거 있잖아요."]

이때부턴 보이스피싱이라고 확신합니다.

나 씨는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도중 범인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자수하러) 우리 경기도 광주로 가요. 그냥 쟤네들 앞으로 연락 안 받으면 돼요 선생님."]

이 승객도 택시 기사에게 설득당합니다.

나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1,200만 원이에요 이게, 제가 눈치를 채서 구로경찰서에 신고를 해서..."]

약속 장소에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잠복해 있고...

승객이 돈가방을 넘기는 순간 경찰이 현장을 덮칩니다.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곳에서 보이스피싱 수금책을 붙잡았습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그분(전달책)이 저한테 고맙다고 했다니깐요. 제가 그 이야기를 했잖아요. 이건 아니다 범죄다 자기는 범죄인 줄은 몰랐다고..."]

경찰은 보이스피싱범 2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검토 중입니다.

피해자가 파악되는 대로 돈을 돌려주고, 나 씨를 표창할 계획입니다.

[나상용/택시기사 : "돈을 다시 찾는다는거 억울한 사람이 없을거라는거 경찰관 아저씨들이 대처를 잘해서 체포하니깐 기분이 좋았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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