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만에 찾은 얼굴’ 5·18 희생자 전재수 묘비 제막

입력 2021.05.06 (06:53) 수정 2021.05.06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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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날인 어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5월 항쟁 당시 사진 한 장 남기지 않고 12살의 나이로 숨진 전재수 군의 사진 묘비 제막식이 열렸는데요.

박상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80년 5월 초등학교 4학년이던 전재수 군은 여느 때처럼 마을 앞동산에서 친구들과 뛰어놀았습니다.

갑자기 마을에 울린 총소리.

전 군은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12살의 어린 나이에 숨졌습니다.

가족들은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숨진 전 군을 가슴에 묻어야 했습니다.

영정에 쓸만한 사진이 없어, 무궁화 사진이 대신했던 묘비에 41년 만에 전 군의 얼굴이 새겨졌습니다.

[전재룡/故 전재수 군 큰형 : "이제라도 내 동생 얼굴을 앞에 보여주게 돼서 감사드립니다."]

초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새 옷을 입고 아버지 곁에 나란히 선 전재수 군의 앳된 모습.

사진은 20년 전 고인이 된 아버지의 유품 사이에 간직돼 있었습니다.

허망하게 오빠를 잃은 동생은 그날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전영애/故 전재수 군 동생 : "그걸 보는 순간, 그 마지막 날이 기억들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거에요. 그 오빠가 돌아가신 이후로 집안이 암울해지는 그런..."]

유족회는 어린 나이에 희생된 전재수 군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어린이날에 맞춰 묘비석 영정 사진을 바꿨습니다.

41년 만에 전 군의 얼굴은 세상에 알려졌지만, 당시 어린 전 군을 쏜 계엄군은 누구인지, 또 왜 무차별적인 발포가 가해졌는지 밝혀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훈입니다.

촬영기자:박석수/영상편집:이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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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년 만에 찾은 얼굴’ 5·18 희생자 전재수 묘비 제막
    • 입력 2021-05-06 06:53:55
    • 수정2021-05-06 06: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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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날인 어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5월 항쟁 당시 사진 한 장 남기지 않고 12살의 나이로 숨진 전재수 군의 사진 묘비 제막식이 열렸는데요.

박상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80년 5월 초등학교 4학년이던 전재수 군은 여느 때처럼 마을 앞동산에서 친구들과 뛰어놀았습니다.

갑자기 마을에 울린 총소리.

전 군은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12살의 어린 나이에 숨졌습니다.

가족들은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숨진 전 군을 가슴에 묻어야 했습니다.

영정에 쓸만한 사진이 없어, 무궁화 사진이 대신했던 묘비에 41년 만에 전 군의 얼굴이 새겨졌습니다.

[전재룡/故 전재수 군 큰형 : "이제라도 내 동생 얼굴을 앞에 보여주게 돼서 감사드립니다."]

초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새 옷을 입고 아버지 곁에 나란히 선 전재수 군의 앳된 모습.

사진은 20년 전 고인이 된 아버지의 유품 사이에 간직돼 있었습니다.

허망하게 오빠를 잃은 동생은 그날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전영애/故 전재수 군 동생 : "그걸 보는 순간, 그 마지막 날이 기억들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거에요. 그 오빠가 돌아가신 이후로 집안이 암울해지는 그런..."]

유족회는 어린 나이에 희생된 전재수 군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어린이날에 맞춰 묘비석 영정 사진을 바꿨습니다.

41년 만에 전 군의 얼굴은 세상에 알려졌지만, 당시 어린 전 군을 쏜 계엄군은 누구인지, 또 왜 무차별적인 발포가 가해졌는지 밝혀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훈입니다.

촬영기자:박석수/영상편집:이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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