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권서 빠진 ‘중원 문화’…연구 난항

입력 2021.05.06 (08:31) 수정 2021.05.0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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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주 등 중부 내륙 일대에는 고대 삼국의 문화가 혼재된 '중원'이라는 이름의 역사적 유산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40여 년 명맥을 이어온 이 중원역사문화권 연구가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강 물길과 강변의 너른 충적 지대, 철 생산지라는 이점까지 더해져 고대 삼국의 세력 다툼이 치열했던 곳.

충주 탑평리 일대에서 발견된 둥근 기와입니다.

백제에서 주로 쓰던 회백색 흙에, 신라 양식의 6개 연꽃잎 무늬, 입체감이 뚜렷한 고구려 제작 기법까지.

삼국의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대표적인 중원 유산입니다.

[유봉희/충주박물관 학예사 : "(한 유적지에서 백제 주거지와) 신라 때 만든 주거지, 고구려식 봉돌이 다 발견됐다는 거죠. 그렇게 봤을 때 중원 지역이 결국은 삼국 문화의 종합적인, 삼국 문화가 융합된 그런 과정들을 볼 수 있는 거고요."]

중부 내륙엔 삼국의 문화가 혼재된 유산이 많아 지난 40년간 활발한 연구가 이뤄졌습니다.

신라 때 만들어졌지만 고구려 양식이 뚜렷해 해석이 분분했던 봉황리 마애불상군도 중원의 역사 맥락 속에서 보물로 인정받은 사례.

하지만 고대 역사문화권의 유산들을 정비하기 위한 특별법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중원 문화 연구가 동력을 읽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다음 달 시행을 앞둔 역사문화권 정비법에선 문화유산 연구와 조사 권역을 기존 7개에서 6개로 재편해 중원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라의 경주, 백제의 부여처럼 왕도나 고대 국가 위주의 역사 접근법에 지역 학계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길경택/충북향토사연구회회장 : "국가적인 실체가 있는 모습이 아니니까 (논의에서) 슬그머니 빠져있는 이런 상황이거든요. 지금까지 노력해왔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국회의원들이 법 하나 제정한다고 하면서 없어지는 이런 상황이 되니까..."]

충북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중원 역사문화권의 위상이 회복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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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문화권서 빠진 ‘중원 문화’…연구 난항
    • 입력 2021-05-06 08:31:53
    • 수정2021-05-06 08:49:33
    뉴스광장(청주)
[앵커]

충주 등 중부 내륙 일대에는 고대 삼국의 문화가 혼재된 '중원'이라는 이름의 역사적 유산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40여 년 명맥을 이어온 이 중원역사문화권 연구가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강 물길과 강변의 너른 충적 지대, 철 생산지라는 이점까지 더해져 고대 삼국의 세력 다툼이 치열했던 곳.

충주 탑평리 일대에서 발견된 둥근 기와입니다.

백제에서 주로 쓰던 회백색 흙에, 신라 양식의 6개 연꽃잎 무늬, 입체감이 뚜렷한 고구려 제작 기법까지.

삼국의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대표적인 중원 유산입니다.

[유봉희/충주박물관 학예사 : "(한 유적지에서 백제 주거지와) 신라 때 만든 주거지, 고구려식 봉돌이 다 발견됐다는 거죠. 그렇게 봤을 때 중원 지역이 결국은 삼국 문화의 종합적인, 삼국 문화가 융합된 그런 과정들을 볼 수 있는 거고요."]

중부 내륙엔 삼국의 문화가 혼재된 유산이 많아 지난 40년간 활발한 연구가 이뤄졌습니다.

신라 때 만들어졌지만 고구려 양식이 뚜렷해 해석이 분분했던 봉황리 마애불상군도 중원의 역사 맥락 속에서 보물로 인정받은 사례.

하지만 고대 역사문화권의 유산들을 정비하기 위한 특별법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중원 문화 연구가 동력을 읽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다음 달 시행을 앞둔 역사문화권 정비법에선 문화유산 연구와 조사 권역을 기존 7개에서 6개로 재편해 중원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라의 경주, 백제의 부여처럼 왕도나 고대 국가 위주의 역사 접근법에 지역 학계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길경택/충북향토사연구회회장 : "국가적인 실체가 있는 모습이 아니니까 (논의에서) 슬그머니 빠져있는 이런 상황이거든요. 지금까지 노력해왔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국회의원들이 법 하나 제정한다고 하면서 없어지는 이런 상황이 되니까..."]

충북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중원 역사문화권의 위상이 회복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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