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성희롱 인식차, ‘이대남·이대녀’가 가장 컸다

입력 2021.05.0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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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보다는 남성들이 '성희롱'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많이 가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그 차이가 20대 남성과 여성들 사이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초등학생(5·6학년)과 중·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직장인 남녀 1만 2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희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오늘(6일) 발표했습니다.


■ 60대 남성과 10대 남성, 성희롱에 대해 가장 잘못 인식

인권위의 조사 결과를 보면,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인식 수준은 남성이 2.80점으로 여성(2.36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희롱은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사람의 책임이 크다 ▲성희롱은 친근감의 표현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다 ▲성희롱 피해는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자연스러운 성적 표현이 성희롱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등 잘못된 인식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입니다.

응답은 6점 척도로 시행됐으며, 점수가 낮을수록 부정적으로 대답(전혀 그렇지 않다)한 것이고, 점수가 높으면 긍정적(매우 그렇다)으로 답한 겁니다.

특히 60대 이상 남성과 10대 남성의 점수는 각각 3.10점, 3.07점으로 성희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성희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가장 적은 대상은 20대 여성(1.75점)과 30대 여성(1.98점)이었습니다.


■ '20대 남과 여', 성희롱 인식에 대한 차이 가장 커

특히 남성과 여성 간 성희롱에 대한 인식 차이가 가장 큰 연령대는 '20대'로 조사됐습니다.

성희롱에 대한 오해와 편견 점수는 20대 남성이 2.6점이었고, 20대 여성은 1.75점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차이가 0.85점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컸습니다.


20대에 이어 남성과 여성 간에 성희롱 인식 수준이 큰 차이를 보인 연령대는 60대 (0.70점)와 10대(0.62점)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성별 간 인식 차이(0.50점)가 가장 적은 연령대는 50대로 조사됐습니다.

조사 대상을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성인으로 나누면 성희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가장 심한 대상은 중·고등학생(2.80점)이었습니다. 성인은 2.30점, 대학생 2.06점으로 나타났습니다.


■ 남성 "성희롱인지 몰라서"…여성 "사회 분위기 때문"

인권위는 성희롱이 발생하는 원인(복수응답)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41.2%가 '성희롱 문제를 가볍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성희롱에 대한 낮은 처벌'(36.7%), '가해자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29.0%) 등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다만 성희롱의 원인에 대해서는 남녀 간의 견해차가 뚜렷했습니다.

남성이 가장 많이 꼽은 원인은
▲ '자신의 행동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잘 몰라서'(32.7%)
▲ '상대방을 성적 대상으로 생각하기 때문'(30.5%)으로 조사된 반면

여성 응답자들은
▲ '성희롱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48.9%)
▲ '낮은 처벌'(45.2%)이라고 답했습니다.


■ "20대 여성은 피해 발생 시 대처 중심으로 전략 수립해야"

연구진은 성희롱에 대한 남녀 간 인식 차이에 대해 "성희롱 피해 고통에 대한 이해나 성희롱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성희롱을 판단하는 데 남녀 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진은 또 "조사 결과를 보면 조직 내에서 나이가 많은 남성 상급자와 20~30대 여성 하급자가 잘못된 통념으로 인한 갈등을 겪는 경우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라면서 "인구 특성별 갈등을 해소하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 개발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연구진은 20대 여성의 경우 성희롱 자체를 교육하기보다 성희롱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를 교육하고, 이들의 피해를 어떻게 구제할지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0대 여성들은 성희롱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매우 적었기 때문입니다.


■ "중고생들이 성희롱 잘못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 높아"

연구진은 반대로, 중고생들의 경우 성희롱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연스러운 성적 표현이 성희롱으로 오해되기도 한다'는 문항에서 중·고생의 평균 점수가 4.31점으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중고생들이 성희롱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인식을 높일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성희롱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하는 방안으로는
▲ 성희롱의 법 개념과 국민의식 간 괴리를 개선할 법제 정비
▲ 성희롱에 대한 인식의 격차와 조직 내 고충처리 활성화
▲ 성희롱 인식 개선을 위한 예방 교육 체계 재검토
▲ 성희롱의 사후조치에 대한 공공부문 규율의 형평성 제고 등을 제시했습니다.

한편, 인권위의 이번 조사에서 경제적 부양에 대한 남성 책임, 여성의 외모 가꾸기 등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은 남성(3.50점)이 여성(2.49점)보다 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남녀 간의 성 평등 의식 수준 차이가 심한 연령대는 20대(1.10점), 10대(0.91점), 30대(0.84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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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대별 성희롱 인식차, ‘이대남·이대녀’가 가장 컸다
    • 입력 2021-05-06 13:18:28
    취재K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성희롱'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많이 가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그 차이가 20대 남성과 여성들 사이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초등학생(5·6학년)과 중·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직장인 남녀 1만 2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희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오늘(6일) 발표했습니다.


■ 60대 남성과 10대 남성, 성희롱에 대해 가장 잘못 인식

인권위의 조사 결과를 보면,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인식 수준은 남성이 2.80점으로 여성(2.36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희롱은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사람의 책임이 크다 ▲성희롱은 친근감의 표현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다 ▲성희롱 피해는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자연스러운 성적 표현이 성희롱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등 잘못된 인식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입니다.

응답은 6점 척도로 시행됐으며, 점수가 낮을수록 부정적으로 대답(전혀 그렇지 않다)한 것이고, 점수가 높으면 긍정적(매우 그렇다)으로 답한 겁니다.

특히 60대 이상 남성과 10대 남성의 점수는 각각 3.10점, 3.07점으로 성희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성희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가장 적은 대상은 20대 여성(1.75점)과 30대 여성(1.98점)이었습니다.


■ '20대 남과 여', 성희롱 인식에 대한 차이 가장 커

특히 남성과 여성 간 성희롱에 대한 인식 차이가 가장 큰 연령대는 '20대'로 조사됐습니다.

성희롱에 대한 오해와 편견 점수는 20대 남성이 2.6점이었고, 20대 여성은 1.75점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차이가 0.85점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컸습니다.


20대에 이어 남성과 여성 간에 성희롱 인식 수준이 큰 차이를 보인 연령대는 60대 (0.70점)와 10대(0.62점)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성별 간 인식 차이(0.50점)가 가장 적은 연령대는 50대로 조사됐습니다.

조사 대상을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성인으로 나누면 성희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가장 심한 대상은 중·고등학생(2.80점)이었습니다. 성인은 2.30점, 대학생 2.06점으로 나타났습니다.


■ 남성 "성희롱인지 몰라서"…여성 "사회 분위기 때문"

인권위는 성희롱이 발생하는 원인(복수응답)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41.2%가 '성희롱 문제를 가볍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성희롱에 대한 낮은 처벌'(36.7%), '가해자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29.0%) 등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다만 성희롱의 원인에 대해서는 남녀 간의 견해차가 뚜렷했습니다.

남성이 가장 많이 꼽은 원인은
▲ '자신의 행동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잘 몰라서'(32.7%)
▲ '상대방을 성적 대상으로 생각하기 때문'(30.5%)으로 조사된 반면

여성 응답자들은
▲ '성희롱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48.9%)
▲ '낮은 처벌'(45.2%)이라고 답했습니다.


■ "20대 여성은 피해 발생 시 대처 중심으로 전략 수립해야"

연구진은 성희롱에 대한 남녀 간 인식 차이에 대해 "성희롱 피해 고통에 대한 이해나 성희롱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성희롱을 판단하는 데 남녀 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진은 또 "조사 결과를 보면 조직 내에서 나이가 많은 남성 상급자와 20~30대 여성 하급자가 잘못된 통념으로 인한 갈등을 겪는 경우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라면서 "인구 특성별 갈등을 해소하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 개발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연구진은 20대 여성의 경우 성희롱 자체를 교육하기보다 성희롱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를 교육하고, 이들의 피해를 어떻게 구제할지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0대 여성들은 성희롱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매우 적었기 때문입니다.


■ "중고생들이 성희롱 잘못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 높아"

연구진은 반대로, 중고생들의 경우 성희롱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연스러운 성적 표현이 성희롱으로 오해되기도 한다'는 문항에서 중·고생의 평균 점수가 4.31점으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중고생들이 성희롱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인식을 높일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성희롱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하는 방안으로는
▲ 성희롱의 법 개념과 국민의식 간 괴리를 개선할 법제 정비
▲ 성희롱에 대한 인식의 격차와 조직 내 고충처리 활성화
▲ 성희롱 인식 개선을 위한 예방 교육 체계 재검토
▲ 성희롱의 사후조치에 대한 공공부문 규율의 형평성 제고 등을 제시했습니다.

한편, 인권위의 이번 조사에서 경제적 부양에 대한 남성 책임, 여성의 외모 가꾸기 등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은 남성(3.50점)이 여성(2.49점)보다 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남녀 간의 성 평등 의식 수준 차이가 심한 연령대는 20대(1.10점), 10대(0.91점), 30대(0.84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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