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바꿔치기’로 가격 10배로 ‘펑’…불법 새우젓 유통

입력 2021.05.06 (16:21) 수정 2021.05.0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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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사면 원가 못 맞춥니다. 저희도 먹고 살려고…."

베트남산 새우젓을 뒤적거리던 업체 사장은 볼멘소리로 단속나온 수사관에게 푸념을 늘어놓습니다. 이 업체는 국내산 새우젓을 판다고 속이고 베트남산을 섞어 판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3년 간 국내산으로 가격을 부풀려 얻은 이득만 3억 원에 달합니다.

또다른 부산의 한 제조업체. 수사관들이 화물차 뒷문을 열어젖힙니다. 차 안에는 새우젓이 든 드럼통과 제품으로 판매될 플라스틱 용기가 가득합니다.

드럼통에는 버젓이 '전라남도 신안군'이 적혀 있지만, 사실 모두 베트남산 새우젓을 옮겨 담은 것들입니다. 혹시라도 단속될까 어두운 밤 인적이 드문 차 안에서 몰래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새우젓이 움막에 있습니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움막에는 비닐로 대충 덮어놓은 새우젓이 방치돼 있습니다.

심지어 고양이와 쥐가 들끓어 봉지를 뜯어먹은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있는데요. 바로 옆에는 다 쓰고 버린 락스통까지 나뒹굽니다. 이렇게 보관된 새우젓은 대형마트와 식당으로 유통돼 우리의 식탁에 올랐습니다.


■ 베트남산 섞어 가격 10배 부풀린 업체 5곳 적발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가 이번에 적발한 업체는 모두 5곳입니다. 시중에 유통된 제품 종류만 22개인데요. 특히 한 업체의 경우 43t가량의 새우젓을 78곳의 마트로 유통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베트남산 새우젓을 사서 국내산 새우젓과 섞어 팔거나, 아예 원산지를 속여 판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위생상태가 불량한 1곳은 폐쇄조치 되기도 했는데요.

베트남산 새우젓은 최근 새우젓 시장의 떠오르는'가성비 갑' 제품입니다. 중국산 새우젓이 지난 10년 동안 가격이 급증해 국내산과 큰 차이를 보지 못하는 반면, 베트남산 새우젓은 1kg에 2천 원~3천 원 정도에 거래됩니다.

국내산은 이보다 10배 비싼 2만원 상당에 거래되는데요. 사실상 10배 가까운 가격을 부풀려 부당 이득을 취한 겁니다.



"한국산 vs 베트남산 사실상 구별 어려워"

그렇다면 우리는 베트남산과 국내산 새우젓을 구별할 수 있을까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수사관들도 구별이 쉽지 않아 유전자 검사를 맡겨야 할 정도였는데요. 색이나 크기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봐서는 알아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나마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베트남산의 경우 내용물의 크기가 작고, 잘 부스러지는 등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마저도 국내산과 섞이면 확인이 어렵습니다.

특사경은 국립수산물품질원과 공조수사로 밝혀진 제품들을 압수했으며 이들 업체를 식품위생법 위반과 보관기준 위반 혐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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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산지 바꿔치기’로 가격 10배로 ‘펑’…불법 새우젓 유통
    • 입력 2021-05-06 16:14:50
    • 수정2021-05-06 16:25:14
    취재K

"국내산 사면 원가 못 맞춥니다. 저희도 먹고 살려고…."

베트남산 새우젓을 뒤적거리던 업체 사장은 볼멘소리로 단속나온 수사관에게 푸념을 늘어놓습니다. 이 업체는 국내산 새우젓을 판다고 속이고 베트남산을 섞어 판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3년 간 국내산으로 가격을 부풀려 얻은 이득만 3억 원에 달합니다.

또다른 부산의 한 제조업체. 수사관들이 화물차 뒷문을 열어젖힙니다. 차 안에는 새우젓이 든 드럼통과 제품으로 판매될 플라스틱 용기가 가득합니다.

드럼통에는 버젓이 '전라남도 신안군'이 적혀 있지만, 사실 모두 베트남산 새우젓을 옮겨 담은 것들입니다. 혹시라도 단속될까 어두운 밤 인적이 드문 차 안에서 몰래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새우젓이 움막에 있습니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움막에는 비닐로 대충 덮어놓은 새우젓이 방치돼 있습니다.

심지어 고양이와 쥐가 들끓어 봉지를 뜯어먹은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있는데요. 바로 옆에는 다 쓰고 버린 락스통까지 나뒹굽니다. 이렇게 보관된 새우젓은 대형마트와 식당으로 유통돼 우리의 식탁에 올랐습니다.


■ 베트남산 섞어 가격 10배 부풀린 업체 5곳 적발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가 이번에 적발한 업체는 모두 5곳입니다. 시중에 유통된 제품 종류만 22개인데요. 특히 한 업체의 경우 43t가량의 새우젓을 78곳의 마트로 유통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베트남산 새우젓을 사서 국내산 새우젓과 섞어 팔거나, 아예 원산지를 속여 판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위생상태가 불량한 1곳은 폐쇄조치 되기도 했는데요.

베트남산 새우젓은 최근 새우젓 시장의 떠오르는'가성비 갑' 제품입니다. 중국산 새우젓이 지난 10년 동안 가격이 급증해 국내산과 큰 차이를 보지 못하는 반면, 베트남산 새우젓은 1kg에 2천 원~3천 원 정도에 거래됩니다.

국내산은 이보다 10배 비싼 2만원 상당에 거래되는데요. 사실상 10배 가까운 가격을 부풀려 부당 이득을 취한 겁니다.



"한국산 vs 베트남산 사실상 구별 어려워"

그렇다면 우리는 베트남산과 국내산 새우젓을 구별할 수 있을까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수사관들도 구별이 쉽지 않아 유전자 검사를 맡겨야 할 정도였는데요. 색이나 크기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봐서는 알아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나마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베트남산의 경우 내용물의 크기가 작고, 잘 부스러지는 등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마저도 국내산과 섞이면 확인이 어렵습니다.

특사경은 국립수산물품질원과 공조수사로 밝혀진 제품들을 압수했으며 이들 업체를 식품위생법 위반과 보관기준 위반 혐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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