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만나게 해줘서”…어버이날 유리창 면회

입력 2021.05.08 (06:20) 수정 2021.05.0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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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어버이날이죠.

평소 같으면 부모님 찾아 뵙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눴을 테지만, 노인 요양시설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 때문에 대면 면회가 금지돼 있는데요.

가족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한 새로운 면회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김수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요양시설에 마련된 아담한 목조주택.

중년의 남매가 여든이 넘으신 어머니를 만나러 들어갑니다.

["엄마, 안녕! 잘 계셨습니까."]

유리창 너머로 인사를 나누고, 대형 모니터로 함께 오지 못한 가족의 안부를 전합니다.

["((어머니가) 애들 용돈 줘야 돼.) 있어야 주지!"]

이야기 보따리를 풀다 보니 시간은 훌쩍 지나가고, 마이크에 남기는 어머니의 마지막 당부.

["아버지 산소에 한 번씩 갔다 와."]

방역 장비 없이, 다시 만날 날을 그려봅니다.

["(어머니 카네이션 받으세요. '우리 길러줘서 고맙습니다' 하고 드리는 거예요.) 감사합니다."]

이 요양시설에 일 년째 머물고 있는 이 할머니는 오랜만에 만난 손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박영순 : "(아들도 봐! 왜 건우만 봐. 아들 서운하잖아.) 아이, 그래도 건우를 봐야지."]

투명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손을 마주 잡은 가족들.

두꺼운 방역 장갑을 꼈지만, 작은 온기를 느껴봅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새 면회 시설인 '가족의 거실'.

신청자가 많다 보니 면회 시간은 10분으로 제한됩니다.

[강동훈/서울 동작구 : "(면회) 시간이 짧은 게 조금 아쉬웠지만, 이런 기회들이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니터로 안부를 확인해야 했던 기존의 '비대면' 면회에서, 얼굴을 바라보며 손이나마 맞대볼 수 있는 '비접촉' 면회로 진화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이후 두 번째 맞는 어버이날.

건강한 모습으로 직접 꽃을 달아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길, 가족들은 희망합니다.

["고마워. 여기 만나게 해줘서."]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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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마워요, 만나게 해줘서”…어버이날 유리창 면회
    • 입력 2021-05-08 06:20:19
    • 수정2021-05-08 08: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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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어버이날이죠.

평소 같으면 부모님 찾아 뵙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눴을 테지만, 노인 요양시설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 때문에 대면 면회가 금지돼 있는데요.

가족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한 새로운 면회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김수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요양시설에 마련된 아담한 목조주택.

중년의 남매가 여든이 넘으신 어머니를 만나러 들어갑니다.

["엄마, 안녕! 잘 계셨습니까."]

유리창 너머로 인사를 나누고, 대형 모니터로 함께 오지 못한 가족의 안부를 전합니다.

["((어머니가) 애들 용돈 줘야 돼.) 있어야 주지!"]

이야기 보따리를 풀다 보니 시간은 훌쩍 지나가고, 마이크에 남기는 어머니의 마지막 당부.

["아버지 산소에 한 번씩 갔다 와."]

방역 장비 없이, 다시 만날 날을 그려봅니다.

["(어머니 카네이션 받으세요. '우리 길러줘서 고맙습니다' 하고 드리는 거예요.) 감사합니다."]

이 요양시설에 일 년째 머물고 있는 이 할머니는 오랜만에 만난 손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박영순 : "(아들도 봐! 왜 건우만 봐. 아들 서운하잖아.) 아이, 그래도 건우를 봐야지."]

투명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손을 마주 잡은 가족들.

두꺼운 방역 장갑을 꼈지만, 작은 온기를 느껴봅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새 면회 시설인 '가족의 거실'.

신청자가 많다 보니 면회 시간은 10분으로 제한됩니다.

[강동훈/서울 동작구 : "(면회) 시간이 짧은 게 조금 아쉬웠지만, 이런 기회들이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니터로 안부를 확인해야 했던 기존의 '비대면' 면회에서, 얼굴을 바라보며 손이나마 맞대볼 수 있는 '비접촉' 면회로 진화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이후 두 번째 맞는 어버이날.

건강한 모습으로 직접 꽃을 달아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길, 가족들은 희망합니다.

["고마워. 여기 만나게 해줘서."]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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