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품어야 하는 軍…이번에는 ‘정말’ 좋아질까?

입력 2021.05.08 (07:00) 수정 2021.05.0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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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소집 지휘관 회의 "대한의 아들딸…세심하게 못 살펴"

어제(7일) 오전 8시 30분. 여느 직장인들이 출근을 다 마치지도 않은 시간, 국방부에선 서욱 장관 주재로 전군 지휘관 회의가 열렸습니다. 각 군 지휘관과 국방부 고위 간부들이 참여한 회의는 두 시간을 훌쩍 넘어 11시가 다 되어 끝났습니다.

서 장관은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을 통해 "격리장병 급식 부실, 열악한 시설제공, 입영장정 기본권 보장 미흡 등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던 점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한다"고 몸을 낮췄습니다.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과 딸들이 명예와 긍지를 느끼며 복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 장병들을 세심하게 살펴주지 못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열악한 상황 폭로…SNS 달군 사진들

최근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휴가 후 격리된 장병들의 열악한 급식과 생활시설 실태가 잇달아 폭로됐습니다.

지난달 22일 ‘특전사 부대 식사’라며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지난달 22일 ‘특전사 부대 식사’라며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휴가를 다녀온 뒤 코로나19 예방 격리 중 제공받은 도시락이라는데 반찬은 호박 무침과 김치, 조미김이 전부입니다.

또 다른 급식 사진들도 연이어 게시됐습니다.


격리자들의 식사만 문제가 아니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120명 넘는 부대에 빵이 60개밖에 없어 취사병이 반으로 잘라서 배식했다는 사진도 올라왔습니다.


육군훈련소 훈련병이 보내온 편지를 친구가 찍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입소 후 사흘이 돼서야 처음 세수하고 머리를 감는다, 이 닦고 세수하는 데 2분만 준다고 썼습니다. 샤워는 1주일 뒤에 할 수 있고, 용변이 급해도 차례가 될 때까지 안 보내준다며 서러움을 토로합니다.

사진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언론에 보도되고, 이를 본 장병들이 다시 제보하면서 군 내의 문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SNS를 달궜습니다.

"연결된 이대남"…스마트폰 쥔 Z세대 병사들

지금 군 복무를 하는 병사들은 Z세대에 해당합니다. 보통 1996년부터 2010년 출생자를 말하는데 마케팅이나 시대 흐름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Z세대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연결되고 싶지만 노출되고 싶지 않은 특성"을 지녔다고 분석합니다.

군대에 오기 전 대학생때부터 이들은 '대나무숲'이나 '에타'(에브리타임-대학 시간표를 짜는 서비스로 시작해 익명으로 고민을 나누고, 학내 문제를 폭로하는 공간으로 발전)를 이용해 왔습니다. 수업을 허투루 하는 교수, 시험 문제를 이상하게 내는 교수는 여지없이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 노출됩니다. 그런 학생들이 군대에 와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습니다.

성별 갈등이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20대 남자의 피해의식"이란 주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군대에 와 있는 것도 차별이라 느끼는데, 그 안에서 또 부당함을 느끼게 되면 "이런 것까지 당해야 하나! 못 참지"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이런 폭로가 외부로 전해지면 군대를 다녀왔거나 군대에 가야 하는 남성들이 공감하고 댓글을 달면서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MZ세대의 특성을 연구한 LG경제연구원 고승연 연구위원도 이번 사안을 "부당함을 느낀 이대남이 외부로 가감 없이 폭로하고, 이것이 폭발력을 더한 사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신세대 병사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군부대 강연을 하는 자리에서 병사들을 다루는 선임 부사관들에게 "예전처럼 '사내가 그 정도도 못 참고' 식으로 접근하면 망한다", "지금 병사들은 '내가 억울하게 군대 왔는데 이런 것까지 참아야 해'라고 반응한다"고 조언했다고 합니다.

한때 밀레니얼 세대의 키워드로 "퇴사하겠습니다"라는 말이 회자된 적이 있었습니다. 2016년 기준 대졸 신입사원의 1년 이내 퇴사율이 30%에 육박했는데, 이는 이른바 '꼰대론'의 대두와 맞물려 회사의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문제 제기로 이어졌습니다.

부당함을 못 견디고 윗분 눈치보기를 이해하기 어려운 밀레니얼 세대는 그 어려운 취업문을 뚫고도 미련 없이 퇴사를 선택합니다. 밀레니얼 세대보다 더 젊은 연령대, 더 자유로운 Z세대 장병들, 거기에 원치 않아 간 군대. 옳고 그름을 떠나 현실입니다.

급식 단가 인상, PX(군 매점) 도우미…"대책 종합 선물세트"

그래서 군은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격리 여건 보장을 위해 오는 10일부터 생활관 한 층을 함께 쓰는 단위, 즉 중대나 소대 단위별 휴가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별도 시설을 마련할 필요 없이 휴가에서 복귀한 후 생활관에서 함께 격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책입니다. 전투준비태세와 방역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병력의 35%까지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실 급식 문제와 관련해서는 간부들이 중심이 돼 배식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장병들의 선호 품목을 10% 증량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8,790원인 장병 하루 기본 급식비를 내년엔 1만 5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국방부는 또, PCR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샤워와 양치, 세면, 화장실 이용을 제한해 과잉방역 지적을 받은 신병훈련소에 대해 인권침해 요소는 즉각 개선하고 부족한 시설은 간이식으로 우선 확보할 방침입니다.

국방부는 또 장병의 고충이 군 내부가 아니라 외부로 제보되고 있는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였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되면서 군과 독립된 위탁기관이 운영하는 휴대전화 앱 기반의 신고 채널 신설을 검토하고, 고충처리가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격리 기간 군 매점인 PX 이용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필요한 물품을 사전에 신청받아 구매하고 이를 격리장소에 배달합니다. 휴대전화 단톡방 등을 통해 주문을 받아서 배식해줄 때 가져다주는 식으로 운영됩니다.

'참여효용' 맛본 병사들…군 기강은?

그야말로 대대적인, 종합적인, 문제를 총망라한 방안들입니다. 제대로 시행된다면 분명 군대는 좋아질 것이고, 병사들의 불편도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폭로가 없어질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습니다.

Z세대를 이해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참여효용'입니다. 촛불집회나 일본산 불매운동 등에 참여하면서 무언가를 바꿨다는 성취감을 느껴본 세대입니다. SNS에서 벌어지는 해시태그(#) 이어가기도 Z세대들에게는 일종의 참여입니다.

SNS를 통해 부실 급식과 시설 실태를 폭로하자 장관이 현장을 찾고, 지휘관이 움직이고, 언론에 보도되고, 나라가 들썩이고, 대책이 나왔습니다. 이미 병사들은 맛을 봤습니다. 또다시 부당함을 느끼면 폭로와 고발을 통해 개선을 끌어내려 할 겁니다.

군이 검토한다는 고충처리 익명 앱이 실제 만들어졌을 때 효용성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군 안에는 지금도 여러 고충처리 절차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막지 못했습니다. 이미 밖에 고충을 가감 없이 전할 수 있는 앱이 있는데 아무리 익명성이 보장된다 한들 군의 앱을 이용하려 할까요?

군의 기강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간부들 사이에선 "신세대 병사들 심기 경호하느라 훈육을 못 한다", "병사가 잘못을 해서 한 정당한 지적도 인격 모독으로 받아들인다"는 어려움도 호소합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적을 죽이고 파괴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군대의 속성상 인권과 합리가 100% 보장되기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군인의 권리가 잘 보장될수록 잘 싸우는 유능한 군이 된다"고 잘라 말합니다. 실제로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은 제1조 목적에서 "이 법은 국가방위와 국민의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군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군인의 의무 및 병영생활에 대한 기본사항을 정함으로써 선진 정예 강군 육성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군인의 기본권 보장을 정예 강군 육성의 수단으로 본 겁니다.

세상이 변했습니다. 앞으로도 병사들의 폭로와 고발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군대라서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은 이제 더는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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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세대 품어야 하는 軍…이번에는 ‘정말’ 좋아질까?
    • 입력 2021-05-08 07:00:46
    • 수정2021-05-08 18:32:49
    취재K

장관 소집 지휘관 회의 "대한의 아들딸…세심하게 못 살펴"

어제(7일) 오전 8시 30분. 여느 직장인들이 출근을 다 마치지도 않은 시간, 국방부에선 서욱 장관 주재로 전군 지휘관 회의가 열렸습니다. 각 군 지휘관과 국방부 고위 간부들이 참여한 회의는 두 시간을 훌쩍 넘어 11시가 다 되어 끝났습니다.

서 장관은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을 통해 "격리장병 급식 부실, 열악한 시설제공, 입영장정 기본권 보장 미흡 등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던 점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한다"고 몸을 낮췄습니다.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과 딸들이 명예와 긍지를 느끼며 복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 장병들을 세심하게 살펴주지 못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열악한 상황 폭로…SNS 달군 사진들

최근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휴가 후 격리된 장병들의 열악한 급식과 생활시설 실태가 잇달아 폭로됐습니다.

지난달 22일 ‘특전사 부대 식사’라며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휴가를 다녀온 뒤 코로나19 예방 격리 중 제공받은 도시락이라는데 반찬은 호박 무침과 김치, 조미김이 전부입니다.

또 다른 급식 사진들도 연이어 게시됐습니다.


격리자들의 식사만 문제가 아니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120명 넘는 부대에 빵이 60개밖에 없어 취사병이 반으로 잘라서 배식했다는 사진도 올라왔습니다.


육군훈련소 훈련병이 보내온 편지를 친구가 찍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입소 후 사흘이 돼서야 처음 세수하고 머리를 감는다, 이 닦고 세수하는 데 2분만 준다고 썼습니다. 샤워는 1주일 뒤에 할 수 있고, 용변이 급해도 차례가 될 때까지 안 보내준다며 서러움을 토로합니다.

사진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언론에 보도되고, 이를 본 장병들이 다시 제보하면서 군 내의 문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SNS를 달궜습니다.

"연결된 이대남"…스마트폰 쥔 Z세대 병사들

지금 군 복무를 하는 병사들은 Z세대에 해당합니다. 보통 1996년부터 2010년 출생자를 말하는데 마케팅이나 시대 흐름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Z세대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연결되고 싶지만 노출되고 싶지 않은 특성"을 지녔다고 분석합니다.

군대에 오기 전 대학생때부터 이들은 '대나무숲'이나 '에타'(에브리타임-대학 시간표를 짜는 서비스로 시작해 익명으로 고민을 나누고, 학내 문제를 폭로하는 공간으로 발전)를 이용해 왔습니다. 수업을 허투루 하는 교수, 시험 문제를 이상하게 내는 교수는 여지없이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 노출됩니다. 그런 학생들이 군대에 와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습니다.

성별 갈등이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20대 남자의 피해의식"이란 주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군대에 와 있는 것도 차별이라 느끼는데, 그 안에서 또 부당함을 느끼게 되면 "이런 것까지 당해야 하나! 못 참지"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이런 폭로가 외부로 전해지면 군대를 다녀왔거나 군대에 가야 하는 남성들이 공감하고 댓글을 달면서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MZ세대의 특성을 연구한 LG경제연구원 고승연 연구위원도 이번 사안을 "부당함을 느낀 이대남이 외부로 가감 없이 폭로하고, 이것이 폭발력을 더한 사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신세대 병사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군부대 강연을 하는 자리에서 병사들을 다루는 선임 부사관들에게 "예전처럼 '사내가 그 정도도 못 참고' 식으로 접근하면 망한다", "지금 병사들은 '내가 억울하게 군대 왔는데 이런 것까지 참아야 해'라고 반응한다"고 조언했다고 합니다.

한때 밀레니얼 세대의 키워드로 "퇴사하겠습니다"라는 말이 회자된 적이 있었습니다. 2016년 기준 대졸 신입사원의 1년 이내 퇴사율이 30%에 육박했는데, 이는 이른바 '꼰대론'의 대두와 맞물려 회사의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문제 제기로 이어졌습니다.

부당함을 못 견디고 윗분 눈치보기를 이해하기 어려운 밀레니얼 세대는 그 어려운 취업문을 뚫고도 미련 없이 퇴사를 선택합니다. 밀레니얼 세대보다 더 젊은 연령대, 더 자유로운 Z세대 장병들, 거기에 원치 않아 간 군대. 옳고 그름을 떠나 현실입니다.

급식 단가 인상, PX(군 매점) 도우미…"대책 종합 선물세트"

그래서 군은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격리 여건 보장을 위해 오는 10일부터 생활관 한 층을 함께 쓰는 단위, 즉 중대나 소대 단위별 휴가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별도 시설을 마련할 필요 없이 휴가에서 복귀한 후 생활관에서 함께 격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책입니다. 전투준비태세와 방역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병력의 35%까지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실 급식 문제와 관련해서는 간부들이 중심이 돼 배식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장병들의 선호 품목을 10% 증량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8,790원인 장병 하루 기본 급식비를 내년엔 1만 5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국방부는 또, PCR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샤워와 양치, 세면, 화장실 이용을 제한해 과잉방역 지적을 받은 신병훈련소에 대해 인권침해 요소는 즉각 개선하고 부족한 시설은 간이식으로 우선 확보할 방침입니다.

국방부는 또 장병의 고충이 군 내부가 아니라 외부로 제보되고 있는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였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되면서 군과 독립된 위탁기관이 운영하는 휴대전화 앱 기반의 신고 채널 신설을 검토하고, 고충처리가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격리 기간 군 매점인 PX 이용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필요한 물품을 사전에 신청받아 구매하고 이를 격리장소에 배달합니다. 휴대전화 단톡방 등을 통해 주문을 받아서 배식해줄 때 가져다주는 식으로 운영됩니다.

'참여효용' 맛본 병사들…군 기강은?

그야말로 대대적인, 종합적인, 문제를 총망라한 방안들입니다. 제대로 시행된다면 분명 군대는 좋아질 것이고, 병사들의 불편도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폭로가 없어질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습니다.

Z세대를 이해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참여효용'입니다. 촛불집회나 일본산 불매운동 등에 참여하면서 무언가를 바꿨다는 성취감을 느껴본 세대입니다. SNS에서 벌어지는 해시태그(#) 이어가기도 Z세대들에게는 일종의 참여입니다.

SNS를 통해 부실 급식과 시설 실태를 폭로하자 장관이 현장을 찾고, 지휘관이 움직이고, 언론에 보도되고, 나라가 들썩이고, 대책이 나왔습니다. 이미 병사들은 맛을 봤습니다. 또다시 부당함을 느끼면 폭로와 고발을 통해 개선을 끌어내려 할 겁니다.

군이 검토한다는 고충처리 익명 앱이 실제 만들어졌을 때 효용성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군 안에는 지금도 여러 고충처리 절차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막지 못했습니다. 이미 밖에 고충을 가감 없이 전할 수 있는 앱이 있는데 아무리 익명성이 보장된다 한들 군의 앱을 이용하려 할까요?

군의 기강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간부들 사이에선 "신세대 병사들 심기 경호하느라 훈육을 못 한다", "병사가 잘못을 해서 한 정당한 지적도 인격 모독으로 받아들인다"는 어려움도 호소합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적을 죽이고 파괴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군대의 속성상 인권과 합리가 100% 보장되기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군인의 권리가 잘 보장될수록 잘 싸우는 유능한 군이 된다"고 잘라 말합니다. 실제로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은 제1조 목적에서 "이 법은 국가방위와 국민의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군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군인의 의무 및 병영생활에 대한 기본사항을 정함으로써 선진 정예 강군 육성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군인의 기본권 보장을 정예 강군 육성의 수단으로 본 겁니다.

세상이 변했습니다. 앞으로도 병사들의 폭로와 고발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군대라서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은 이제 더는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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