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만남’서 출발한 ‘곰표맥주’…윤여정과 공유를 넘다

입력 2021.05.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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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곰표 밀맥주(제공 : BGF 리테일)CU 곰표 밀맥주(제공 : BGF 리테일)

- 곰표 밀가루+ 맥주 ='어색한 만남'?..."이유 있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 왜 사람들은 콜라보에 열광하는가?
- 콜라보로 뜬 '곰표맥주'... 규제완화로 윤여정(카스)· 공유(테라)를 넘다

국내 한 편의점 브랜드에서 판매되는 수제맥주인 '곰표 밀맥주'가 '카스'와 '테라' 등 일반 맥주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6일 해당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곰표 밀맥주는 지난달 30일부터 하루 15만 개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편의점에서 수제 맥주가 대형 주류회사 제품을 누르고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카스는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 테라는 배우 공유 등을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달성한 기록입니다.

곰표 밀맥주의 제조사측은 맥주캔에 '대한제분'의 백곰 마스코트인 ‘표곰’과 곰표 밀가루 특유의 복고풍 서체,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와 고객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대한제분이 국내 대표 소맥분 제조업체라는 점을 고려해 '우리 밀을 넣은 맥주'라는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지난해 5월 출시되자마자 초도 물량 10만 개가 3일 만에 모두 팔리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곰표 밀맥주는 높은 수요에 비해 생산 시설의 한계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품절템’으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올해 들어 주류 제조 면허를 가진 제조사가 다른 제조사의 시설을 이용해 위탁 생산을 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습니다. 제조사가 롯데칠성에 생산을 위탁, 월 300만 개 이상을 공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밀가루 회사의 곰이라는 마스코트와 맥주라는 조합은 어색한(?) 만남이나 결합 같았지만 결국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냈고, 수제 맥주도 위탁생산이 가능하다는 규제 완화라는 날개를 달게 되면서 기대 이상의 매출을 이뤄낸 건데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콜라보에 열광할까요?

패션업계에서 이른바 ‘콜라보 장인’으로 통하는 휠라의 경우 아이스크림과 사탕, 패스트푸드, 달 착륙(과학)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패션업계에서 이른바 ‘콜라보 장인’으로 통하는 휠라의 경우 아이스크림과 사탕, 패스트푸드, 달 착륙(과학)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일상 속 소소한 재미와 차별화'에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가 반응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의 저자 고승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평범한 것보다는 내가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할 수 있은 이른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데 기존 제조업체들이 자체 제품과 브랜드만으로 그런 성과를 만들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젊은 세대에게 '와 이거 재밌다. 말 된다'라는 느낌을 주는, 소셜미디어상에서 스파크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이 성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질적인 것들의 재미있는 콜라보의 화학반응이 젊은 세대에 파급력을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고요. 저게 또 한때 찾아 헤매는 스토리, 득템했다 이런 게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행했어요.

그렇게 득템에 실패하고 시련 끝에 성공하는 과정 자체를 공유하고 즐기는 거죠.

SNS라는 플랫폼이 있기에 콜라보가 성공한 측면도 없지 않다는 분석인데요. 성공하는 콜라보의 조건이라고 할까요? 그건 뭘까요?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의 저자 고승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조합 가능한 이질성'이 선행돼야 하고, 그 조합이 만들어낸 게 인스타그래머블 해야 합니다.

여기에 레르토(복고) 감성이 들어가면 좋을 수밖에 없는 게, 어차피 지금의 MZ 특히 Z세대에게는 레트로(복고)가 뉴(New) 한 것이거든요. 곰표 밀가루를 어릴 때 혹은 매장 어딘가에서 스친 기억은 있는데 직접 다뤄본 경험은 없잖아요.

뭔가 올드한데 캐릭터는 재밌고, 그런데 마침 자신들이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맥주와 협업했다고 하면 공유할 만한 스토리가 됩니다.

그게 누군가가 스토리를 다 짜준 게 아니고 그 협업 자체가 내가 참여할 공간을 열어주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거 찾겠다고 동네방네 다 뒤지고 다니는 스토리, 득템의 기쁨 #이게뭐라고 #득템 #곰표밀맥JMT 그들은 이렇게 댓글뿐 아니라 같은 해시태그를 통해 자연스레 소통하거든요.

콜라보는 그 자체로 재밌되 내가 놀 공간도 만들어줘야 한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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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색한 만남’서 출발한 ‘곰표맥주’…윤여정과 공유를 넘다
    • 입력 2021-05-08 07:00:46
    취재K
CU 곰표 밀맥주(제공 : BGF 리테일)
- 곰표 밀가루+ 맥주 ='어색한 만남'?..."이유 있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 왜 사람들은 콜라보에 열광하는가?
- 콜라보로 뜬 '곰표맥주'... 규제완화로 윤여정(카스)· 공유(테라)를 넘다

국내 한 편의점 브랜드에서 판매되는 수제맥주인 '곰표 밀맥주'가 '카스'와 '테라' 등 일반 맥주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6일 해당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곰표 밀맥주는 지난달 30일부터 하루 15만 개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편의점에서 수제 맥주가 대형 주류회사 제품을 누르고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카스는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 테라는 배우 공유 등을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달성한 기록입니다.

곰표 밀맥주의 제조사측은 맥주캔에 '대한제분'의 백곰 마스코트인 ‘표곰’과 곰표 밀가루 특유의 복고풍 서체,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와 고객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대한제분이 국내 대표 소맥분 제조업체라는 점을 고려해 '우리 밀을 넣은 맥주'라는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지난해 5월 출시되자마자 초도 물량 10만 개가 3일 만에 모두 팔리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곰표 밀맥주는 높은 수요에 비해 생산 시설의 한계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품절템’으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올해 들어 주류 제조 면허를 가진 제조사가 다른 제조사의 시설을 이용해 위탁 생산을 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습니다. 제조사가 롯데칠성에 생산을 위탁, 월 300만 개 이상을 공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밀가루 회사의 곰이라는 마스코트와 맥주라는 조합은 어색한(?) 만남이나 결합 같았지만 결국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냈고, 수제 맥주도 위탁생산이 가능하다는 규제 완화라는 날개를 달게 되면서 기대 이상의 매출을 이뤄낸 건데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콜라보에 열광할까요?

패션업계에서 이른바 ‘콜라보 장인’으로 통하는 휠라의 경우 아이스크림과 사탕, 패스트푸드, 달 착륙(과학)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일상 속 소소한 재미와 차별화'에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가 반응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의 저자 고승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평범한 것보다는 내가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할 수 있은 이른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데 기존 제조업체들이 자체 제품과 브랜드만으로 그런 성과를 만들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젊은 세대에게 '와 이거 재밌다. 말 된다'라는 느낌을 주는, 소셜미디어상에서 스파크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이 성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질적인 것들의 재미있는 콜라보의 화학반응이 젊은 세대에 파급력을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고요. 저게 또 한때 찾아 헤매는 스토리, 득템했다 이런 게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행했어요.

그렇게 득템에 실패하고 시련 끝에 성공하는 과정 자체를 공유하고 즐기는 거죠.

SNS라는 플랫폼이 있기에 콜라보가 성공한 측면도 없지 않다는 분석인데요. 성공하는 콜라보의 조건이라고 할까요? 그건 뭘까요?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의 저자 고승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조합 가능한 이질성'이 선행돼야 하고, 그 조합이 만들어낸 게 인스타그래머블 해야 합니다.

여기에 레르토(복고) 감성이 들어가면 좋을 수밖에 없는 게, 어차피 지금의 MZ 특히 Z세대에게는 레트로(복고)가 뉴(New) 한 것이거든요. 곰표 밀가루를 어릴 때 혹은 매장 어딘가에서 스친 기억은 있는데 직접 다뤄본 경험은 없잖아요.

뭔가 올드한데 캐릭터는 재밌고, 그런데 마침 자신들이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맥주와 협업했다고 하면 공유할 만한 스토리가 됩니다.

그게 누군가가 스토리를 다 짜준 게 아니고 그 협업 자체가 내가 참여할 공간을 열어주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거 찾겠다고 동네방네 다 뒤지고 다니는 스토리, 득템의 기쁨 #이게뭐라고 #득템 #곰표밀맥JMT 그들은 이렇게 댓글뿐 아니라 같은 해시태그를 통해 자연스레 소통하거든요.

콜라보는 그 자체로 재밌되 내가 놀 공간도 만들어줘야 한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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