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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끌려간 도공 후예…‘명예 총영사’된 사연은?
입력 2021.05.08 (21:27) 수정 2021.05.08 (21:48) 뉴스 9
[앵커]
얼어붙은 한일 관계 속에서 양국 정부가 모처럼 작지만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뤘습니다.
4백여 년 전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 도공의 후예, 심수관 가문 15대손을 '명예 총영사'로 임명한 건데요.
문화 교류 뿐 아니라 한일 관계 속 민간 외교관 역할을 이어 가게 됐습니다.
황현택 특파원이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물레 위 흙덩어리가 점차 도기 형태를 갖춰 갑니다.
날카로운 조각칼로 음각을 새기고, 표면엔 섬세한 색을 입힙니다.
수백 도 고온을 견뎌낸 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일본의 3대 도자기 '사쓰마야키'가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15대 심수관 : "완성된 작품을 보면 반성할 일만 계속 생기죠. 왜 더 잘 만들지 못했을까."]
심 씨 가문이 일본에 끌려간 건 1598년 정유재란 때입니다.
[14대 심수관/1984년 : "말도 안 통하고 흙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돈 한 푼 없이 '사쓰마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가업을 지켜낸 지 420여 년.
그 사이 '사쓰마야키'는 일본 도자기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야우치 츠토무/백화점 전시 담당 : "5년이나 기다려서 겨우 오늘에서야 (전시회를) 열 수 있었습니다."]
심수관 가는 이번 15대까지 일본에서 도자기 문화를 꽃피우며 한일 양국을 잇는 역할도 해 왔습니다.
사쓰마야키 탄생 4백 주년 때는 고향인 전북 남원에서 혼불을 가져왔고,
[15대 심수관 : "할머니들이 '이 불도 가져가라'고 보태 주셨다고 들었어요. 정말 기뻤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어요."]
부침이 큰 한일 관계 속에서 변함없는 민간 외교의 장이 돼 왔습니다.
우리 정부가 최근 15대 심수관을 '명예 총영사'로 임명하고, 일본 정부가 이를 곧바로 승인한 것도 관계 개선의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입니다.
'한국은 아버지', '일본은 어머니의 나라'라는 15대 심수관.
[15대 심수관 : "(한일 관계가 나빠도) 사람과 사람의 우정은 계속됩니다. 그런 작은 인연들을 많이 만들어 두고 싶습니다."]
가고시마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
얼어붙은 한일 관계 속에서 양국 정부가 모처럼 작지만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뤘습니다.
4백여 년 전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 도공의 후예, 심수관 가문 15대손을 '명예 총영사'로 임명한 건데요.
문화 교류 뿐 아니라 한일 관계 속 민간 외교관 역할을 이어 가게 됐습니다.
황현택 특파원이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물레 위 흙덩어리가 점차 도기 형태를 갖춰 갑니다.
날카로운 조각칼로 음각을 새기고, 표면엔 섬세한 색을 입힙니다.
수백 도 고온을 견뎌낸 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일본의 3대 도자기 '사쓰마야키'가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15대 심수관 : "완성된 작품을 보면 반성할 일만 계속 생기죠. 왜 더 잘 만들지 못했을까."]
심 씨 가문이 일본에 끌려간 건 1598년 정유재란 때입니다.
[14대 심수관/1984년 : "말도 안 통하고 흙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돈 한 푼 없이 '사쓰마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가업을 지켜낸 지 420여 년.
그 사이 '사쓰마야키'는 일본 도자기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야우치 츠토무/백화점 전시 담당 : "5년이나 기다려서 겨우 오늘에서야 (전시회를) 열 수 있었습니다."]
심수관 가는 이번 15대까지 일본에서 도자기 문화를 꽃피우며 한일 양국을 잇는 역할도 해 왔습니다.
사쓰마야키 탄생 4백 주년 때는 고향인 전북 남원에서 혼불을 가져왔고,
[15대 심수관 : "할머니들이 '이 불도 가져가라'고 보태 주셨다고 들었어요. 정말 기뻤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어요."]
부침이 큰 한일 관계 속에서 변함없는 민간 외교의 장이 돼 왔습니다.
우리 정부가 최근 15대 심수관을 '명예 총영사'로 임명하고, 일본 정부가 이를 곧바로 승인한 것도 관계 개선의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입니다.
'한국은 아버지', '일본은 어머니의 나라'라는 15대 심수관.
[15대 심수관 : "(한일 관계가 나빠도) 사람과 사람의 우정은 계속됩니다. 그런 작은 인연들을 많이 만들어 두고 싶습니다."]
가고시마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
-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 후예…‘명예 총영사’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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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5-08 21: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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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어붙은 한일 관계 속에서 양국 정부가 모처럼 작지만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뤘습니다.
4백여 년 전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 도공의 후예, 심수관 가문 15대손을 '명예 총영사'로 임명한 건데요.
문화 교류 뿐 아니라 한일 관계 속 민간 외교관 역할을 이어 가게 됐습니다.
황현택 특파원이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물레 위 흙덩어리가 점차 도기 형태를 갖춰 갑니다.
날카로운 조각칼로 음각을 새기고, 표면엔 섬세한 색을 입힙니다.
수백 도 고온을 견뎌낸 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일본의 3대 도자기 '사쓰마야키'가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15대 심수관 : "완성된 작품을 보면 반성할 일만 계속 생기죠. 왜 더 잘 만들지 못했을까."]
심 씨 가문이 일본에 끌려간 건 1598년 정유재란 때입니다.
[14대 심수관/1984년 : "말도 안 통하고 흙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돈 한 푼 없이 '사쓰마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가업을 지켜낸 지 420여 년.
그 사이 '사쓰마야키'는 일본 도자기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야우치 츠토무/백화점 전시 담당 : "5년이나 기다려서 겨우 오늘에서야 (전시회를) 열 수 있었습니다."]
심수관 가는 이번 15대까지 일본에서 도자기 문화를 꽃피우며 한일 양국을 잇는 역할도 해 왔습니다.
사쓰마야키 탄생 4백 주년 때는 고향인 전북 남원에서 혼불을 가져왔고,
[15대 심수관 : "할머니들이 '이 불도 가져가라'고 보태 주셨다고 들었어요. 정말 기뻤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어요."]
부침이 큰 한일 관계 속에서 변함없는 민간 외교의 장이 돼 왔습니다.
우리 정부가 최근 15대 심수관을 '명예 총영사'로 임명하고, 일본 정부가 이를 곧바로 승인한 것도 관계 개선의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입니다.
'한국은 아버지', '일본은 어머니의 나라'라는 15대 심수관.
[15대 심수관 : "(한일 관계가 나빠도) 사람과 사람의 우정은 계속됩니다. 그런 작은 인연들을 많이 만들어 두고 싶습니다."]
가고시마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
얼어붙은 한일 관계 속에서 양국 정부가 모처럼 작지만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뤘습니다.
4백여 년 전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 도공의 후예, 심수관 가문 15대손을 '명예 총영사'로 임명한 건데요.
문화 교류 뿐 아니라 한일 관계 속 민간 외교관 역할을 이어 가게 됐습니다.
황현택 특파원이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물레 위 흙덩어리가 점차 도기 형태를 갖춰 갑니다.
날카로운 조각칼로 음각을 새기고, 표면엔 섬세한 색을 입힙니다.
수백 도 고온을 견뎌낸 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일본의 3대 도자기 '사쓰마야키'가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15대 심수관 : "완성된 작품을 보면 반성할 일만 계속 생기죠. 왜 더 잘 만들지 못했을까."]
심 씨 가문이 일본에 끌려간 건 1598년 정유재란 때입니다.
[14대 심수관/1984년 : "말도 안 통하고 흙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돈 한 푼 없이 '사쓰마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가업을 지켜낸 지 420여 년.
그 사이 '사쓰마야키'는 일본 도자기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야우치 츠토무/백화점 전시 담당 : "5년이나 기다려서 겨우 오늘에서야 (전시회를) 열 수 있었습니다."]
심수관 가는 이번 15대까지 일본에서 도자기 문화를 꽃피우며 한일 양국을 잇는 역할도 해 왔습니다.
사쓰마야키 탄생 4백 주년 때는 고향인 전북 남원에서 혼불을 가져왔고,
[15대 심수관 : "할머니들이 '이 불도 가져가라'고 보태 주셨다고 들었어요. 정말 기뻤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어요."]
부침이 큰 한일 관계 속에서 변함없는 민간 외교의 장이 돼 왔습니다.
우리 정부가 최근 15대 심수관을 '명예 총영사'로 임명하고, 일본 정부가 이를 곧바로 승인한 것도 관계 개선의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입니다.
'한국은 아버지', '일본은 어머니의 나라'라는 15대 심수관.
[15대 심수관 : "(한일 관계가 나빠도) 사람과 사람의 우정은 계속됩니다. 그런 작은 인연들을 많이 만들어 두고 싶습니다."]
가고시마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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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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