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백신 넘쳐나는 美, 가짜 백신 접종 카드 수요 여전한 이유는?

입력 2021.05.10 (07:01) 수정 2021.05.11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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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요즘 미국에 가짜 백신 접종카드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백신이 부족하다면 모를까 미국은 백신이 넘쳐나 예약도 필요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는데 왜 가짜 백신 접종 카드가 필요할까요?

美 캘리포니아에서 술집 주인이 위조된 백신 접종 카드를 팔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사진=美 주류통제국)美 캘리포니아에서 술집 주인이 위조된 백신 접종 카드를 팔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사진=美 주류통제국)

■위조 코로나 백신 접종 카드 팔다가 덜미

현지시간 6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술집 주인이 위조 백신 접종 카드를 팔다가 체포돼 기소됐습니다. 주류통제국 (Alcoholic Beverage Control) 비밀요원들이 술집에서 가짜 백신 접종 카드를 판매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몇 달 동안 잠복 수사한 끝에 증거를 확보해 업주를 경찰에 넘겼습니다. 수사관들은 술집에서 위조 카드를 만들고 판매하는 데 쓰인 물품과 위조된 백신 카드를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술집 주인이 현재까지 얼마에 몇 장을 판매했는지는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술집 주인은 정부 직인 위조와 화이자·CVS·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신원 도용 등 3건의 중범죄 혐의, 경범죄인 허위 의료기록 작성 등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좌) 압수된 가짜 백신 접종 카드 (사진-美 주류통제국)                                 우)  실제 백신 접종 카드 (사진-KBS)좌) 압수된 가짜 백신 접종 카드 (사진-美 주류통제국) 우) 실제 백신 접종 카드 (사진-KBS)

■ 위조가 쉬운 백신 접종 카드…. 넘쳐나는 가짜

미국에서는 백신을 맞으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고가 들어간 코로나 19 백신 접종 기록 카드를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이름 생년월일 성별과 함께 맞은 백신의 종류와 접종 일자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백신 접종 카드는 사진에서 보듯 두꺼운 종이에 필요한 항목을 인쇄하고 쓰거나 스티커 등을 채워 넣어 만든 것입니다. 홀로그램이나 이중 무늬 등 위조 방지 장치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접종 증명서가 아니라 기록 카드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일반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이 가짜 백신 접종 카드는 인터넷에서 쉽게 유통됐습니다. 접종 초기 가짜 접종 카드 가격은 $200 까지 올라갔으나 지금은 전자 상거래 사이트에서 $10-$20 정도만 주면 살 수 있습니다. 한 온라인 사기 추적 사이트는 가짜 백신 접종 기록 카드를 판매하다 적발된 사례가 올해 들어서만 수천 건이 넘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신 공급 충분한 미국에 왜 가짜 접종 카드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집계 결과 5월 8일까지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45.6%인 1억 5천131만 5천여 명이 백신을 최소한 1회 접종했고, 33.9%인 1억 천262만 6천여 명은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8세 이상 성인으로 국한하면 57.7%가 최소 1회 백신을 맞았고, 43.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탭니다. 미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백신이 남아돕니다. 이제 예약 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백신을 미끼로 관광 상품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연관기사][특파원 리포트] 미 ‘백신 관광’ 봇물, 막을 수도 없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81230&ref=A

공급이 충분한데 백신 접종 회수는 줄고 있습니다. 5월 첫주 하루 평균 백신 접종자 수는 약 213만 회로 3주 전 337 만회에 비교해 37% 정도 감소했습니다. 지난 4일 하루 접종 회수는 100만 회를 넘지 못했습니다. 백신 수요가 줄다 보니 주 정부들이 백신 공급을 오히려 거절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AP는 위스콘신주의 경우 다음 주 할당된 16만 2천 여 회분의 백신 가운데 8%만 요청했고 아이오와주는 다음 주 할당 분의 29%만 보내달라고 연방정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주의 경우 캔자스 주는 할당분의 9%만 받았으며 노스캐롤라이나 주도 약 40% 줄였다는 겁니다. AP는 이처럼 거절된 백신 물량이 이번 주에만 수십만 회 분에 달한다며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미국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접종 횟수가 줄어드는 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 앞서 맞은 사람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간접증거입니다. 정치적인 신념에서, 백신을 믿지 못해서, 또 귀찮아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거론됩니다. 실제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 접종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아직까지 30%를 넘는 상황입니다.

■백신 접종 하지 않으면 일상생활 어려워

백신을 맞지 않는 건 자유지만 백신을 맞지 않으면 이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당장 올가을부터 시작하는 새 학기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습니다. 듀크와 브라운 대학 그리고 뉴욕의 시러큐스 대학은 아예 6월 1일 접종 마감 기한으로 설정했습니다. 대학 뿐 아니라 직장들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도 백신 접종이 필요합니다. 각종 경기 관람 그리고 공연장 입장도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백신은 맞기 싫고 생활을 위해 백신 접종 증명은 필요하니 위조 백신 카드가 필요한 겁니다. CNN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위조 백신 카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퀴니피액대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체 응답자의 27%는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고 35세 미만 응답자로 한정하면 백신을 꺼리는 응답자는 35%까지 올라간다고 보도했습니다.

콜로라도 주 포트루이스 大, 지난달 7일 美 대학 최초로 접종 증명 의무화 발표( 사진:포트루이스 大)콜로라도 주 포트루이스 大, 지난달 7일 美 대학 최초로 접종 증명 의무화 발표( 사진:포트루이스 大)

미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달 20일 '접종 기록 카드가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위조 백신 카드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인 절반이 백신을 맞은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피하는 사람들과 종이 증명서를 발급한 정부의 무책임함이 겹쳐 가짜 백신 카드가 유통되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美 정부, "백신 접종 증명 추진 안 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현지시간 지난달 6일 "정부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미국인들이 어떤 증명서를 들고 다녀야 하는 시스템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연방차원의 백신 데이터베이스는 없을 것이며, 모든 이에게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그 어떤 증명서를 받도록 강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그러나 정부 관리들이 민간기업들과 함께 이러한 증명서들이 어떻게 공정하게 활용될 수 있을지 그 기준을 세우는 작업에는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방 정부 차원은 아니지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접종 증명 도입을 막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3월 뉴욕주가 미국 최초로 디지털 백신 여권을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욕주와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 IBM이 공동 개발한 디지털 백신 여권은 사용자가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QR 코드를 내려받아 출력하거나 스마트폰에 저장한 뒤 모바일 항공 탑승권처럼 사용하도록 제작됐습니다. 디지털 백신 여권을 보유한 백신 접종자는 경기장, 공연장 등 다중 이용시설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하지만 뉴욕주에 이어 백신 증명을 도입하겠다는 주 정부는 현재까지는 없는 상황입니다.

뉴욕주가 도입한 백신 여권. 뉴욕주의 표어인 '보다 더 높게'를 따 '엑셀시어 여권'(Excelsior pass)으로 명명됐다.(사진 뉴욕 주정부)뉴욕주가 도입한 백신 여권. 뉴욕주의 표어인 '보다 더 높게'를 따 '엑셀시어 여권'(Excelsior pass)으로 명명됐다.(사진 뉴욕 주정부)

■그러니까 제발 백신 좀 맞아주세요

지난 1월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대까지 치솟으며 최악의 상황을 기록했던 때와 비교해 하루 신규 확진 자수가 4만 천 명대까지 떨어진 것은 백신 접종 덕분이라는 게 미 보건 당국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75%에서 80%가 항체를 형성해야 '집단면역'이 가능하므로 백신 접종률을 더 올리는 문제는 시급합니다. 이 때문에 주마다 백신 접종자에게 맥주나 음료 쿠폰, 식당이용권이나 꽃바구니를 주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습니다.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선 16세에서 35세 미만 백신 접종자에게 백 달러 상당의 예금증서를 내걸었습니다. 미 프로야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현지시간 7일과 8일 홈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에게 코로나 백신을 놔줬습니다. 접종 대상은 입장권을 소지하고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이것도 모자라 백신을 맞으면 경기 입장권 두 장을 무료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7일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관람객을 100% 받아 치르는 경기였습니다.

美 메이저 리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VS 필라델피아 필리스경기  5.7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美 메이저 리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VS 필라델피아 필리스경기 5.7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성인 인구 70%가 최소한 백신 1차 접종을 받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백신접종 확대를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필요하다며 총력전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는 백신을 끝까지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백신 거부자들이 남아있는 한, 위조할 수 없는 전자 증명이 나오지 않는 한, 인터넷에서 가짜 백신 접종 카드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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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백신 넘쳐나는 美, 가짜 백신 접종 카드 수요 여전한 이유는?
    • 입력 2021-05-10 07:01:59
    • 수정2021-05-11 04:45:51
    특파원 리포트
요즘 미국에 가짜 백신 접종카드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백신이 부족하다면 모를까 미국은 백신이 넘쳐나 예약도 필요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는데 왜 가짜 백신 접종 카드가 필요할까요?
美 캘리포니아에서 술집 주인이 위조된 백신 접종 카드를 팔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사진=美 주류통제국)
■위조 코로나 백신 접종 카드 팔다가 덜미

현지시간 6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술집 주인이 위조 백신 접종 카드를 팔다가 체포돼 기소됐습니다. 주류통제국 (Alcoholic Beverage Control) 비밀요원들이 술집에서 가짜 백신 접종 카드를 판매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몇 달 동안 잠복 수사한 끝에 증거를 확보해 업주를 경찰에 넘겼습니다. 수사관들은 술집에서 위조 카드를 만들고 판매하는 데 쓰인 물품과 위조된 백신 카드를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술집 주인이 현재까지 얼마에 몇 장을 판매했는지는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술집 주인은 정부 직인 위조와 화이자·CVS·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신원 도용 등 3건의 중범죄 혐의, 경범죄인 허위 의료기록 작성 등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좌) 압수된 가짜 백신 접종 카드 (사진-美 주류통제국)                                 우)  실제 백신 접종 카드 (사진-KBS)
■ 위조가 쉬운 백신 접종 카드…. 넘쳐나는 가짜

미국에서는 백신을 맞으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고가 들어간 코로나 19 백신 접종 기록 카드를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이름 생년월일 성별과 함께 맞은 백신의 종류와 접종 일자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백신 접종 카드는 사진에서 보듯 두꺼운 종이에 필요한 항목을 인쇄하고 쓰거나 스티커 등을 채워 넣어 만든 것입니다. 홀로그램이나 이중 무늬 등 위조 방지 장치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접종 증명서가 아니라 기록 카드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일반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이 가짜 백신 접종 카드는 인터넷에서 쉽게 유통됐습니다. 접종 초기 가짜 접종 카드 가격은 $200 까지 올라갔으나 지금은 전자 상거래 사이트에서 $10-$20 정도만 주면 살 수 있습니다. 한 온라인 사기 추적 사이트는 가짜 백신 접종 기록 카드를 판매하다 적발된 사례가 올해 들어서만 수천 건이 넘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신 공급 충분한 미국에 왜 가짜 접종 카드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집계 결과 5월 8일까지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45.6%인 1억 5천131만 5천여 명이 백신을 최소한 1회 접종했고, 33.9%인 1억 천262만 6천여 명은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8세 이상 성인으로 국한하면 57.7%가 최소 1회 백신을 맞았고, 43.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탭니다. 미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백신이 남아돕니다. 이제 예약 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백신을 미끼로 관광 상품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연관기사][특파원 리포트] 미 ‘백신 관광’ 봇물, 막을 수도 없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81230&ref=A

공급이 충분한데 백신 접종 회수는 줄고 있습니다. 5월 첫주 하루 평균 백신 접종자 수는 약 213만 회로 3주 전 337 만회에 비교해 37% 정도 감소했습니다. 지난 4일 하루 접종 회수는 100만 회를 넘지 못했습니다. 백신 수요가 줄다 보니 주 정부들이 백신 공급을 오히려 거절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AP는 위스콘신주의 경우 다음 주 할당된 16만 2천 여 회분의 백신 가운데 8%만 요청했고 아이오와주는 다음 주 할당 분의 29%만 보내달라고 연방정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주의 경우 캔자스 주는 할당분의 9%만 받았으며 노스캐롤라이나 주도 약 40% 줄였다는 겁니다. AP는 이처럼 거절된 백신 물량이 이번 주에만 수십만 회 분에 달한다며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미국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접종 횟수가 줄어드는 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 앞서 맞은 사람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간접증거입니다. 정치적인 신념에서, 백신을 믿지 못해서, 또 귀찮아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거론됩니다. 실제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 접종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아직까지 30%를 넘는 상황입니다.

■백신 접종 하지 않으면 일상생활 어려워

백신을 맞지 않는 건 자유지만 백신을 맞지 않으면 이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당장 올가을부터 시작하는 새 학기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습니다. 듀크와 브라운 대학 그리고 뉴욕의 시러큐스 대학은 아예 6월 1일 접종 마감 기한으로 설정했습니다. 대학 뿐 아니라 직장들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도 백신 접종이 필요합니다. 각종 경기 관람 그리고 공연장 입장도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백신은 맞기 싫고 생활을 위해 백신 접종 증명은 필요하니 위조 백신 카드가 필요한 겁니다. CNN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위조 백신 카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퀴니피액대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체 응답자의 27%는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고 35세 미만 응답자로 한정하면 백신을 꺼리는 응답자는 35%까지 올라간다고 보도했습니다.

콜로라도 주 포트루이스 大, 지난달 7일 美 대학 최초로 접종 증명 의무화 발표( 사진:포트루이스 大)
미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달 20일 '접종 기록 카드가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위조 백신 카드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인 절반이 백신을 맞은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피하는 사람들과 종이 증명서를 발급한 정부의 무책임함이 겹쳐 가짜 백신 카드가 유통되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美 정부, "백신 접종 증명 추진 안 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현지시간 지난달 6일 "정부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미국인들이 어떤 증명서를 들고 다녀야 하는 시스템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연방차원의 백신 데이터베이스는 없을 것이며, 모든 이에게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그 어떤 증명서를 받도록 강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그러나 정부 관리들이 민간기업들과 함께 이러한 증명서들이 어떻게 공정하게 활용될 수 있을지 그 기준을 세우는 작업에는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방 정부 차원은 아니지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접종 증명 도입을 막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3월 뉴욕주가 미국 최초로 디지털 백신 여권을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욕주와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 IBM이 공동 개발한 디지털 백신 여권은 사용자가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QR 코드를 내려받아 출력하거나 스마트폰에 저장한 뒤 모바일 항공 탑승권처럼 사용하도록 제작됐습니다. 디지털 백신 여권을 보유한 백신 접종자는 경기장, 공연장 등 다중 이용시설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하지만 뉴욕주에 이어 백신 증명을 도입하겠다는 주 정부는 현재까지는 없는 상황입니다.

뉴욕주가 도입한 백신 여권. 뉴욕주의 표어인 '보다 더 높게'를 따 '엑셀시어 여권'(Excelsior pass)으로 명명됐다.(사진 뉴욕 주정부)
■그러니까 제발 백신 좀 맞아주세요

지난 1월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대까지 치솟으며 최악의 상황을 기록했던 때와 비교해 하루 신규 확진 자수가 4만 천 명대까지 떨어진 것은 백신 접종 덕분이라는 게 미 보건 당국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75%에서 80%가 항체를 형성해야 '집단면역'이 가능하므로 백신 접종률을 더 올리는 문제는 시급합니다. 이 때문에 주마다 백신 접종자에게 맥주나 음료 쿠폰, 식당이용권이나 꽃바구니를 주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습니다.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선 16세에서 35세 미만 백신 접종자에게 백 달러 상당의 예금증서를 내걸었습니다. 미 프로야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현지시간 7일과 8일 홈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에게 코로나 백신을 놔줬습니다. 접종 대상은 입장권을 소지하고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이것도 모자라 백신을 맞으면 경기 입장권 두 장을 무료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7일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관람객을 100% 받아 치르는 경기였습니다.

美 메이저 리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VS 필라델피아 필리스경기  5.7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성인 인구 70%가 최소한 백신 1차 접종을 받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백신접종 확대를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필요하다며 총력전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는 백신을 끝까지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백신 거부자들이 남아있는 한, 위조할 수 없는 전자 증명이 나오지 않는 한, 인터넷에서 가짜 백신 접종 카드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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