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접종 1위국’ 장관들…이스라엘 백신 협력 가능할까?

입력 2021.05.10 (16:08) 수정 2021.05.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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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가비 아슈케나지 이스라엘 외무장관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가비 아슈케나지 이스라엘 외무장관

■ 한국 찾은 '백신 강국' 외교장관…'백신 협력'에 관심

오늘(10일) 이스라엘의 경제·외교장관이 동시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외교부는 오늘부터 나흘 일정으로 이스라엘의 가비 아슈케나지 외무장관과 아미르 페레츠 경제부 장관이 방한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장관의 방한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한-이스라엘 간 '백신 협력' 논의가 이뤄질지입니다. 현재 이스라엘이 '세계 1위 백신 접종률'을 자랑하며 빠르게 접종을 전개해온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현지시간 9일 기준,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맞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고, 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 수는 천 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이미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고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논의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자국민 수요보다 많이 확보한 백신의 용처를 고민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며 한-이스라엘 외교장관의 만남에 더욱 눈길이 쏠립니다.


■ "남은 백신 남 준다"는 이스라엘…한국에도?

지난 2월,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요청한 일부 국가에 남는 백신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미 내년까지 자국민에게 접종할 화이자·모더나 백신까지 확보한 만큼, 이미 확보 물량 중에서 잉여분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국민의힘 외교특위는 이스라엘의 '남은 백신' 중 아스트라제네카(AZ) 1000만회 분을 우리나라에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모레로 예정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아슈케나지 장관의 회담에서 이런 내용이 논의될지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앞서 지난 3월 이미 두 장관은 통화로 백신 접종 경험 공유와 백신 기술개발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백신 협력 방안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나올지 궁금합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코로나19 백신 협력과 관련해 어느 선에서는 얘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데 현재로서는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 바야흐로 '백신 외교' 시대

코로나19 백신은 국제 외교 무대에서 이미 강력한 무기가 된 모양새입니다. 백신을 더 가진 자, 더 큰 협상력을 가지고 상대국을 대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입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잉여 백신을 체코와 온두라스, 과테말라에 이미 제공했거나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3개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국이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예루살렘에 대사관 설치 의향을 보였던 나라들입니다. 이스라엘이 대사관 유치를 위한 유인책으로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중국은 자국산 백신 시노팜이 '세계 공공재'라고 강조하면서 개발도상국 백신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왔습니다. 이미 80여개 국에 백신을 수출·지원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고 외교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입니다.

일례로 남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놓고 인도와 힘겨루기를 할 때도 백신을 무기로 썼습니다. 인도가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아프가니스탄 등에 백신을 제공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은 인도와 적대 관계인 파키스탄에 시노팜을 제공하며 '일대일로' 정책의 확대를 모색해왔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 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시노팜의 긴급 사용을 승인하면서 중국의 '백신 외교'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자국 접종에 집중해왔던 미국도 중국의 적극적인 '백신 외교'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글로벌 코로나19 대응 및 보건 안전 조정관'을 임명하며 "전 세계 많은 나라가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해 미국이 더 많은 일을 하라고 요청하는 것을 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움직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을 아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생산기지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오는 21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이 주요 의제로 회담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됩니다. 논의가 이뤄진다면 양국간 백신 협력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관심이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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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찾은 ‘접종 1위국’ 장관들…이스라엘 백신 협력 가능할까?
    • 입력 2021-05-10 16:08:27
    • 수정2021-05-10 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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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가비 아슈케나지 이스라엘 외무장관
■ 한국 찾은 '백신 강국' 외교장관…'백신 협력'에 관심

오늘(10일) 이스라엘의 경제·외교장관이 동시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외교부는 오늘부터 나흘 일정으로 이스라엘의 가비 아슈케나지 외무장관과 아미르 페레츠 경제부 장관이 방한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장관의 방한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한-이스라엘 간 '백신 협력' 논의가 이뤄질지입니다. 현재 이스라엘이 '세계 1위 백신 접종률'을 자랑하며 빠르게 접종을 전개해온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현지시간 9일 기준,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맞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고, 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 수는 천 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이미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고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논의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자국민 수요보다 많이 확보한 백신의 용처를 고민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며 한-이스라엘 외교장관의 만남에 더욱 눈길이 쏠립니다.


■ "남은 백신 남 준다"는 이스라엘…한국에도?

지난 2월,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요청한 일부 국가에 남는 백신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미 내년까지 자국민에게 접종할 화이자·모더나 백신까지 확보한 만큼, 이미 확보 물량 중에서 잉여분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국민의힘 외교특위는 이스라엘의 '남은 백신' 중 아스트라제네카(AZ) 1000만회 분을 우리나라에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모레로 예정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아슈케나지 장관의 회담에서 이런 내용이 논의될지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앞서 지난 3월 이미 두 장관은 통화로 백신 접종 경험 공유와 백신 기술개발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백신 협력 방안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나올지 궁금합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코로나19 백신 협력과 관련해 어느 선에서는 얘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데 현재로서는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 바야흐로 '백신 외교' 시대

코로나19 백신은 국제 외교 무대에서 이미 강력한 무기가 된 모양새입니다. 백신을 더 가진 자, 더 큰 협상력을 가지고 상대국을 대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입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잉여 백신을 체코와 온두라스, 과테말라에 이미 제공했거나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3개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국이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예루살렘에 대사관 설치 의향을 보였던 나라들입니다. 이스라엘이 대사관 유치를 위한 유인책으로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중국은 자국산 백신 시노팜이 '세계 공공재'라고 강조하면서 개발도상국 백신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왔습니다. 이미 80여개 국에 백신을 수출·지원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고 외교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입니다.

일례로 남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놓고 인도와 힘겨루기를 할 때도 백신을 무기로 썼습니다. 인도가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아프가니스탄 등에 백신을 제공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은 인도와 적대 관계인 파키스탄에 시노팜을 제공하며 '일대일로' 정책의 확대를 모색해왔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 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시노팜의 긴급 사용을 승인하면서 중국의 '백신 외교'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자국 접종에 집중해왔던 미국도 중국의 적극적인 '백신 외교'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글로벌 코로나19 대응 및 보건 안전 조정관'을 임명하며 "전 세계 많은 나라가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해 미국이 더 많은 일을 하라고 요청하는 것을 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움직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을 아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생산기지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오는 21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이 주요 의제로 회담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됩니다. 논의가 이뤄진다면 양국간 백신 협력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관심이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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