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사태 ‘한 달’…쇄신안·지원책은 언제쯤?

입력 2021.05.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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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불가리스가 코로나 시국인 최근 더 유명해졌습니다. 남양유업이 지난 4월 9일 배포한 보도자료와 13일에 열린 심포지엄, 모두 두차례에 걸쳐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 고 발표한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 때문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1년 넘게 시달리던 사람들에게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마트에선 불가리스 제품이 동나고 주가는 28% 넘게 치솟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실험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남양유업은 "해당 연구가 인체 임상실험이 아닌 세포 단계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결국 사과했습니다.

파문은 계속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압수수색도 진행됐습니다. 세종시도 '남양유업 제품 40% 정도를 생산하는 세종공장에 대해 2개월 영업 정지' 행정 처분을 예고했습니다.

여기에 남양유업에 실망한 사람들이 불매 운동까지 하면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지난주에는 이광범 전 대표가 사퇴하고 홍원식 당시 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 '불가리스 사태' 한 달 …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는 논란

'불가리스 논란' 후 한 달. 회장이 기자회견과 함께 사퇴까지했지만 아직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홍원식 전 회장은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큰 결심'도 꺼냈지요. 하지만 "남양유업은 여전히 홍 씨 일가의 기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홍원식 전 회장은 물러났지만 여전히 남양유업의 지분 51%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입니다. 현재 이사회 역시 대부분이 홍 전 회장의 가족입니다.

남양유업은 오늘(10일) 언론사에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7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비대위원장은 장재연 세종공장장이 맡고 비대위 인적 구성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남양유업은 "속도감 있는 쇄신책 마련을 위해 장 공장장을 위원장으로 선정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공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여전히 정신 못 차린 남양유업" … "황당한 코미디"

전문가에게 남양유업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황당한 코미디"라며 "여전히 정신 못 차린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교수는 "상장회사에 걸맞지 않은 '비정상적인 행동'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상장회사 책임경영의 중심에 있는 이사회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권한을 가졌는지도 모를 비대위원회를 만들고 '믿어달라'는 이야기만 반복하는 기업을 사람들이 과연 믿을 수 있겠냐"고 꼬집었습니다.

이 교수는 "남양유업이 '진정한 쇄신'에 성공하고 '불가리스 사태'를 해결하고 싶다면 외부 전문가들에게 경영 진단을 받고 이사들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 "낙농농가·대리점 지원책은 아직 " … "세종공장 영업정지 결정될까 두려워"

남양유업이 이번 '불가리스 사태'를 포함해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들은 아마도 낙농농가와 대리점주들일 겁니다.

매번 일이 있을 때마다 남양유업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이 기업에 생산한 우유를 납품하고 제품을 파는 농가와 대리점 등에도 이어져 손실을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남양유업에 우유를 납품하는 A 낙농농가 대표는 "다음 달 예정된 청문회에서 세종공장 영업 정지가 결정될까 봐 너무 두렵다"며 "새로운 소식이 나오는 게 있는지 매일 살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종공장이 멈추게 되면 당장 생산한 우유를 모두 버리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대리점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B 대리점의 대표는 "회사가 쇄신안을 마련한다니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 너무나 무섭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세종공장이 혹시라도 영업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견딜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이 곧 기업의 이미지와 실적으로도 이어집니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태가 불거진 지 한 달…책임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낙농 농가와 대리점에 대한 지원책을 하루 빨리 마련하고, 쇄신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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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가리스 사태 ‘한 달’…쇄신안·지원책은 언제쯤?
    • 입력 2021-05-10 16:29:08
    취재K

남양유업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불가리스가 코로나 시국인 최근 더 유명해졌습니다. 남양유업이 지난 4월 9일 배포한 보도자료와 13일에 열린 심포지엄, 모두 두차례에 걸쳐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 고 발표한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 때문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1년 넘게 시달리던 사람들에게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마트에선 불가리스 제품이 동나고 주가는 28% 넘게 치솟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실험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남양유업은 "해당 연구가 인체 임상실험이 아닌 세포 단계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결국 사과했습니다.

파문은 계속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압수수색도 진행됐습니다. 세종시도 '남양유업 제품 40% 정도를 생산하는 세종공장에 대해 2개월 영업 정지' 행정 처분을 예고했습니다.

여기에 남양유업에 실망한 사람들이 불매 운동까지 하면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지난주에는 이광범 전 대표가 사퇴하고 홍원식 당시 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 '불가리스 사태' 한 달 …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는 논란

'불가리스 논란' 후 한 달. 회장이 기자회견과 함께 사퇴까지했지만 아직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홍원식 전 회장은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큰 결심'도 꺼냈지요. 하지만 "남양유업은 여전히 홍 씨 일가의 기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홍원식 전 회장은 물러났지만 여전히 남양유업의 지분 51%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입니다. 현재 이사회 역시 대부분이 홍 전 회장의 가족입니다.

남양유업은 오늘(10일) 언론사에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7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비대위원장은 장재연 세종공장장이 맡고 비대위 인적 구성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남양유업은 "속도감 있는 쇄신책 마련을 위해 장 공장장을 위원장으로 선정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공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여전히 정신 못 차린 남양유업" … "황당한 코미디"

전문가에게 남양유업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황당한 코미디"라며 "여전히 정신 못 차린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교수는 "상장회사에 걸맞지 않은 '비정상적인 행동'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상장회사 책임경영의 중심에 있는 이사회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권한을 가졌는지도 모를 비대위원회를 만들고 '믿어달라'는 이야기만 반복하는 기업을 사람들이 과연 믿을 수 있겠냐"고 꼬집었습니다.

이 교수는 "남양유업이 '진정한 쇄신'에 성공하고 '불가리스 사태'를 해결하고 싶다면 외부 전문가들에게 경영 진단을 받고 이사들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 "낙농농가·대리점 지원책은 아직 " … "세종공장 영업정지 결정될까 두려워"

남양유업이 이번 '불가리스 사태'를 포함해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들은 아마도 낙농농가와 대리점주들일 겁니다.

매번 일이 있을 때마다 남양유업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이 기업에 생산한 우유를 납품하고 제품을 파는 농가와 대리점 등에도 이어져 손실을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남양유업에 우유를 납품하는 A 낙농농가 대표는 "다음 달 예정된 청문회에서 세종공장 영업 정지가 결정될까 봐 너무 두렵다"며 "새로운 소식이 나오는 게 있는지 매일 살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종공장이 멈추게 되면 당장 생산한 우유를 모두 버리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대리점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B 대리점의 대표는 "회사가 쇄신안을 마련한다니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 너무나 무섭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세종공장이 혹시라도 영업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견딜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이 곧 기업의 이미지와 실적으로도 이어집니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태가 불거진 지 한 달…책임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낙농 농가와 대리점에 대한 지원책을 하루 빨리 마련하고, 쇄신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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