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군부·사헌부 등 육조거리 관청터 첫 확인…광화문광장 발굴 마무리

광화문광장 조성 과정에서 조선시대 주요 관청의 흔적이 발굴됐습니다. 그동안 사료로 추정됐지만, 유구를 통해 확인된 겁니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광화문광장 일대 약 1만 100㎡에 대한 문화재 발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상지 40%에서 조선시대 유구가 나왔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현재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 있던 '육조거리'는 조선시대 서울의 핵심거리로, 최고 행정기구인 의정부를 비롯해 군사 업무를 담당한 삼군부 등 주요 관청이 있던 곳입니다.

‘삼군부’ 터에서 발견된 건물 축, 배수로

일제강점기 나무 전신주 하단

우선 현재 광화문과 정부청사 앞 도로에서 '삼군부' 터가 발견됐습니다. 육조거리를 사이에 두고 의정부와 마주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삼군부의 실제 위치가 확인된 것입니다.

석재를 쌓아 건물의 기초를 만든 네 개의 축과 함께, 19세기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 배수로, 또 조선 전기로 추정되는 건물 자리 일부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와 함께 일제강점기 전신주로 사용된 나무 기둥도 발견됐습니다. 근대 시기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나무전신주로, 윗부분은 사라지고 하단부만 확인됐습니다.

‘사헌부’ 터에서 발견된 문지, 행랑, 우물

세종로 공원 앞에서는 조선시대 관리 감찰기구인 '사헌부'의 문지와 행랑, 우물 등이 발굴됐습니다. 이곳에서 발견된 우물은 조선 초기로 추정되는데, 보통 우물이 위치하는 자리와 달리 건물 입구 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지역 전역에서 배수로가 발굴됐는데, 폭 1m~1.5m의 넓은 배수로로 사용된 목재의 형태도 잘 보존돼 있습니다.

민가 추정 건물 자리, 배수로, 도자기 조각

현재 현대해상 건물 앞 보도에서는 민가로 추정되는 건물 자리와 우물, 배수로가 나왔고, 이 밖에도 도자기 조각이나 기와 조각 등 조선시대 유물도 다수 출토됐습니다.

이번에 이뤄진 문화재 발굴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데, 서울시는 이달 21일부터 29일까지 시민 200명에게 현장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현장 공개는 문화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70~90분 동안 현장을 둘러볼 수 있는데, 사전신청은 내일(11일) 9시부터 19일까지 광화문광장 누리집에서 참가신청서를 내려받아 이메일로 제출하면 됩니다.

또, 이달 말에는 현장에 찾기 어려운 시민을 위해 유물 발굴 과정 등이 담긴 영상을 공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