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노후는 안녕하십니까?… 8%만 ‘가능’

입력 2021.05.11 (07:00) 수정 2021.05.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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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 없는 노후, 노년은 괴롭다.

취재진이 만난 이춘석 씨는 아버지 세대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1960년대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에도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지만,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간판집, 인쇄소, 신발공장 등을 전전하며 평생 성실하게 일했지만, 아버지 세대 대부분이 그랬듯이 노후 준비는 남의 일이었습니다. 버는 돈은 대부분 생활비로 사라졌고, 노년에 접어든 지금 손에 쥔 재산은 영구 임대아파트 보증금 2백만 원이 전부입니다.

월수입은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을 합쳐 56만 원이 전부. 자녀들도 생활이 어려워 도움을 기댈 형편이 아닙니다. 적게 먹고 평생 피워온 담배를 끊어도 항상 돈에 쪼들립니다.

한때는 듬직한 가장으로, 또 직장에서는 유능한 직원으로 당당히 사회구성원의 역할을 다했지만, 지금은 그저 빈곤에 시달리는 쓸쓸한 노인일 뿐입니다.



■ 노인 1인 가구 생활비 월 129만 3천 원…가능한 건 8%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노후 세대 생활비와 관련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65세~69세 노인 1인 가구의 생활비는 한 달에 129만 3천 원으로 산출됐습니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외식비 포함) 30만 원, 주류 및 담배 3만 천 원, 의료비 16만 8천 원, 통신비 5만 천 원, 교통비 9만 2천 원 등입니다.

그러나 은퇴를 앞둔 51세에서 60세 사이 국민연금 가입자 가운데 월 130만 원 이상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은 8.41%에 불과합니다.

이춘석 씨처럼 수입이 적은 사람은 주류와 담배, 문화비, 의류비 등 식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어 말 그대로 밥 세끼만 먹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또 복지 타령?…우리에게 당면한 문제

‘또, 복지 타령이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노인 빈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2018년 기준 43.4%로, OECD 평균(14.8%)의 3배에 달합니다. 주요 5개국(G5)인 미국 23.1%, 일본 19.6%, 영국 14.9%, 독일 10.2%, 프랑스 4.1%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연평균 4.4%씩 증가해 고령화 속도도 무섭습니다. OECD 평균(2.6%)의 1.7배 수준입니다. 이런 속도라면 20년 후인 2041년에는 우리나라 인구 3명 가운데 1명은 65세 이상 노인이 되는 셈입니다.

사회의 활력이 사라지고 젊은이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사회.

지금부터라도 국민연금 외에 주택연금과 개인 연금저축 등 세제지원 확대를 통해 보완 기능을 강화하고, 노인 세대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야 고령화로 인한 부작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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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노후는 안녕하십니까?… 8%만 ‘가능’
    • 입력 2021-05-11 07:00:36
    • 수정2021-05-11 17:27:19
    취재K


■ 준비 없는 노후, 노년은 괴롭다.

취재진이 만난 이춘석 씨는 아버지 세대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1960년대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에도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지만,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간판집, 인쇄소, 신발공장 등을 전전하며 평생 성실하게 일했지만, 아버지 세대 대부분이 그랬듯이 노후 준비는 남의 일이었습니다. 버는 돈은 대부분 생활비로 사라졌고, 노년에 접어든 지금 손에 쥔 재산은 영구 임대아파트 보증금 2백만 원이 전부입니다.

월수입은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을 합쳐 56만 원이 전부. 자녀들도 생활이 어려워 도움을 기댈 형편이 아닙니다. 적게 먹고 평생 피워온 담배를 끊어도 항상 돈에 쪼들립니다.

한때는 듬직한 가장으로, 또 직장에서는 유능한 직원으로 당당히 사회구성원의 역할을 다했지만, 지금은 그저 빈곤에 시달리는 쓸쓸한 노인일 뿐입니다.



■ 노인 1인 가구 생활비 월 129만 3천 원…가능한 건 8%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노후 세대 생활비와 관련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65세~69세 노인 1인 가구의 생활비는 한 달에 129만 3천 원으로 산출됐습니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외식비 포함) 30만 원, 주류 및 담배 3만 천 원, 의료비 16만 8천 원, 통신비 5만 천 원, 교통비 9만 2천 원 등입니다.

그러나 은퇴를 앞둔 51세에서 60세 사이 국민연금 가입자 가운데 월 130만 원 이상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은 8.41%에 불과합니다.

이춘석 씨처럼 수입이 적은 사람은 주류와 담배, 문화비, 의류비 등 식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어 말 그대로 밥 세끼만 먹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또 복지 타령?…우리에게 당면한 문제

‘또, 복지 타령이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노인 빈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2018년 기준 43.4%로, OECD 평균(14.8%)의 3배에 달합니다. 주요 5개국(G5)인 미국 23.1%, 일본 19.6%, 영국 14.9%, 독일 10.2%, 프랑스 4.1%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연평균 4.4%씩 증가해 고령화 속도도 무섭습니다. OECD 평균(2.6%)의 1.7배 수준입니다. 이런 속도라면 20년 후인 2041년에는 우리나라 인구 3명 가운데 1명은 65세 이상 노인이 되는 셈입니다.

사회의 활력이 사라지고 젊은이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사회.

지금부터라도 국민연금 외에 주택연금과 개인 연금저축 등 세제지원 확대를 통해 보완 기능을 강화하고, 노인 세대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야 고령화로 인한 부작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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