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16명 ‘문자해고’…서명운동 나선 아파트 주민들

입력 2021.05.11 (07:30) 수정 2021.05.11 (07: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또 경비원 16명이 집단 해고를 당했습니다.

용역업체는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했는데요.

보다 못한 주민들이 경비원들을 복직시켜 달라며 서명운동에 나섰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69살인 최대기 씨는 5년차 경비원입니다.

24시간 근무하고 하루를 쉬는 맞교대에, 근무날은 3시간 자는 게 고작입니다.

[최대기/해고 경비원 : "(관리사무소가) 경비실 안에서 신문도 보지 마라, 휴대폰도 보지 마라. (전단지) 안 뗐다고 또 혼나고."]

언제 그만둘 지 모르는 초단기 근로계약을 맺었습니다.

길어야 석 달, 짧으면 한 달에 불과했습니다.

경비원들은 수시로 바뀌어 나갔습니다.

5년을 버텼지만, 최대기 씨도 결국, 해고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애석하게도 같이 근무할 수 없음을 통보드린다'.

새로 바뀐 용역업체는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해고 사유도 모른 채 경비원 44명 가운데 16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부당해고 반대서명 함께 해 주세요!"]

해고 경비원들을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나섰습니다.

경비원들의 복직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3천4백 세대 단지 주민들이 일주일만에 7백 명 넘게 동참했습니다.

관리사무소와 용역업체는 해고를 결정한 책임을 떠넘깁니다.

[아파트 관리 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직원 임면에 관해서는 관리소에서 어떻게 그걸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경비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별로 없잖아요, 여기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강여울/주민/서명 제안자 :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가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하게 떠넘기는가라고 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일 큽니다."]

주민들과 해고 경비원들은 서울시와 담당 노동청 등에 용역업체 등을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영상편집:조창훈/그래픽:강민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비원 16명 ‘문자해고’…서명운동 나선 아파트 주민들
    • 입력 2021-05-11 07:30:24
    • 수정2021-05-11 07:37:29
    뉴스광장
[앵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또 경비원 16명이 집단 해고를 당했습니다.

용역업체는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했는데요.

보다 못한 주민들이 경비원들을 복직시켜 달라며 서명운동에 나섰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69살인 최대기 씨는 5년차 경비원입니다.

24시간 근무하고 하루를 쉬는 맞교대에, 근무날은 3시간 자는 게 고작입니다.

[최대기/해고 경비원 : "(관리사무소가) 경비실 안에서 신문도 보지 마라, 휴대폰도 보지 마라. (전단지) 안 뗐다고 또 혼나고."]

언제 그만둘 지 모르는 초단기 근로계약을 맺었습니다.

길어야 석 달, 짧으면 한 달에 불과했습니다.

경비원들은 수시로 바뀌어 나갔습니다.

5년을 버텼지만, 최대기 씨도 결국, 해고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애석하게도 같이 근무할 수 없음을 통보드린다'.

새로 바뀐 용역업체는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해고 사유도 모른 채 경비원 44명 가운데 16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부당해고 반대서명 함께 해 주세요!"]

해고 경비원들을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나섰습니다.

경비원들의 복직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3천4백 세대 단지 주민들이 일주일만에 7백 명 넘게 동참했습니다.

관리사무소와 용역업체는 해고를 결정한 책임을 떠넘깁니다.

[아파트 관리 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직원 임면에 관해서는 관리소에서 어떻게 그걸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경비용역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별로 없잖아요, 여기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강여울/주민/서명 제안자 :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가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하게 떠넘기는가라고 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일 큽니다."]

주민들과 해고 경비원들은 서울시와 담당 노동청 등에 용역업체 등을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영상편집:조창훈/그래픽:강민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