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택배 배송에 유기까지…반려동물 수난시대

입력 2021.05.11 (10:50) 수정 2021.05.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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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 살아있는 애완동물을 택배 상자에 담아서 배송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반려동물 수요가 늘어난 독일에선 밀거래가 기승인데 비해, 일상복귀가 시작된 영국에선 다시 유기가 늘고 있는데요.

수난을 겪는 반려동물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화물차 짐칸에 상자들이 빼곡히 쌓여 있습니다.

안에서는 애처로운 동물 울음소리가 새어 나옵니다.

지난 3일, 중국 청두시에서 살아있는 개와 고양이를 배송하던 한 트럭이 동물보호단체의 신고로 적발됐습니다.

밀폐된 상자 안에 든 동물들은 대부분 새끼로, 먹고 마시는 것은 물론 제대로 숨쉬기조차 힘든 상태였는데요.

구조된 160여 마리 가운데 4마리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이 동물들은 이른바 '랜덤 박스'로 판매되는데요.

보통 우리 돈 3천 원에서 5천 원 정도를 내고, 무엇이 들어있는 모르는 박스를 사는 겁니다.

단지 재미를 위해 살아있는 동물을 택배로 사는건데, 이 같은 생명 경시에 전 세계인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독일 경찰이 헝가리에서 트럭에서 실려 밀거래되던 강아지 101마리를 구조했습니다.

모두 6주에서 8주 사이의 새끼들로, 차우차우와 닥스훈트 등 인기가 높은 종들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독일에선 애완동물 밀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물류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정식 입양을 받으려면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자 암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겁니다.

구조된 강아지들은 설사 등 건강 이상 징후를 보였고 제때 광견병 예방주사도 맞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동물보호단체는 신중하게 고민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애완동물을 입양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우도 코페르닉/동물보호단체장 : "암시장 거래는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 세금 등에서 비용이 더 들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을 수 있죠. 또, 재택근무가 끝난 뒤에 이 동물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입니다."]

일상으로의 복귀가 시작된 영국에선 실제로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유독 사람을 잘 따르는 4살 패치는 유기된 채 거리를 떠돌다 이달 초 유기동물 보호소로 오게 됐습니다.

최근 이 보호소로 들어온 유기동물 수십 마리 중 하나인데요.

[피터 로리/유기동물 보호소 대표 : "코로나19 대유행 속 입양한 애완동물을 포기하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더 많이 일어날 겁니다. 사람들이 회사로 돌아가고, 휴일에 놀러갈 것을 생각하게 되면서 말이죠."]

이 보호소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3월, 한 주에만 150 마리를 입양 보냈습니다.

문을 연 이래 가장 많은 건수로 이후로도 매주 수백 건의 입양 문의가 이어졌는데요.

하지만 올해 들어 입양 건수가 줄고, 길가 등에 유기돼 구조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은 평소의 2배에 이르는 유기 동물이 구조됐는데요.

코로나19 장기화로 금전적 부담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케이트 콜린스/유기견보호소 파양 담당자 : "이사를 하면서 애완동물을 키울 수 없게 됐다는 사람도 있는데요. 대부분은 임금 감소나 실직 등 재정적 문제로 계속 돌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외롭고 힘들 때 가까이에서 사람을 위로해주는 것이 반려동물인데요.

불편해졌다고, 상황이 달라졌다고 물건처럼 버리는 일은 더는 없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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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1 10:50:09
    • 수정2021-05-11 13:33:47
    지구촌뉴스
[앵커]

중국에서 살아있는 애완동물을 택배 상자에 담아서 배송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반려동물 수요가 늘어난 독일에선 밀거래가 기승인데 비해, 일상복귀가 시작된 영국에선 다시 유기가 늘고 있는데요.

수난을 겪는 반려동물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화물차 짐칸에 상자들이 빼곡히 쌓여 있습니다.

안에서는 애처로운 동물 울음소리가 새어 나옵니다.

지난 3일, 중국 청두시에서 살아있는 개와 고양이를 배송하던 한 트럭이 동물보호단체의 신고로 적발됐습니다.

밀폐된 상자 안에 든 동물들은 대부분 새끼로, 먹고 마시는 것은 물론 제대로 숨쉬기조차 힘든 상태였는데요.

구조된 160여 마리 가운데 4마리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이 동물들은 이른바 '랜덤 박스'로 판매되는데요.

보통 우리 돈 3천 원에서 5천 원 정도를 내고, 무엇이 들어있는 모르는 박스를 사는 겁니다.

단지 재미를 위해 살아있는 동물을 택배로 사는건데, 이 같은 생명 경시에 전 세계인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독일 경찰이 헝가리에서 트럭에서 실려 밀거래되던 강아지 101마리를 구조했습니다.

모두 6주에서 8주 사이의 새끼들로, 차우차우와 닥스훈트 등 인기가 높은 종들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독일에선 애완동물 밀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물류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정식 입양을 받으려면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자 암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겁니다.

구조된 강아지들은 설사 등 건강 이상 징후를 보였고 제때 광견병 예방주사도 맞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동물보호단체는 신중하게 고민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애완동물을 입양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우도 코페르닉/동물보호단체장 : "암시장 거래는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 세금 등에서 비용이 더 들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을 수 있죠. 또, 재택근무가 끝난 뒤에 이 동물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입니다."]

일상으로의 복귀가 시작된 영국에선 실제로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유독 사람을 잘 따르는 4살 패치는 유기된 채 거리를 떠돌다 이달 초 유기동물 보호소로 오게 됐습니다.

최근 이 보호소로 들어온 유기동물 수십 마리 중 하나인데요.

[피터 로리/유기동물 보호소 대표 : "코로나19 대유행 속 입양한 애완동물을 포기하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더 많이 일어날 겁니다. 사람들이 회사로 돌아가고, 휴일에 놀러갈 것을 생각하게 되면서 말이죠."]

이 보호소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3월, 한 주에만 150 마리를 입양 보냈습니다.

문을 연 이래 가장 많은 건수로 이후로도 매주 수백 건의 입양 문의가 이어졌는데요.

하지만 올해 들어 입양 건수가 줄고, 길가 등에 유기돼 구조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은 평소의 2배에 이르는 유기 동물이 구조됐는데요.

코로나19 장기화로 금전적 부담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케이트 콜린스/유기견보호소 파양 담당자 : "이사를 하면서 애완동물을 키울 수 없게 됐다는 사람도 있는데요. 대부분은 임금 감소나 실직 등 재정적 문제로 계속 돌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외롭고 힘들 때 가까이에서 사람을 위로해주는 것이 반려동물인데요.

불편해졌다고, 상황이 달라졌다고 물건처럼 버리는 일은 더는 없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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