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이선호 씨 사망 다음날부터 회사 새 안전모 지급”

입력 2021.05.11 (18:16) 수정 2021.05.1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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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개방형 컨테이너(FRC) 날개 접어달라는 원청업체 요청으로 작업"
-"故 이선호 씨 사망 현장, 10년간 산업재해 170건, 사망 5건"
-"故이선호 씨 사망 현장, 안전교육 없었고, 안전장비 지급 안돼"
-"이선호 씨 사망 다음날부터 회사 새 안전모 지급"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해야"
-"평택뿐 아니라 모든 항만 노동자, 산재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야"


■ 프로그램 : 사사건건
■ 코너명 : 사사건건 플러스 1
■ 방송시간 : 5월 11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박찬형 기자
■ 출연 : 정종해 / 故이선호 씨 산재사망사고대책위 상황실 부실장


◎박찬형 평택항 컨테이너 하역장에서 사고로 숨진 23살 청년 이선호 씨, 사망한 지 20일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 장례도 못 치르고 있습니다. 고 이선호 씨 산재 사망 사고 대책위원회 정종해 상황실 부실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종해 안녕하십니까?

◎박찬형 지금 대책위원회를 꾸리셨는데 대책위원회는 구성하는 분들이 주변 분들이신가요? 어떤 건가요?

▼정종해 평택 지역에 있는 민주노총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과 진보 정당들이 같이 구성을 해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함께 이후 과정을 도와주시는 건데, 지금 사망한 지가 20일 가까이 지났는데 입관만 하고 이후에 장례 절차를 못 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정종해 네, 지금 입관만 하고 계속 빈소는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찬형 지금 상황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들은 주로 어떤 것들입니까?

▼정종해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은 이제 철저한 진상 규명과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이제 이것을 기반으로 한 사과, 이런 것들을 중점적으로 지금 해결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사과 같은 게 정확히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장례 절차가 못 들어가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지금 고 이선호 씨 아버지하고 친구들이 사고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책임자 측에서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된다,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잠깐 듣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평택항 일용직 노동자 故 이선호 씨
작업 중 사망 20일째…여전히 장례 중

<녹취> 이재훈/故 이선호 씨 아버지 (지난 6일)
엄마 오면 팔다리 주물러주고 저하고는 맨날 장난치면서 친구처럼, 그렇게 지냈던 아이입니다. 삶의 희망이라고 계속 오늘날까지.. 가진 자들이 그 인건비 조금 줄여보겠다고. 제 임금을 갖다가 깎고 깎고, 뺏어 먹는 것도 모자라서 내 마지막 남은 삶의 희망마저도 강탈해 갔습니다, 강탈요.

‘우린 아직 젊잖아’ 막막한 젊음을 위로해줬던 내 친구…

<녹취> 배민형/故 이선호 씨 친구 (지난 6일)
막막한 20대 미래를 고민하던 저에게 선호는 민형아 괜찮아, 우린 아직 젊잖아, 라며 위로까지 해주었습니다. 제 친구가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길래 놀러 가다가 죽은 것도 아니고 일하다가 죽은 것일까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산재 사망자 7명, OECD 산재 사망률 1위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노동자들의 목숨과 안전은 자본의 이윤보다 기업의 이익보다 늘 뒷전이다. 아무도 죽지 않게 우리가 바꿔야 한다. 구의역 故 김 군, 태안화력발전 故 김용균, 건설 노동자 故 김태규, 청년 장애인 노동자 故 김재순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먹먹해지는 꽃다운 젊음의 죽음을 왜 우리는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가.

◎박찬형 사고가 너무 지금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올 정도인데, 이게 그러니까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고 이선호 군이. 그런데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에서 일했었는데 하청업체에서 일했는데 평상시 하던 일과 전혀 다른 일을 그날 하필이면 처음 했던 건가요?

▼정종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원청이 직접 아버지한테 FRC 작업 요청이 있었고, 그러니까 뭐 그날 하루뿐만, 특별히 일어난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계속해서 원청에서 계속 이런저런 업무 지시를 해왔던 거죠.

◎박찬형 그날 평상시와 다른 일을 했다고 했잖아요? 평상시에는 어떤 일을 했는데 그날은 어떤 일을 한 거죠?

▼정종해 주로 아버님과 선호 군은 동식물 검역과 관련된 일을 계속 이제 해왔습니다. 아버님은 8년 넘게, 그리고 선호 군도 1년이 넘게 동식물 검역 위주로만 일을 해왔습니다.

◎박찬형 해오시다가.

▼정종해 하다가 지난 3월, 올해 3월 이후로 그런 업무들이, 분장된 업무들이 통폐합이 되면서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하는 그런 상황에 놓여지게 된 거죠. 그리고 그 날은 FRC 작업을 요청을 받은 거였고.

◎박찬형 지금 말하는 FRC 작업이라는 게 정확히 말하면 어떤 거죠?


▼정종해 개방형 컨테이너라고 해서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박스 형태의 컨테이너가 아니라...

◎박찬형 화면에 나오네요.

▼정종해 이렇게 날개를 세워서 물건을 선적하고 또 그 위에 또 FRC를 세워서 이렇게, 그러니까 책상다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박찬형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도록?

▼정종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그런 개방형 컨테이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박찬형 거기에서 도와주는 일을 했다는 거죠?

▼정종해 그 FRC 작업의 날개를 접는 일을 이제 도와달라고 요청이 왔던 겁니다.

◎박찬형 그런데 그거를 본인들이 하는 게 아니라 원청업체가 그때그때 요구하면 하는 일이었다는 거죠?

▼정종해 네, 그렇습니다.

◎박찬형 그래서 그날 했던 일은 처음은 맞는 거죠?

▼정종해 네, 처음입니다.

◎박찬형 이게 평상시에도 대부분 원청업체에서 요구가 있으면 이 일을 했다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는데 원청이 하청업체 직원한테 보통 이렇게 직접 지시를 하게 되면 이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정종해 불법 파견입니다.

◎박찬형 불법 파견으로 볼 수 있는 거죠? 아버지 이재훈 씨, 이에 대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잠깐 듣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녹취> 이재훈/故 이선호 씨 아버지 (OBC 더원방송 제공)
형식상으로는 외부 인력업체 ‘우리 인력’ 소속이지만 저는 모든 작업 지시를 동방 직원한테 직접 전달받고 이 모든 걸 제가 근로자라든지, 아니면 공무원 응대를 제가 하고 있었습니다. 올해 2월 말까지 제가 작업을 하던 파트 동식물 검역이 있었고 또 세관 검사하는 인력이 따로 있었고 했는데 최 모 씨라는 사업부장이 어느 날 갑자기 동방 발령받아 내려오는 바람에 회사가 어려운데 왜 이렇게 많은 인력을 쓰느냐? 동식물(검역)인력은 뭐고 CFS인력은(여러 회사 물류를 한 컨테이너 안에 채우는 작업)뭐냐 다 필요 없다. 여기가 바쁘면 여기 있는 사람이 해주고, 또 저기가 바쁘면 이런 사람들이 가서 하라. 그렇게 지시가 내려온 게 금년 3월 1일입니다. 그 말도 안 되는 작업 지시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된 거고요.

◎박찬형 그때그때 필요하면 이쪽에 있는 사람 저기로 끌어다가 시키고 또 저쪽으로 끌어다 시키고, 그것도 직접 원청업체에서 하청업체에 직접 근무를 시켰다는 그 문제점이 하나가 있고요. 보기에도 굉장히 위험한 작업인데, 안전 교육 부분은 어떻습니까?

▼정종해 사고 당시에 안전 교육은 물론이고 안전 장비도 이제 지급되지도 않았고 그리고 이게 그날뿐만 아니라 사실 일상적으로 안전 장비라든지 안전 교육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았ㅏ다는 이야기입니다. 사고 다음 날부터 회사가 안전모를 지급을 하고.

◎박찬형 사고 다음날부터요?

▼정종해 해서 지금은 현장에 가보시면 일하시는 분들이 다 새 안전모를 쓰고 있습니다. 쓰던 게 아닌.

◎박찬형 문제가 되고 사고가 나서 사람이 죽은 다음에서야 안전모를 씌우고 이제, 특히 언론에서 조명을 받을 테니까 더 그랬을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사고 8일 전에 안전 점검을 받았다고 해요, 그 해당 시설이. 그런데 그때는 안전하다고 판단이 나왔는데, 그런데 왜 하필이면 8일 이후에는 저런 사고가 났을까요? 그렇다면 그 안전 관리 자체에도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정종해 일단은 이 FRC 컨테이너의 소유주는 사실 동방은 아닙니다. 일조국제훼리라는 동방의 자회사의 소유인데 이 FRC의 관리도 그 선박 회사에 있는 것인데 여기에서 이제 안전 점검해준 업체도 따로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들이 그 업체 또한 이 동방에서 퇴사한 분이 만든 그런 회사, 그러니까 사실 굉장히 형식적으로 뭔가 이런 안전 점검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굉장히 높게 보고 있습니다.


◎박찬형 원청업체는 이런 지적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까?

▼정종해 일단 지적되는 문제에 대해서 그동안 부실했고 했던 걸 인정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고는 있지만, 예를 들어서 이제 FRC 컨테이너는 사실 우리 게 아니다. 그리고 이 FRC 작업도 원래 동방이 하는 거는 아니다. 원래 그 선박 회사에서 해야 되는 건데 우리가 그냥 대신 해준 거다. 저희는 이제 아니, 그러면 그동안 왜 그래 왔느냐, 관행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관행적으로 뭔가 해왔던 걸 알 수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박찬형 사고 났을 때 그 대응도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데, 사고가 난 다음에 바로 119를 부르지 않았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윗선에다가만 보고를 하고 바로 응급조치나 이런 필요한 조치를 안 한 부분, 이 부분도 지금 문제를 삼고 있죠?

▼정종해 네, 그렇습니다. 신고보다 보고가 먼저 이루어진 그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느냐, 이런 인간적인 감정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평소에 안전 교육이나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을 시에 신고를 먼저 하고 보고를 한다든지 이런 체계가 없었던 것도 문제를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고 이선호 씨가 숨진 작업 현장, 산재가 사실 이번만이 아니었다고, 이전에도 산재가 많았었나요?

▼정종해 이전에도 산재가 한 170건 정도, 10년간 170건 정도 있었고 사망도 한 5건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찬형 그 말은 170건의 사고면 굉장히 많은 거 아닙니까?

▼정종해 네, 굉장히 많은...

◎박찬형 왜 이게 계속 개선이 안 되고 여태까지 온 것으로 판단하고 계십니까?

▼정종해 일단은 산업안전에 관한 지도와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에서 부족한 인력과 여러 가지 시스템상의 문제로 항만 쪽의 노동자들의 산업안전 관리에 대한 감독과 지도가 좀 부족했다고 얘기를 했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제 감독하지 않고 지도하지 않으니까 이제 하던 대로, 편한 대로 그렇게 이제 된 거라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박찬형 아까 저희가 원청업체 입장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었는데 혹시 원청업체 입장에 대해서 아까 그래픽 보여주지 않았나요? 지금 원청업체 입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방금 말씀하셨던 거 그대로 있는 거죠?

▼정종해 네. 일단...

◎박찬형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책임과 처벌도 달게 받겠다. 노동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까지는 뭔가 사과하는 모습인데 그 뒷부분에 대해서는 원하는 사과, 진정한 사과가 없다고 지금 보시는 거죠?

▼정종해 일단 빈소에 사장이 왔다 갔고, 저렇게 얘기도 했었고 한데, 저희가 이제 얘기한 거는 면피성 사과가 아니라 진정한 사과가 이제 아버지가 받아들이려면 거짓도 1도 없는 진상조사와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오는 것이 진정한 사과다, 이렇게 이제 저희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박찬형 준비된 시간이 다 돼서 마지막으로 유가족하고 대책위가 지금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 명확히 좀 해 주시죠. 어떤 것들이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것인지요?

▼정종해 일단은 유가족과 대책위가 요구하는 것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평택뿐만 아니라 모든 항만의 노동자들이 더 이상 이러한 죽음으로부터, 산업재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이제 요구하는 것입니다.

◎박찬형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마음 아프다고 하면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하는데, 말로만 이렇게 하고 실질적인 개선이 안 되는 게 지금 문제인 것 같습니다. 분명히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면 거기에 대책이 마련돼야 될 것 같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책임 소재 분명히 가리고 다시는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 이선호 씨 산재대책위 정종해 부실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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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이선호 씨 사망 다음날부터 회사 새 안전모 지급”
    • 입력 2021-05-11 18:16:14
    • 수정2021-05-11 19:41:35
    사회
-"개방형 컨테이너(FRC) 날개 접어달라는 원청업체 요청으로 작업"<br />-"故 이선호 씨 사망 현장, 10년간 산업재해 170건, 사망 5건"<br />-"故이선호 씨 사망 현장, 안전교육 없었고, 안전장비 지급 안돼"<br />-"이선호 씨 사망 다음날부터 회사 새 안전모 지급"<br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해야"<br />-"평택뿐 아니라 모든 항만 노동자, 산재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야" <br />

■ 프로그램 : 사사건건
■ 코너명 : 사사건건 플러스 1
■ 방송시간 : 5월 11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박찬형 기자
■ 출연 : 정종해 / 故이선호 씨 산재사망사고대책위 상황실 부실장


◎박찬형 평택항 컨테이너 하역장에서 사고로 숨진 23살 청년 이선호 씨, 사망한 지 20일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 장례도 못 치르고 있습니다. 고 이선호 씨 산재 사망 사고 대책위원회 정종해 상황실 부실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종해 안녕하십니까?

◎박찬형 지금 대책위원회를 꾸리셨는데 대책위원회는 구성하는 분들이 주변 분들이신가요? 어떤 건가요?

▼정종해 평택 지역에 있는 민주노총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과 진보 정당들이 같이 구성을 해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함께 이후 과정을 도와주시는 건데, 지금 사망한 지가 20일 가까이 지났는데 입관만 하고 이후에 장례 절차를 못 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정종해 네, 지금 입관만 하고 계속 빈소는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찬형 지금 상황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들은 주로 어떤 것들입니까?

▼정종해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은 이제 철저한 진상 규명과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이제 이것을 기반으로 한 사과, 이런 것들을 중점적으로 지금 해결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사과 같은 게 정확히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장례 절차가 못 들어가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지금 고 이선호 씨 아버지하고 친구들이 사고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책임자 측에서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된다,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잠깐 듣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평택항 일용직 노동자 故 이선호 씨
작업 중 사망 20일째…여전히 장례 중

<녹취> 이재훈/故 이선호 씨 아버지 (지난 6일)
엄마 오면 팔다리 주물러주고 저하고는 맨날 장난치면서 친구처럼, 그렇게 지냈던 아이입니다. 삶의 희망이라고 계속 오늘날까지.. 가진 자들이 그 인건비 조금 줄여보겠다고. 제 임금을 갖다가 깎고 깎고, 뺏어 먹는 것도 모자라서 내 마지막 남은 삶의 희망마저도 강탈해 갔습니다, 강탈요.

‘우린 아직 젊잖아’ 막막한 젊음을 위로해줬던 내 친구…

<녹취> 배민형/故 이선호 씨 친구 (지난 6일)
막막한 20대 미래를 고민하던 저에게 선호는 민형아 괜찮아, 우린 아직 젊잖아, 라며 위로까지 해주었습니다. 제 친구가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길래 놀러 가다가 죽은 것도 아니고 일하다가 죽은 것일까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산재 사망자 7명, OECD 산재 사망률 1위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노동자들의 목숨과 안전은 자본의 이윤보다 기업의 이익보다 늘 뒷전이다. 아무도 죽지 않게 우리가 바꿔야 한다. 구의역 故 김 군, 태안화력발전 故 김용균, 건설 노동자 故 김태규, 청년 장애인 노동자 故 김재순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먹먹해지는 꽃다운 젊음의 죽음을 왜 우리는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가.

◎박찬형 사고가 너무 지금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올 정도인데, 이게 그러니까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고 이선호 군이. 그런데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에서 일했었는데 하청업체에서 일했는데 평상시 하던 일과 전혀 다른 일을 그날 하필이면 처음 했던 건가요?

▼정종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원청이 직접 아버지한테 FRC 작업 요청이 있었고, 그러니까 뭐 그날 하루뿐만, 특별히 일어난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계속해서 원청에서 계속 이런저런 업무 지시를 해왔던 거죠.

◎박찬형 그날 평상시와 다른 일을 했다고 했잖아요? 평상시에는 어떤 일을 했는데 그날은 어떤 일을 한 거죠?

▼정종해 주로 아버님과 선호 군은 동식물 검역과 관련된 일을 계속 이제 해왔습니다. 아버님은 8년 넘게, 그리고 선호 군도 1년이 넘게 동식물 검역 위주로만 일을 해왔습니다.

◎박찬형 해오시다가.

▼정종해 하다가 지난 3월, 올해 3월 이후로 그런 업무들이, 분장된 업무들이 통폐합이 되면서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하는 그런 상황에 놓여지게 된 거죠. 그리고 그 날은 FRC 작업을 요청을 받은 거였고.

◎박찬형 지금 말하는 FRC 작업이라는 게 정확히 말하면 어떤 거죠?


▼정종해 개방형 컨테이너라고 해서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박스 형태의 컨테이너가 아니라...

◎박찬형 화면에 나오네요.

▼정종해 이렇게 날개를 세워서 물건을 선적하고 또 그 위에 또 FRC를 세워서 이렇게, 그러니까 책상다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박찬형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도록?

▼정종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그런 개방형 컨테이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박찬형 거기에서 도와주는 일을 했다는 거죠?

▼정종해 그 FRC 작업의 날개를 접는 일을 이제 도와달라고 요청이 왔던 겁니다.

◎박찬형 그런데 그거를 본인들이 하는 게 아니라 원청업체가 그때그때 요구하면 하는 일이었다는 거죠?

▼정종해 네, 그렇습니다.

◎박찬형 그래서 그날 했던 일은 처음은 맞는 거죠?

▼정종해 네, 처음입니다.

◎박찬형 이게 평상시에도 대부분 원청업체에서 요구가 있으면 이 일을 했다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는데 원청이 하청업체 직원한테 보통 이렇게 직접 지시를 하게 되면 이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정종해 불법 파견입니다.

◎박찬형 불법 파견으로 볼 수 있는 거죠? 아버지 이재훈 씨, 이에 대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잠깐 듣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녹취> 이재훈/故 이선호 씨 아버지 (OBC 더원방송 제공)
형식상으로는 외부 인력업체 ‘우리 인력’ 소속이지만 저는 모든 작업 지시를 동방 직원한테 직접 전달받고 이 모든 걸 제가 근로자라든지, 아니면 공무원 응대를 제가 하고 있었습니다. 올해 2월 말까지 제가 작업을 하던 파트 동식물 검역이 있었고 또 세관 검사하는 인력이 따로 있었고 했는데 최 모 씨라는 사업부장이 어느 날 갑자기 동방 발령받아 내려오는 바람에 회사가 어려운데 왜 이렇게 많은 인력을 쓰느냐? 동식물(검역)인력은 뭐고 CFS인력은(여러 회사 물류를 한 컨테이너 안에 채우는 작업)뭐냐 다 필요 없다. 여기가 바쁘면 여기 있는 사람이 해주고, 또 저기가 바쁘면 이런 사람들이 가서 하라. 그렇게 지시가 내려온 게 금년 3월 1일입니다. 그 말도 안 되는 작업 지시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된 거고요.

◎박찬형 그때그때 필요하면 이쪽에 있는 사람 저기로 끌어다가 시키고 또 저쪽으로 끌어다 시키고, 그것도 직접 원청업체에서 하청업체에 직접 근무를 시켰다는 그 문제점이 하나가 있고요. 보기에도 굉장히 위험한 작업인데, 안전 교육 부분은 어떻습니까?

▼정종해 사고 당시에 안전 교육은 물론이고 안전 장비도 이제 지급되지도 않았고 그리고 이게 그날뿐만 아니라 사실 일상적으로 안전 장비라든지 안전 교육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았ㅏ다는 이야기입니다. 사고 다음 날부터 회사가 안전모를 지급을 하고.

◎박찬형 사고 다음날부터요?

▼정종해 해서 지금은 현장에 가보시면 일하시는 분들이 다 새 안전모를 쓰고 있습니다. 쓰던 게 아닌.

◎박찬형 문제가 되고 사고가 나서 사람이 죽은 다음에서야 안전모를 씌우고 이제, 특히 언론에서 조명을 받을 테니까 더 그랬을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사고 8일 전에 안전 점검을 받았다고 해요, 그 해당 시설이. 그런데 그때는 안전하다고 판단이 나왔는데, 그런데 왜 하필이면 8일 이후에는 저런 사고가 났을까요? 그렇다면 그 안전 관리 자체에도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정종해 일단은 이 FRC 컨테이너의 소유주는 사실 동방은 아닙니다. 일조국제훼리라는 동방의 자회사의 소유인데 이 FRC의 관리도 그 선박 회사에 있는 것인데 여기에서 이제 안전 점검해준 업체도 따로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들이 그 업체 또한 이 동방에서 퇴사한 분이 만든 그런 회사, 그러니까 사실 굉장히 형식적으로 뭔가 이런 안전 점검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굉장히 높게 보고 있습니다.


◎박찬형 원청업체는 이런 지적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까?

▼정종해 일단 지적되는 문제에 대해서 그동안 부실했고 했던 걸 인정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고는 있지만, 예를 들어서 이제 FRC 컨테이너는 사실 우리 게 아니다. 그리고 이 FRC 작업도 원래 동방이 하는 거는 아니다. 원래 그 선박 회사에서 해야 되는 건데 우리가 그냥 대신 해준 거다. 저희는 이제 아니, 그러면 그동안 왜 그래 왔느냐, 관행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관행적으로 뭔가 해왔던 걸 알 수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박찬형 사고 났을 때 그 대응도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데, 사고가 난 다음에 바로 119를 부르지 않았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윗선에다가만 보고를 하고 바로 응급조치나 이런 필요한 조치를 안 한 부분, 이 부분도 지금 문제를 삼고 있죠?

▼정종해 네, 그렇습니다. 신고보다 보고가 먼저 이루어진 그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느냐, 이런 인간적인 감정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평소에 안전 교육이나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을 시에 신고를 먼저 하고 보고를 한다든지 이런 체계가 없었던 것도 문제를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고 이선호 씨가 숨진 작업 현장, 산재가 사실 이번만이 아니었다고, 이전에도 산재가 많았었나요?

▼정종해 이전에도 산재가 한 170건 정도, 10년간 170건 정도 있었고 사망도 한 5건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찬형 그 말은 170건의 사고면 굉장히 많은 거 아닙니까?

▼정종해 네, 굉장히 많은...

◎박찬형 왜 이게 계속 개선이 안 되고 여태까지 온 것으로 판단하고 계십니까?

▼정종해 일단은 산업안전에 관한 지도와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에서 부족한 인력과 여러 가지 시스템상의 문제로 항만 쪽의 노동자들의 산업안전 관리에 대한 감독과 지도가 좀 부족했다고 얘기를 했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제 감독하지 않고 지도하지 않으니까 이제 하던 대로, 편한 대로 그렇게 이제 된 거라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박찬형 아까 저희가 원청업체 입장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었는데 혹시 원청업체 입장에 대해서 아까 그래픽 보여주지 않았나요? 지금 원청업체 입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방금 말씀하셨던 거 그대로 있는 거죠?

▼정종해 네. 일단...

◎박찬형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책임과 처벌도 달게 받겠다. 노동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까지는 뭔가 사과하는 모습인데 그 뒷부분에 대해서는 원하는 사과, 진정한 사과가 없다고 지금 보시는 거죠?

▼정종해 일단 빈소에 사장이 왔다 갔고, 저렇게 얘기도 했었고 한데, 저희가 이제 얘기한 거는 면피성 사과가 아니라 진정한 사과가 이제 아버지가 받아들이려면 거짓도 1도 없는 진상조사와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오는 것이 진정한 사과다, 이렇게 이제 저희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박찬형 준비된 시간이 다 돼서 마지막으로 유가족하고 대책위가 지금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 명확히 좀 해 주시죠. 어떤 것들이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것인지요?

▼정종해 일단은 유가족과 대책위가 요구하는 것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평택뿐만 아니라 모든 항만의 노동자들이 더 이상 이러한 죽음으로부터, 산업재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이제 요구하는 것입니다.

◎박찬형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마음 아프다고 하면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하는데, 말로만 이렇게 하고 실질적인 개선이 안 되는 게 지금 문제인 것 같습니다. 분명히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면 거기에 대책이 마련돼야 될 것 같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책임 소재 분명히 가리고 다시는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 이선호 씨 산재대책위 정종해 부실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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