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에서 사람까지 무는 ‘들개’로…제주도는 실태조사

입력 2021.05.12 (07:00) 수정 2021.05.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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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습격으로 크게 다친 반려견들개 습격으로 크게 다친 반려견

최근 제주 서귀포시 한 마을에 갑자기 사나운 개 한마리가 나타나 산책하던 사람과 반려견까지 공격해 크게 다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개 물림' 사고가 인명 피해로 이어진 가운데, 관련 대책까지 올해 들어서 나오기 시작됐습니다.

■ "반려견 목덜미·주인 발목 물어뜯어"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주민 52살 김 모 씨가 반려견과 산책에 나선 건 지난 2일 오후 5시쯤이었는데요, 산책 도중 갑자기 갈색 개 한 마리가 나타나 김 씨와 반려견을 공격했습니다.

이 개는 반려견의 목덜미와 귀를 물어뜯었고, 반려견을 보호하려는 김 씨의 왼쪽 발목을 5분 가까이 물고 늘어졌습니다. 결국 김 씨는 발목을 다쳐 인대를 상하는 등 중상을 입었습니다.

김 씨는 "개가 발목을 물고 5분 가까이 놓아주지 않았는데, 마을 할아버지가 나타나 막대기로 때리고, 돌멩이를 던지자 그때야 도망갔다"며 " 아직도 그 상황이 생생히 떠올라 너무 무서워 집에서 잠을 자지 못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들개에 물려 다친 김 씨의 발목들개에 물려 다친 김 씨의 발목

■ "유기견으로 보여"…급기야 '들개' 실태조사

마을 안 길에 사나운 개가 출몰하자 서귀포시는 주변에 포획틀을 설치했고, 지난 7일 이 포획틀에 해당 들개가 잡혔습니다.

잡고 보니, 목줄이 있는 개였습니다. 사람이 버린 유기견이 야생화된 '들개'가 된 겁니다.

제주 동물보호센터는 "목줄이 있는 개여서 주인이 있다가 유기돼 야생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서귀포시 관계자도 "마을에서 기르는 개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유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제주에서 야생화된 이른바 '들개'가 보호 센터로 잡혀 오는 수는 해마다 7천 마리에 달하고 있습니다. (2018년 7,177마리, 2019년 7,427마리, 2020년 6,213마리. 출처: 제주 동물보호센터).

들개 무리 의 수가 줄지 않으면서, 송아지를 습격하거나 노루를 물어 죽이고, 이번 사례처럼 사람까지 공격하는 일이 벌어지자 제주도는 급기야 전국에서 처음으로 '들개 서식 실태조사'까지 벌이게 됐습니다.

제주도는 용역비 4천4백만 원을 들여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중산간 지역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용역을 맡겼다고 밝혔습니다.

김익천 제주도 동물방역과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야생 들개로 인한 피해도 확실하게 조사를 하고, 서식 실태도 파악해서 야생 들개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관리할지 파악할 것"이라며 "오는 10월 용역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이 버린 유기견이 '들개'가 되고, 이 들개가 번식해 다시 사람과 반려견까지 공격하는 안타까운 현실.

제주도가 용역을 통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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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견’에서 사람까지 무는 ‘들개’로…제주도는 실태조사
    • 입력 2021-05-12 07:00:39
    • 수정2021-05-12 15:46:51
    취재K
들개 습격으로 크게 다친 반려견
최근 제주 서귀포시 한 마을에 갑자기 사나운 개 한마리가 나타나 산책하던 사람과 반려견까지 공격해 크게 다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개 물림' 사고가 인명 피해로 이어진 가운데, 관련 대책까지 올해 들어서 나오기 시작됐습니다.

■ "반려견 목덜미·주인 발목 물어뜯어"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주민 52살 김 모 씨가 반려견과 산책에 나선 건 지난 2일 오후 5시쯤이었는데요, 산책 도중 갑자기 갈색 개 한 마리가 나타나 김 씨와 반려견을 공격했습니다.

이 개는 반려견의 목덜미와 귀를 물어뜯었고, 반려견을 보호하려는 김 씨의 왼쪽 발목을 5분 가까이 물고 늘어졌습니다. 결국 김 씨는 발목을 다쳐 인대를 상하는 등 중상을 입었습니다.

김 씨는 "개가 발목을 물고 5분 가까이 놓아주지 않았는데, 마을 할아버지가 나타나 막대기로 때리고, 돌멩이를 던지자 그때야 도망갔다"며 " 아직도 그 상황이 생생히 떠올라 너무 무서워 집에서 잠을 자지 못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들개에 물려 다친 김 씨의 발목
■ "유기견으로 보여"…급기야 '들개' 실태조사

마을 안 길에 사나운 개가 출몰하자 서귀포시는 주변에 포획틀을 설치했고, 지난 7일 이 포획틀에 해당 들개가 잡혔습니다.

잡고 보니, 목줄이 있는 개였습니다. 사람이 버린 유기견이 야생화된 '들개'가 된 겁니다.

제주 동물보호센터는 "목줄이 있는 개여서 주인이 있다가 유기돼 야생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서귀포시 관계자도 "마을에서 기르는 개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유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제주에서 야생화된 이른바 '들개'가 보호 센터로 잡혀 오는 수는 해마다 7천 마리에 달하고 있습니다. (2018년 7,177마리, 2019년 7,427마리, 2020년 6,213마리. 출처: 제주 동물보호센터).

들개 무리 의 수가 줄지 않으면서, 송아지를 습격하거나 노루를 물어 죽이고, 이번 사례처럼 사람까지 공격하는 일이 벌어지자 제주도는 급기야 전국에서 처음으로 '들개 서식 실태조사'까지 벌이게 됐습니다.

제주도는 용역비 4천4백만 원을 들여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중산간 지역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용역을 맡겼다고 밝혔습니다.

김익천 제주도 동물방역과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야생 들개로 인한 피해도 확실하게 조사를 하고, 서식 실태도 파악해서 야생 들개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관리할지 파악할 것"이라며 "오는 10월 용역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이 버린 유기견이 '들개'가 되고, 이 들개가 번식해 다시 사람과 반려견까지 공격하는 안타까운 현실.

제주도가 용역을 통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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