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랜타 총격범에 “사형 구형”…아시아계 차별·증오 고조

입력 2021.05.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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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현지 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로버트 애런 롱(우측)의 총격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졌다3월 16일(현지 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로버트 애런 롱(우측)의 총격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졌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한인 4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에 대해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기로 했습니다. 파니 윌리스 풀턴 카운티 검사장은 지난해 조지아주 의회를 통과한 증오범죄법에 따라 사형을 구형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롱의 사건은 조지아주 증오범죄법의 첫 적용 사례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윌리스 검사장은 "민족과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강조하며, "여러분들은 소중한 개인으로 대우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미국 아시아계 10명 중 6명..."공공장소에서 차별 증오 당해"

3월 1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키언드라 영(우측)은 한인 여성이 운영하는 미용용품점에 들어가 인종 차별 발언을 하고 폭력을 썼고, 이후 증오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3월 1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키언드라 영(우측)은 한인 여성이 운영하는 미용용품점에 들어가 인종 차별 발언을 하고 폭력을 썼고, 이후 증오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차별을 막기 위해 조직된 인권단체 'STOP AAPI HATE'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 말까지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 사례가 3,795건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STOP AAPI HATE'는 이처럼 접수된 사건의 수는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증오 차별 사건의 전부가 아닌 일부라고 강조했습니다. 'STOP AAPI HATE'는 2021년에만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 사건이 503건 일어났다고 분석했습니다.

'STOP AAPI HATE'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직장과 공공장소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 사례는 61.6%에 이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직장에서의 차별과 증오가 35.4%로 가장 많았고, 길을 가다가 차별과 증오를 경험한 사례도 25.3%로 나왔습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온라인(10.8%)과 공원(9.8%), 대중교통(9.2%)을 이용하다가도 차별과 증오를 경험했습니다. 형태별로 분석했을 경우, 언어를 통한 차별과 증오 사례가 68.1%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아시아계 미국인을 고의적으로 회피하는 경우도 20.5%로 조사됐습니다. 이와 함께, 물리적인 폭행은 11.1%로 조사돼,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별과 증오 사례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2.3배 더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민족별 분류에선 중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가 42.2%로 가장 많았고, 한국인 14.8%, 베트남인 8.5%로 나타났습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가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은 캘리포니아주로 전체의 44.56%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뉴욕의 경우 2021년 1분기에 발생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 사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23% 증가했습니다.

■ 미국 성인 10명 중 4명 코로나19 발생 이후 인종 차별 표현 더 흔해져

미국 뉴욕 경찰은 5월 2일(현지 시간) 맨해튼에서 길을 가던 아시아 여성 2명을 망치로 때린 혐의로 흑인 여성을 공개 수배했다.미국 뉴욕 경찰은 5월 2일(현지 시간) 맨해튼에서 길을 가던 아시아 여성 2명을 망치로 때린 혐의로 흑인 여성을 공개 수배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는 코로나19의 발생 이후 더 심해졌습니다.

'STOP AAPI HATE' 뿐만 아니라 여론 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도 이런 연관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여론 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는 2020년 6월 4일부터 10일까지 미국인 성인 9,65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 결과 설문 대상 10명 가운데 4명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과 흑인을 상대로 차별적인 표현을 하는 게 늘어났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10명 가운데 3명(31%)은 아시아인을 비방과 농담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답했습니다. 흑인(21%)과 히스패닉(15%)에 비교해 높은 수치입니다.

흑인의 경우 51%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인종 때문에 차별적인 표현을 들었다고 대답했습니다. 히스패닉은 29%, 아시아계는 28%로 조사돼 10명 가운데 3명은 차별적 표현을 들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미국에서 아시아계 증가율 1위...차별 증오 막을 대책 시급

5월 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흑인 남성이 유모차를 끌고 가던 아시아계 남자를 무차별 폭행했다.5월 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흑인 남성이 유모차를 끌고 가던 아시아계 남자를 무차별 폭행했다.

미국 애틀란타 총격 사건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염려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월 19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에모리대에서 한 연설에서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걱정하면서 길을 걸어가고 있으며, 공격당하고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은 증오의 피난처가 될 수 없다며,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의 범죄는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아시아인은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20년 동안 미국에서 아시아인은 83% 증가했습니다. 히스패닉계 70%보다 많습니다. 2019년 미국에 있는 아시아인은 2,320만 명이었지만, 2060년엔 4,6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아시아계를 향한 차별과 증오를 없앨 확실한 대책을 빠르게 세워야 하는 이유도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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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애틀랜타 총격범에 “사형 구형”…아시아계 차별·증오 고조
    • 입력 2021-05-12 16:09:08
    취재K
3월 16일(현지 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로버트 애런 롱(우측)의 총격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졌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한인 4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에 대해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기로 했습니다. 파니 윌리스 풀턴 카운티 검사장은 지난해 조지아주 의회를 통과한 증오범죄법에 따라 사형을 구형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롱의 사건은 조지아주 증오범죄법의 첫 적용 사례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윌리스 검사장은 "민족과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강조하며, "여러분들은 소중한 개인으로 대우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미국 아시아계 10명 중 6명..."공공장소에서 차별 증오 당해"

3월 1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키언드라 영(우측)은 한인 여성이 운영하는 미용용품점에 들어가 인종 차별 발언을 하고 폭력을 썼고, 이후 증오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차별을 막기 위해 조직된 인권단체 'STOP AAPI HATE'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 말까지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 사례가 3,795건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STOP AAPI HATE'는 이처럼 접수된 사건의 수는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증오 차별 사건의 전부가 아닌 일부라고 강조했습니다. 'STOP AAPI HATE'는 2021년에만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 사건이 503건 일어났다고 분석했습니다.

'STOP AAPI HATE'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직장과 공공장소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 사례는 61.6%에 이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직장에서의 차별과 증오가 35.4%로 가장 많았고, 길을 가다가 차별과 증오를 경험한 사례도 25.3%로 나왔습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온라인(10.8%)과 공원(9.8%), 대중교통(9.2%)을 이용하다가도 차별과 증오를 경험했습니다. 형태별로 분석했을 경우, 언어를 통한 차별과 증오 사례가 68.1%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아시아계 미국인을 고의적으로 회피하는 경우도 20.5%로 조사됐습니다. 이와 함께, 물리적인 폭행은 11.1%로 조사돼,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별과 증오 사례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2.3배 더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민족별 분류에선 중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가 42.2%로 가장 많았고, 한국인 14.8%, 베트남인 8.5%로 나타났습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가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은 캘리포니아주로 전체의 44.56%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뉴욕의 경우 2021년 1분기에 발생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 사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23% 증가했습니다.

■ 미국 성인 10명 중 4명 코로나19 발생 이후 인종 차별 표현 더 흔해져

미국 뉴욕 경찰은 5월 2일(현지 시간) 맨해튼에서 길을 가던 아시아 여성 2명을 망치로 때린 혐의로 흑인 여성을 공개 수배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는 코로나19의 발생 이후 더 심해졌습니다.

'STOP AAPI HATE' 뿐만 아니라 여론 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도 이런 연관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여론 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는 2020년 6월 4일부터 10일까지 미국인 성인 9,65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 결과 설문 대상 10명 가운데 4명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과 흑인을 상대로 차별적인 표현을 하는 게 늘어났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10명 가운데 3명(31%)은 아시아인을 비방과 농담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답했습니다. 흑인(21%)과 히스패닉(15%)에 비교해 높은 수치입니다.

흑인의 경우 51%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인종 때문에 차별적인 표현을 들었다고 대답했습니다. 히스패닉은 29%, 아시아계는 28%로 조사돼 10명 가운데 3명은 차별적 표현을 들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미국에서 아시아계 증가율 1위...차별 증오 막을 대책 시급

5월 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흑인 남성이 유모차를 끌고 가던 아시아계 남자를 무차별 폭행했다.
미국 애틀란타 총격 사건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염려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월 19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에모리대에서 한 연설에서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걱정하면서 길을 걸어가고 있으며, 공격당하고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은 증오의 피난처가 될 수 없다며,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의 범죄는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아시아인은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20년 동안 미국에서 아시아인은 83% 증가했습니다. 히스패닉계 70%보다 많습니다. 2019년 미국에 있는 아시아인은 2,320만 명이었지만, 2060년엔 4,6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아시아계를 향한 차별과 증오를 없앨 확실한 대책을 빠르게 세워야 하는 이유도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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