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일부 전면 원격수업 전환에 “확진자 안 나온 학교까지?” 불만도

입력 2021.05.1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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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이 동(洞) 지역 모든 유치원과 초·중학교, 도내 모든 고등학교, 특수학교에 대해 다음 주까지 원격 수업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급증한 데 따른 조치인데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맞벌이 가정 등 학부모들의 원성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 동(洞) 지역 모든 학교 18일까지 '원격 전환'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은 오늘(12일) 오전 교육청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교육감은 "내일(13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동(洞) 지역 유치원, 초·중학교와 모든 고등학교·특수학교 수업을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근 제주에서 학생 확진자와 격리자가 늘어나 일시적으로 '선제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고, 교육청 측은 설명했습니다.

대상 학교는 유치원 59개 원(병설 유치원 포함), 초등학교 50곳, 중학교 23곳, 고등학교 30곳, 특수학교 3곳 등 총 165개 교입니다.

제주시·서귀포시 가운데서도 인구가 많이 몰려있는 지역의 학교들인데요.

제주도교육청은 다만 읍·면 지역 유치원과 초·중학교는 등교수업을 이어가기로 하고, 이들 학교에서 확진자나 자가격리자가 나올 경우,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 "확진자 나온 학교는 원격수업하고 있는데, 우리 아이 학교는 왜?"

그러나 이 같은 제주도교육청의 발표에 일부 학부모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다수 발생한 학교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이미 원격 수업으로 전환해 진행 중이었는데, 구태여 다른 학교까지 확대할 이유가 있느냐는 겁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12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코로나19 관련 교육청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12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코로나19 관련 교육청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도내 학교 확진자는 동(洞) 지역 고등학교 4개교에서 11명(재학생) 발생했습니다.

자가격리자는 오늘(12일) 오전 9시 기준 437명(학생 407명, 교직원 30명)이며, 이 중 422명이 제주시·서귀포시 동 지역에 몰려 있습니다.

교육청은 동 지역에서 확진자와 격리자가 많이 발생했으므로 이 지역 모든 유치원과 초·중학교에 대해 원격 수업을 시행하고, 고등학생의 경우 학생·지역 간 교류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해 도내 전 학교를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등교수업 중단이 오히려, 청소년들을 PC방과 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로 내모는 것이라고 꼬집는 반응도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제주지역 고교생 확진자들도, PC방 등을 함께 다녔던 동급생 무리 등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입니다.

한 학부모는 "중·고등학생들은 학교가 더 안전한 것 같다. 학교에 안 가면, 다른 (다중이용시설 같은) 장소를 더 다니면서 코로나19가 전파될 것"이라며 "확진자 나온 학교만 원격수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걱정했습니다.

또 다른 도민도 "맞벌이 가정이 태반인 데다가, 학교에 안 가면 학원이나 PC방 등만 떠돌게 될 것"이라며 "누구를 위한 방역 대책이냐"라고 불만을 표했습니다.

■ "과밀학교는 사실상 '원격 수업 중'인데…" 엄마·아빠 원성도

갑작스러운 전 학교 원격 수업 전환 발표에, 당황해하는 학부모들의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당장 아이를 집에 홀로 두고 나와야 하는 맞벌이 학부모들은 그야말로 '멘붕'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한 학부모는 "갑자기 '내일부터 온라인 수업 합니다.' 하면 학부모, 학생, 교사 셋 다 패닉"이라며 "학기 중간에 자꾸 (대면) 수업이 중지되니,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로선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습니다.

특히 '동 지역 모든 초등·중학교'로 한정 지은 발표도 불만 대상입니다.

이미 이들 학교는 '과밀학교'라서 학년별로 번갈아가며 등교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를 시행 중인 제주의 경우, 과대학교·과밀학급에는 3분의 2 이내 등교가 권고되고 있습니다.

한 학부모는 "과밀학교의 경우 격주 단위로 학교에 못 나가고 있다. 작년에도 겨우 5개월 등교했는데, 올해도 5개월 학교에 가야 하느냐"며 "아이도 부모도 모두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며, 집에서 온종일 보육에다가 '교육'까지 맡아야 하는 학부모들의 원성이 자자한 상황입니다.

한 학부모는 "과밀학교라서 항상 아이들이 번갈아 가면서 집에 있는데, 정말 미칠 지경이다. 과밀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가정에는 식비라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온라인 공간에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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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일부 전면 원격수업 전환에 “확진자 안 나온 학교까지?” 불만도
    • 입력 2021-05-12 16:19:51
    취재K

제주도교육청이 동(洞) 지역 모든 유치원과 초·중학교, 도내 모든 고등학교, 특수학교에 대해 다음 주까지 원격 수업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급증한 데 따른 조치인데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맞벌이 가정 등 학부모들의 원성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 동(洞) 지역 모든 학교 18일까지 '원격 전환'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은 오늘(12일) 오전 교육청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교육감은 "내일(13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동(洞) 지역 유치원, 초·중학교와 모든 고등학교·특수학교 수업을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근 제주에서 학생 확진자와 격리자가 늘어나 일시적으로 '선제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고, 교육청 측은 설명했습니다.

대상 학교는 유치원 59개 원(병설 유치원 포함), 초등학교 50곳, 중학교 23곳, 고등학교 30곳, 특수학교 3곳 등 총 165개 교입니다.

제주시·서귀포시 가운데서도 인구가 많이 몰려있는 지역의 학교들인데요.

제주도교육청은 다만 읍·면 지역 유치원과 초·중학교는 등교수업을 이어가기로 하고, 이들 학교에서 확진자나 자가격리자가 나올 경우,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 "확진자 나온 학교는 원격수업하고 있는데, 우리 아이 학교는 왜?"

그러나 이 같은 제주도교육청의 발표에 일부 학부모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다수 발생한 학교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이미 원격 수업으로 전환해 진행 중이었는데, 구태여 다른 학교까지 확대할 이유가 있느냐는 겁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12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코로나19 관련 교육청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도내 학교 확진자는 동(洞) 지역 고등학교 4개교에서 11명(재학생) 발생했습니다.

자가격리자는 오늘(12일) 오전 9시 기준 437명(학생 407명, 교직원 30명)이며, 이 중 422명이 제주시·서귀포시 동 지역에 몰려 있습니다.

교육청은 동 지역에서 확진자와 격리자가 많이 발생했으므로 이 지역 모든 유치원과 초·중학교에 대해 원격 수업을 시행하고, 고등학생의 경우 학생·지역 간 교류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해 도내 전 학교를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등교수업 중단이 오히려, 청소년들을 PC방과 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로 내모는 것이라고 꼬집는 반응도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제주지역 고교생 확진자들도, PC방 등을 함께 다녔던 동급생 무리 등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입니다.

한 학부모는 "중·고등학생들은 학교가 더 안전한 것 같다. 학교에 안 가면, 다른 (다중이용시설 같은) 장소를 더 다니면서 코로나19가 전파될 것"이라며 "확진자 나온 학교만 원격수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걱정했습니다.

또 다른 도민도 "맞벌이 가정이 태반인 데다가, 학교에 안 가면 학원이나 PC방 등만 떠돌게 될 것"이라며 "누구를 위한 방역 대책이냐"라고 불만을 표했습니다.

■ "과밀학교는 사실상 '원격 수업 중'인데…" 엄마·아빠 원성도

갑작스러운 전 학교 원격 수업 전환 발표에, 당황해하는 학부모들의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당장 아이를 집에 홀로 두고 나와야 하는 맞벌이 학부모들은 그야말로 '멘붕'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한 학부모는 "갑자기 '내일부터 온라인 수업 합니다.' 하면 학부모, 학생, 교사 셋 다 패닉"이라며 "학기 중간에 자꾸 (대면) 수업이 중지되니,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로선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습니다.

특히 '동 지역 모든 초등·중학교'로 한정 지은 발표도 불만 대상입니다.

이미 이들 학교는 '과밀학교'라서 학년별로 번갈아가며 등교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를 시행 중인 제주의 경우, 과대학교·과밀학급에는 3분의 2 이내 등교가 권고되고 있습니다.

한 학부모는 "과밀학교의 경우 격주 단위로 학교에 못 나가고 있다. 작년에도 겨우 5개월 등교했는데, 올해도 5개월 학교에 가야 하느냐"며 "아이도 부모도 모두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며, 집에서 온종일 보육에다가 '교육'까지 맡아야 하는 학부모들의 원성이 자자한 상황입니다.

한 학부모는 "과밀학교라서 항상 아이들이 번갈아 가면서 집에 있는데, 정말 미칠 지경이다. 과밀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가정에는 식비라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온라인 공간에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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